UPDATED. 2024-04-25 23:17 (목)
돌아온 왕족 레알마드리드, 호날두 시대 그 후 [해외축구]
상태바
돌아온 왕족 레알마드리드, 호날두 시대 그 후 [해외축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30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왕립’ 마드리드 축구단이 다시 왕위를 탈환했다. 팀의 상징과 같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떠난 뒤 흔들렸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재정비 후 어느덧 새로운 왕조를 구축했다.

카를로 안첼로티(63) 감독이 이끄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리버풀(잉글랜드)과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0)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14번째 유럽 정상. 명실상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팀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냈다.

레알 마드리드가 29일 2021~2022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을 꺾고 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수확했다. [사진=레알 마드리드 페이스북 캡처]

 

역사상 꼽을 만한 레알의 전성기가 몇 차례 있었다. 1950년대 5연속 유럽 정상에 섰다. 당시 전설적인 스타들을 위시한 레알을 막아설 팀은 없었다. 그 뒤로는 호날두가 이끌던 레알이었다. 2013~2014시즌 라 데시마(10번째 우승)을 이뤄내더니 2015~2016시즌부터 3연속 UCL을 제패했다.

호날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었다. 이 기간 호날두는 6연속 UCL 득점왕에 오르며 ‘챔스의 사나이’라 불렸다.

호날두가 떠난 뒤 문제가 생겼다. 2017~2018시즌을 마친 호날두는 유벤투스(이탈리아)로 이적했다. 이후 2년 동안 레알은 UCL 16강에 만족해야 했다. 챔스 3연패 당시에 비해 득점력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막강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2019~2020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선 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으나 유럽 무대는 또 달랐다. 지난 시즌 분전하며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4강이 한계였다.

함께 기뻐하는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 카림 벤제마(왼쪽부터)와 결승전 골의 주인공 '신성'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젊은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 [사진=AP/연합뉴스]

 

올 시즌 리오넬 메시(35·파리생제르맹)가 떠난 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행보와 닮은꼴이었다. 급격히 하락한 득점력 속 리그 2위에 머문 바르셀로나는 UCL에서 조별리그 문턱도 넘지 못한 채 탈락했다. 유로파리그에서도 8강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레알은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주전 스트라이커 카림 벤제마(35)의 부활이 결정적이었다. 호날두와 함께 뛰면서도 늘 조연에 불과했던 벤제마는 올 시즌 커리어 최고 기량을 뽐냈다. 리그에서도 27골(12도움)을 작렬하며 커리어 첫 라리가 득점왕을 차지했고 UCL에서도 15골(1도움)로 골든부트를 수상했다. 문전 마무리가 향상되자 레알은 승승장구했다.

한편으론 벤제마, 루카 모드리치(37), 토니 크로스(32), 카세미루, 다니엘 카르바할(이상 30) 등 주축 선수들의 많은 나이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레알은 이런 우려마저도 지워가며 최고의 성과를 얻어냈다.

슛 4-24에서 볼 수 있듯 결승전 리버풀은 끌려가는 양상이었다. 이 흐름을 뒤집은 게 비니시우스였다. 리버풀의 공세를 잘 막아내던 레알은 후반 14분 역습 한 방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비니시우스(22)는 리그에서 17골을 터뜨리더니 UCL에서도 결승전 골 포함 4골을 넣었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4강 2차전에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골을 터뜨린 호드리구(21), 루카 요비치(25)도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는 공격 자원 중 하나다.

수문장 티보 쿠르투아는 연이은 슈퍼세이브로 레알을 정상에 올려놓고 경기 MVP를 수상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밖에도 허리진엔 에두아르도 카마빙가(20), 다니 세바요스(26), 페데리코 발베르데(24), 수비진엔 페를랑 멘디(27), 헤수스 바예호(25), 에데르 밀리탕(24) 등도 완벽한 세대교체를 위해 레알이 초석을 다져놓은 자원들이다.

철벽 수문장도 빼놓을 수 없다. 레알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케르 카시야스, 케일러 나바스의 뒤를 물려 받은 티보 쿠르투아(30)는 결승전 리버풀의 파상공세에 맞서 선방쇼를 펼쳤다. 14년 만에 대회 결승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팀에 빅이어를 선사했다. 레알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도맡고 있다.

팀을 하나로 아우르는 명장 안첼로티의 공헌이 지대하다. 올 시즌부터 레알 지휘봉을 잡은 안첼로티는 훌륭한 자원들을 바탕으로 최고의 효율을 내는 법을 찾았고 리그와 UCL에서 모두 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더불어 유럽 5대 리그에서 모두 우승을 맛 본 최초의 감독이자 UCL 최다 우승(4회) 사령탑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레알의 더블이 또 다른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긍정적인 여러 요소들이 레알의 밝은 미래를 기약하게 만든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