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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드롱 사파타 잡아라, 강동궁 강민구 넘치는 자신감 [프로당구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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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드롱 사파타 잡아라, 강동궁 강민구 넘치는 자신감 [프로당구 PB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6.17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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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로당구(PBA 투어) 출범 4년차. 첫 시즌 7개 대회에서 모두 다른 챔피언이 탄생했지만 시즌을 거듭하며 확실한 강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스리쿠션 4대 천왕 중 하나로 군림했던 프레드릭 쿠드롱(54·벨기에·웰뱅 피닉스)을 중심으로 한 외국 선수들이 누적 상금랭킹 5위 중 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파 선수들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새 시즌 외국인 선수들이 주름잡고 있는 PBA 투어 구도에 균열을 깨겠다는 각오로 나선다.

그 중에서도 국내 선수로서 유일하게 5위 안에 들어 있는 강동궁(42·SK렌터카 위너스)과 준우승만 네 차례 차지한 강민구(39·블루원리조트 엔젤스)는 넘치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내비쳤다.

강동궁(오른쪽)이 16일 2022~2023시즌 PBA 투어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강동궁과 강민구는 오는 20일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릴 2022~2023시즌 PBA 투어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을 앞두고 16일 브라보캐롬클럽 PBA스퀘어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대표 선수로 참석했다.

이들 또한 외국인 선수들이 중심을 이루는 현재 구도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국내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강동궁은 “많은 관심을 받는 게 한편으론 심적으로 부담이 되기도 한다”면서도 “지금까지 본 것으로는 한국 선수보다는 외국인 선수들이 월등히 성적 잘 내고 있다. 한국 선수 대표격으로서 더 노력해서 후배들과 같이 실력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누적 상금만 봐도 외국 선수들이 얼마나 잘 나가는지 알 수 있다. 7억5800만 원을 기록 중인 쿠드롱을 비롯해 2위(5억350만 원) 다비드 사파타(30·스페인·블루원리조트), 강동궁과 공동 3위(2억7350만 원)에 올라 있는 다비드 마르티네스(31·스페인·크라운해태 라온), 5위(2억6100만 원)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39·그리스·하나카드 원큐페이)까지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이 돋보인다.

쿠드롱 뿐 아니라 이들과 맞붙는 선수들은 하나 같이 뛰어난 기본기와 유려한 스트로크, 남다른 득점 루트 등에 엄지를 치켜세운다.

PBA 투어를 외국인 선수들이 주름잡고 있는 것에 대해 상금 랭킹 3위 강동궁은 "한국 선수 대표격으로서 더 노력해서 후배들과 같이 실력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진=PBA 투어 제공]

 

결승 무대에서만 4번째 미끌어졌던 강민구. 필리포스와 쿠드롱, 하비에르 팔라존(34·스페인·휴온스 레전드), 다시 필리포스까지 모두 외국인 선수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위압감이 접해보지 않으면 잘 모른다. 상대가 못 치는 상황에서도 ‘왜 못이기지?’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막상 맞붙으면 압박감이 더 느껴진다”는 강민구는 “그런걸 이겨내 이기면 훌륭한 선수가 되고 더 나아갈 수 있기에 극복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차례 정상에 올랐던 강동궁은 이 구도를 깰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국내 선수다. 그 역시 외국인 선수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 대회를 많이 다녔다. PBA에 오기 전까지 쿠드롱을 제외한 사파타나 마르티네스 등은 월드컵에서 크게 두각 나타내지 못했다”며 “여기 와서 정말 많은 기량 발전을 한 걸 눈으로 확인했다. 뱅크샷에 대한 기본기가 확실히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자신감은 넘친다. 강동궁은 “누구를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늘 있다”고 말했다. 매 번 마지막에 웃을 수 없었던 강민구 또한 “공 상태에 따라 부족한 점이 많았다. 공 상태를 다르게 하면서 연습을 많이 했다”며 “체력 훈련도 많이 했고 살도 많이 뺐다. 체력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에서 모두 신경 썼고 장비도 교체했는데 적응에 시간 투자를 해서 더 좋아진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준우승만 4차례 한 강민구는 우승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으로 강동궁의 발언에 맞받아치며 "충청도적인 걸 없애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이를 위해 보완해야 할 점도 인지하고 있다. 각자 출신지를 언급하며 그 특징을 버려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경상도 출신의 강동궁은 “경상도적인 특징을 없애야 잘 칠 수 있을 것 같아 멘탈 훈련을 많이 했다”며 “내가 초다혈질이다. 마음에 잘 안들면 스스로에게 너무 채찍질을 심하게 하는데 그런 걸 억누르며 마음을 편하게 먹고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민구는 “나는 충청도적인 걸 없애도록 노력하겠다”고 맞받아치며 “너무 느릿느릿하고 여유롭게 공을 치다보니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설명했다.

선의의 경쟁자로서 서로를 위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강동궁은 “나도 욕심이 있지만 좋은 동생인 민구가 4번 준우승에 머물렀는데 블루원 주최 대회인 만큼 기운 내서 일을 낼 수 있지 않을까. 강 씨 둘이 결승에 같이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강민구 또한 “(강동궁은) 전년도 챔피언이다. 위압감도 있다. 어릴 때부터 같이 공을 치며 많이 배우기도 했다. 아직까진 배울 점이 많다. 동궁이 형이 우승을 하더라도 결승전에서 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 빅매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강민구는 소속팀에서 주최하는 대회이기에 더욱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지난해엔 16강에서 떨어져 아쉬움이 컸다. 강동궁은 지난 시즌 이 대회 챔피언. 다시 한 번 경주의 좋은 기를 받아 우승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국내파의 강자 강동궁과 강민구가 외국인 선수들의 강세를 누르고 국내 당구인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이제 시선은 경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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