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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손흥민 김민재, 그리고 이강인 [축구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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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손흥민 김민재, 그리고 이강인 [축구대표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9.1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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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축구대표팀 공수 핵심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26·SSC 나폴리)가 주말을 뜨겁게 달궜다. 9월 마지막 모의고사를 위한 소집을 앞둔 터라 더욱 반가운 활약이다.

김민재는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란 산시로에서 열린 AC 밀란과 2022~2023 이탈리아 세리에A 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2-1 승리를 지켜냈다.

전날 교체로 나서 해트트릭을 작렬한 손흥민에 이어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나폴리 김민재(오른쪽)가 19일 AC밀란전에서 올리비에 지루(가운데)를 봉쇄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AFP/연합뉴스]

 

김민재는 매 경기 축구계를 놀라게 만들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할 땐 터키 리그를 떠나 세리에A에서도 자리잡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자아냈으나 실력으로 증명했다. 이어 강팀들을 상대로도 압도적인 능력을 뽐내며 증명해내고 있다.

이날도 디펜딩챔피언 AC밀란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특히 올리비에 지루와 상대할 일이 많았던 김민재는 거침없는 몸싸움, 제공권 경쟁, 길목 차단, 과감한 태클 등으로 밀란 공격진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엔 니어포스트로 날카롭게 파고든 크로스에 김민재가 발을 쭉 뻗으며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해낸 뒤 포효했다. 곧바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고 골키퍼 알렉스 메렛은 김민재에게 달려가 포옹을 했다. 평점도 최고였다. 소파 스코어, 후스코어드닷컴 모두 김민재에게 팀 내 최고인 7.6점, 7.4점을 줬다.

이탈리아 칼치오 메르카토는 “지루와 몸싸움이 얼마나 아름다웠나. 그는 경기 내내 지루를 붙잡고 있었다”고 했고 메렛은 “김민재는 정말 인상 깊은 선수다. 팀 합류 이후로 많이 발전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전날 레스터 시티를 만난 손흥민의 임팩트는 더 했다. 6경기에서 침묵한 뒤 처음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손흥민은 답답한 흐름 속 교체투입됐다. 31분이면 충분한 시간이었다. 후반 28분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시작한 골 퍼레이드를 39분 왼발, 41분 다시 오른발로 이어가며 ‘교체 해트트릭’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은 불과 13분 만에 완성됐다.

부진에 빠져 있던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은 18일 레스터 시티전 교체로 나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완벽히 살아났다. [사진=AFP/연합뉴스]

 

긴 부진 설움을 단숨에 날려버렸다. 현지에서 극찬이 쏟아졌고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경기 전 질문한 것과 달리) 골 침묵은 결코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손흥민은 케인과 함께 우리 팀 최고의 선수다. 미래를 위해 보호해야 했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손흥민 또한 “팀 성적은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실망스럽고 좌절하기도 했다. 올 시즌 팀의 바뀐 플레이 스타일로 인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면서도 “매우 좋은 승리를 챙겼고 실망감도 사라졌다.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가기 전 좋은 결과를 가져와 다행”이라고 밝혔다.

통산 3호이자 토트넘 역사에 첫 ‘교체 해트트릭’ 기록을 달성한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고 의심의 여지 없이 각종 매체로부터 최고 평점을 받았다. 영국 BBC는 손흥민을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가브리엘 제수스(아스날)과 함께 이주의 팀 공격수로 선정했다.

굳건했던 김민재에 이어 부진에 빠져 있던 손흥민까지 완벽히 부활하며 벤투 감독의 어깨가 가벼워졌다. 대표팀은 오는 23일 코스타리카(고양종합운동장), 27일 카메룬(서울월드컵경기장)과 최종소집 전 마지막 리허설을 치른다. 이를 앞두고 이날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다.

공수에 세계에서도 통하는 확실한 카드 하나씩을 갖춘 벤투호이기에 이들을 뒷받침 해줄 조력자를 찾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중원 구성에 초점이 쏠린다.

마요르카 핵심 자원으로 떠오른 이강인(오른쪽).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나설 수 있을까. [사진=마요르카 트위터 캡처]

 

가장 관심을 받는 건 단연 이강인(21·마요르카)이다. 2019년 20세 이하 월드컵(U-20)에서 준우승을 이끌며 골든볼(대회 MVP)을 수상하기도 했던 이강인은 한동안 대표팀에서 부름을 받지 못했다. 뛰어난 센스는 인정하지만 수비가담 능력과 체력, 오프더볼 움직임 등에서 벤투 감독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엔 완전히 달라졌다. 이 모든 부분들에서 놀라운 발전을 보이며 성장했고 5경기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팀을 넘어 스페인 라리가가 이강인을 주목하고 있고 이는 수치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마요르카에서와 마찬가지로 황의조(올림피아코스) 혹은 손흥민 등과 함께 이강인을 투톱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벤투 감독의 성향을 생각하면 이강인은 미드필더에 배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존에 활용하던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정우영(알 사드) 등에게 다소 수비적인 역할을 맡기고 이강인을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충분히 가능하다. 압도적인 패스 센스와 탈압박 능력 등을 생각하면 손흥민은 물론이고 소속팀에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황의조까지도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겨주는 게 이강인이다.

최종소집 전까진 단 2경기가 남았다.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선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손흥민과 김민재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황인범과 정우영 등 기존 미드필더진 속 이강인 활용법을 찾아내는 게 벤투 감독의 이번 소집 기간 큰 숙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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