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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리' 황선우-'더 높이' 우상혁, 파리 향하는 최초의 꿈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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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리' 황선우-'더 높이' 우상혁, 파리 향하는 최초의 꿈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7.01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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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육상과 수영. 올림픽에서 그 어떤 종목보다 많은 메달이 걸려 있지만 한국은 그동안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육상은 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수확하지 못했고 수영은 박태환 이후 뚜렷한 대체자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한국 스포츠사가 뒤흔들리고 있다.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과 황선우(19·강원도청)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2년 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최초의 역사를 써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1년만의 쾌거, 황선우는 시선은 파리로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7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며 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이 금메달을 따낸 이후 11년만이자 200m에선 한국 최고 성적이다.

200m에선 박태환을 넘어섰다는 표현도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 나선 황선우는 “박태환 선수는 한국 수영에 한 획을 그은 대단한 선수”라며 “(그를) 넘었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박태환은) 어릴 때부터 멋있게 봐왔던 선수”라며 “박태환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저도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해서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능성만큼은 충분하다. 박태환은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 2개를 따냈는데 이번 메달로 황선우는 그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나아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박태환의 자유형 400m 금메달에 이어 한국 2번째 수영 금메달에 도전한다.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점에서 성장했는지 누구보다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체력적인 면에서 확실한 숙제를 얻었고 경기 운영 면에선 분명한 소득이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 ‘월드스타’ 근접 우상혁, 눈앞의 실내외 최강자 석권 향해

황선우와 달리 우상혁은 당장 눈앞에 놓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 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막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 나서는 것.

1년 전 도쿄올림픽에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모든 걸 포기하려 했던 우상혁은 본 대회에서 2m35의 한국기록을 세우며 한국 육상 트랙&필드 최고인 4위에 올랐다. 이후 우상혁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올해 초 실내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더니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섰다. 지난 5월엔 육상인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전에서도 가장 높이 날았다.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통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우상혁은 세계 최초 한 시즌 실내·외 종목 석권을 노린다. 한국 선수 중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선수는 경보에서 동메달을 수확한 김현섭 한 명 뿐이었다. 우상혁은 사상 두 번째, 최고 성적인 금메달에 가장 근접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상혁은 “유진 세계선수권 목표는 1위다. 지켜봐 달라”며 “지금도 많이 응원해주시지만 더 관심을 보여주시면 그 힘을 얻어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성적 낼 수 있다. 기대해주시라”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 개천에서 난 두 마리 용,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

육상과 수영 모두 한국에선 전통적으로 큰 빛을 보지 못했던 종목이다. 그렇기에 황선우와 우상혁은 서로를 향한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다.

우상혁은 앞서 “황선우가 (세계선수권에서) 역영하는 장면을 봤다. 정말 대단하고 멋졌다”며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황선우는 수영에서, 나는 육상에서 함께 금메달을 따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선우도 화답했다. “우상혁 선수가 세계실내육상선수권 금메달, 다이아몬드리그 우승 등 좋은 성적을 내서 문자 메시지로 축하 인사를 했다”며 “우상혁 선수와 내가 열심히 훈련해 한국 수영과 육상을 빛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이를 악물고 철저한 식단 조절을 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세계 최고의 꿈을 위해 그 흔한 라면과 탄산음료 조차 입에 대지 못하고 체중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황선우 또한 세계선수권이 마무리된 후에야 먹고싶은 음식을 입에 댈 수 있었다. “삼겹살에 짜글이를 먹었다. 한식이 진짜 맛있다”면서도 “헝가리에서 식단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대비를 잘해야겠다”고 말했다.

한국 최고이자 최초,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가 되기 위해 두 청년은 오늘도 스스로를 다스리며 이를 악문다. 2년 뒤 파리에서 함께 활짝 웃을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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