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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도 격파, 귀감된 이대호 정신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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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도 격파, 귀감된 이대호 정신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8.29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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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은퇴를 앞둔 거인은 많은 팬들과 동료들의 격려를 받았다. 원정길에 나섰지만 야구 팬들은 하나 같이 그의 예고된 퇴장을 아쉬워했다. 그의 방망이에 그 이유가 있다.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투런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리며 팀에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은 죽마고우 추신수의 팀 SSG에서 마련한 이대호의 4번째 은퇴투어가 열린 날이기도 했다. 은퇴를 예고한 이대호는 가을야구를 위해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운데)가 28일 SSG 랜더스 추신수(오른쪽) 등의 축하 속에 은퇴 투어를 치렀다. 추신수에게 등번호를 새긴 기념구를 전달받고 있는 이대호. [사진=SSG 랜더스 제공]

 

지난달 16일 KBO 올스타전을 시작으로 이대호 은퇴투어가 진행됐다. 28일엔 두산 베어스(잠실), 이달 13일엔 KIA(기아) 타이거즈(광주), 23일엔 NC 다이노스(창원)가 은퇴투어를 마련했고 이날은 SSG는 4번째 구단으로 행사를 준비했다.

추신수는 친구 이대호를 위해 직접 커피 차량을 준비해 롯데 선수단에 음료를 제공했다. 커피차에는 ‘대호야 니랑 야구 할 수 있어 행복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친구의 은퇴투어를 지켜보던 추신수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SSG는 ‘조선의 4번 타자’라는 별명에서 착안해 조선시대 마패 기념품과 이대호의 프로 데뷔 첫 홈런 기념구를 선물했다. 이대호의 프로 첫 홈런이 인천에서 나왔기에 이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대호의 등번호 10번 모양으로 만든 사인볼 액자도 전달했다.

죽마고우 추신수(오른쪽)가 마련한 커피차 앞에서 함께 서 있는 이대호. [사진=SSG 랜더스 제공]

 

동료, 팬,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이대호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이유가 있다. 은퇴 시즌임에도 그 누구보다 뜨겁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올 시즌 타율 0.330 17홈런 7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0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3위에 올라 있고 타율 0.333 37홈런을 몰아친 2018년 이후 가장 좋은 페이스다. 시즌 후반 기세도 좋다. 지난달 타율 0.256로 주춤하는 듯 했으나 이달 0.338로 기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즌을 앞둔 팀 후배들은 “이대호 선배를 위해서라도 가을야구에 나서겠다”고 입을 모았고 시즌 초반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기대감을 자아냈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탔고 지난 11일까지도 8위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호의 각성 속 8월 13승 9패로 상승세를 탄 덕에 6위까지 올라섰다. 이제 가을야구행 마지막 티켓을 사수하려는 5위 KIA와 승차를 4경기로 좁혔다. 남은 28경기에서 따라잡기는 쉽지 않은 차이지만 끝까지 희망을 놓을 수도 없는 간격이다.

이대호가 4번째 은퇴투어에 나섰다. 추신수 등 동료들의 영상 메시지 속에서 많은 관중들의 박수를 받은 이대호는 역전 홈런까지 날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날 이대호의 한 방은 롯데 타자들을 각성시키기에 충분했다. 팀이 1-2로 뒤진 7회초 2사 1루에서 김택형의 포크볼을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대호의 대포에 깨어난 롯데 타선은 이후 쐐기 점수까지 올리며 승리를 챙겼다. 앞서 올 시즌 3승 9패 1무로 극도로 약했던 선두팀 SSG를 잡아낸 결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은퇴투어만 되면 더욱 방망이가 매섭게 돈다. 지난달 28일 두산전에서 멀티히트 3타점, 이달 13일 KIA전에서도 멀티히트를 작성했고 23일 NC전에서도 안타와 타점을 챙겼다. 마지막 목표 가을야구를 향한 여정에 이대호는 다시 한 번 빛났다.

팬들과 동료들, 야구 선배들까지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을 아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잘하는데 꼭 은퇴를 해야 하냐는 것. 심지어 최근엔 자녀들까지도 야구를 더하라고 말한다고. 그러나 ‘부산 사나이’ 이대호는 완고하다. 그만큼 마지막 시즌을 의미 있게 끝내고 싶은 마음도 크다. 가을야구를 바라보며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고 있는 선배 이대호가 롯데 선수단의 승리 DNA를 일깨우는 각성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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