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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EPL행, 황인범과 한솥밥 기대와 우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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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EPL행, 황인범과 한솥밥 기대와 우려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8.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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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황의조(30·보르도)가 그토록 원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행이라는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는 상황에 놓였다.

프랑스 스포츠 매체 레퀴프는 24일(한국시간) “황의조가 결국 올림피아코스를 거쳐 노팅엄으로 합류하는 구상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황의조가 EPL 승격팀 노팅엄 포레스트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 다만 자세히 따져볼 게 많은 계약 조건이다. 당장은 대표팀 동료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과 호흡을 맞추게 됐으나 반갑지만은 않은 만남이다.

보르도 황의조(가운데)가 EPL 노팅엄 포레스트 이적을 앞두고 있다. 다만 노팅엄은 올림피아코스에서 1년 임대생활을 한 뒤 합류하는 조건을 달았다. [사진=EPA/연합뉴스]

 

한국 최고 스트라이커 황의조는 프랑스 리그앙에서 활약하며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골 결정력을 인정받았다. 보르도가 강등과 함께 극심한 재정난을 겪어 올 시즌을 앞두고 빅리그로 이적이 예상됐다.

황의조는 애초부터 EPL행을 원했다. EPL은 대표팀 동료인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26·울버햄튼 원더러스)이 뛰고 있어 적응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리는 핫한 리그다.

지난 시즌 직후부터 이적 의지를 불태웠던 황의조를 원하는 팀은 많았다. 그러나 프랑스 리그앙 낭트와 마르세유 등은 황의조가 원치 않았고 울버햄튼을 비롯한 EPL 구단들이 제안한 이적료는 구단의 눈높이와 맞지 않았다.

결국 리그가 개막하고도 새 팀을 찾지 못했고 마음은 더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올 시즌 EPL에 승격한 노팅엄. 문제는 계약 조건이다. 황의조는 당장 EPL에서 뛸 수 없다. 황인범이 뛰고 있는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서 임대생활 1년을 거쳐야 한다. 

노팅엄은 황의조에게 이적료로 보장액 400만유로(53억원)에 옵션 100만유로(13억원)까지 제시해 보르도를 만족시켰다. 황의조는 원하던 EPL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올림피아코스행에 대해선 황인범에게 조언을 들은 뒤 이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시즌 때 대표팀에 합류해 조속한 이적에 대한 속내를 밝혔던 황의조지만 EPL행을 위해 최선이 아닌 차선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다만 걸리는 것이 있다. 노팅엄 구단주는 올림피아코스까지 운영하고 있고 먼저 그리스 리그에서 활용하고 싶어 했다. 적응의 문제라기보다는 올림피아코스 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황의조는 그리스 리그보다 수준이 높은 프랑스 리그앙에서 이미 검증이 된 공격수다.

또 하나는 노팅엄의 EPL 잔류 여부다. 1년을 그리스에서 보낸 뒤 잉글랜드로 향하더라도 노팅엄이 EPL에서 살아남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최근 3시즌 승격팀 중 EPL에 잔류한 건 4팀으로 생존률은 50%도 넘지 못했다.

만약 노팅엄이 다시 강등된다면 황의조는 다음 시즌을 챔피언십(2부)에서 맞아야 한다. 그때 다시 이적을 하는 것도 쉬운 상황은 아니다.

물론 절망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우선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황인범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는 것이다. 황인범은 데뷔전부터 골을 터뜨리는 등 팀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황의조와 호흡을 맞추면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대표팀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

더불어 올림피아코스는 현재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UEL에 진출한다면 황의조는 더 경쟁력 있는 무대를 누비게 된다.

또 하나는 시즌 극 초반이긴 해도 노팅엄이 EPL에서 1승 1무 1패로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순위는 10위. 잔류만 해줄 수 있다면 황의조로선 꿈에 그리는 EPL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된다. 국내 축구 팬들로서도 올 시즌 ‘황의조 없는 황의조 팀’ 노팅엄을 또 하나의 응원팀으로 삼게 될 전망이다.

많은 우려가 따르지만 결코 실망할 것만은 아니다. 꿈을 향해 한걸음씩 전진하는 황의조에게 응원의 박수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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