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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싱글녀, 경제 다운 가능성 높아 미래 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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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싱글녀, 경제 다운 가능성 높아 미래 직시
  • 하혜령 편집위원
  • 승인 2014.01.30 14:2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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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하혜령 편집위원] 난 경제적으로 아주 운 좋으면 현상 유지고 다운될 가능성이 100퍼센트인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40대 싱글 여성이다.

일찍이 영국의 30대 브리짓(소설 및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주인공)은 “독신자 아파트에서 혼자 숨을 거두고 3주쯤 지나서 애완견에게 반쯤 뜯어먹긴 시체로 발견되지 않을까”라며 싱글여성의 외로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일갈하셨지만, 나는 “길거리에서 못 먹고 못 입고 추위에 떨며 홀로 굶어 죽지 않을까” 하는 한층 더 참혹한 상상을 하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나에게 없는 것이 남편과 아이뿐만 아니라 집도 차도 모아놓은 재산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중 한 장면

‘골드 미스’라는 말이 유행했었는데 나에겐 해당사항이 아니었다. 내가 20년 동안 야근을 밥먹듯 하고 주7일 근무를 당연시하며 일했던 분야는 “돈은 지지리 못 벌지만 일은 재밌겠네”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 홍보마케팅 업계였기 때문이다. 하긴 머, 대기업 직원으로 살았어도 미래에 대한 확실한 계획 없이 예전의 나처럼 돈 생기면 기를 쓰고 맛난 거 사먹고, 예쁜 옷 사 입고 희희락락 살았으면 지금의 나보단 조금 낫겠지만 남은 40년을 장밋빛으로 그릴 정도는 아닐 것이다.

우찌됐든 참혹한 것부터 구질구질한 것까지 머릿속을 오가는 수많은 상상을 휘휘 내쫓으며 현실을 직시한 내가 결국 다다른 곳은 의식주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의식주(衣食住)’라고 배웠다. 하지만 정작 “나에게 의식주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의식하며 살아온 적은 별로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물론 ‘오늘은 어디서 무엇을 맛있게 먹을 것인가’나 ‘저 옷은 월급타면 꼭 사야겠다’ ‘창이 넓은 집에서 살고 싶다’라는 욕심은 강하게 가지고 살았지만 계획을 세울 정도로 깊이 생각한 적은 없고 그냥 닥치는 욕망과 걱정대로 살아왔다.

그런데 ‘결혼을 통한 2인 이상의 삷’에 대한 가능성이 희박해진 시점이자 ‘20년간 샐러리맨으로 살아왔는데 계속 그렇게 살 수 있는가’라는 고민을 시작한 마흔을 넘기면서 '나홀로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결국 의식주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걸 이제 알았냐고? 20~30대 땐 일이 좋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재밌고, 성취욕과 자아실현 명분이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는 기본을 살짝 가리고 있었다. 또 ‘누군가를 사랑해서 같이 살고 싶어하는 것’이라는 로맨틱한 망상이 경제 공동체로서의 결혼을 누르고 있었다.

그런데 앞으로도, 대학 졸업 후 20년간 했던 것처럼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고 싶은가, 40대 은퇴가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계속 가능하기나 할 것인가, 이 나이에 결혼해서 경제공동체의 완성 혹은 경제적 업그레이드가 가능할까를 고민하다 보니 결국 어쩔 수 없이 ‘혼자 살아야 할 앞으로의 40년’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의식주 가운데 제일 중요한 것은 식이고,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주다. 의는 막말로 욕망만 줄이면 지금 가진 옷만으로도 충분히 여생을 살 수 있기에, 부차적인 문제라고 판단했다. 그럼 식과 주가 역시 젤 중요한데 그중 가장 큰 돈이 들고, 전 세계적인 경제난을 야기할 정도인 주를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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