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6:22 (금)
최종리허설, 벤투 변화와 이강인 활용법 [한국 코스타리카]
상태바
최종리허설, 벤투 변화와 이강인 활용법 [한국 코스타리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9.23 1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2 카타르 월드컵. 이번 9월 두 차례 평가전을 마치고 나면 다음달 최종소집만이 남아 있다. 이번 평가전이 중요한 이유다.

파울루 벤투(53)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19일 소집 첫 날 변화를 예고했다. 부임 후 4년 내내 플랜A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던 그이기에 변화를 공언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9월 A매치 주간 첫 경기를 치른다. 벤투 감독이 꺼내들 변화는 무엇일까.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23일 코스타리카전에서 전술적 변화를 예고했다. 벤투 감독은 "두 경기에서 같은 전술 시스템을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표팀은 그동안 아시아 2차 예선과 최종예선, 몇 차례 남미 팀들과 평가전을 가진 게 전부였다. 브라질과 같은 강한 팀도 있었지만 대체로는 월드컵에서 상대할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등에 비해 약한 전력이었다.

벤투 감독은 4-2-3-1을 바탕으로 한 ‘빌드업 축구’를 대표팀에 이식해 왔다. 후방에서부터 침착하게 빌드업을 하며 패스를 바탕으로 기회를 만들어 가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압박이 거세고 중원이 더 촘촘한 팀을 만나서도 통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에 플랜B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요지부동이던 벤투 감독은 이번엔 변화를 선언했다. 코스타리카전을 하루 앞둔 22일 벤투 감독은 변화에 대한 힌트를 전했다.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코스타리카전 공식 사전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소집 시작할 때 다른 것들을 시도하겠다고 했는데 전술적인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다. 두 경기에서 같은 전술 시스템을 쓰지 않을 생각”이라며 “이전에 사용했던 시스템도 있을 것이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동일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임 후 내내 해오던 것이 플랜A이기에 큰 틀의 변화를 가져가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만 그 안에서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해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초반부터 오랫동안 구축한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이 있는데 손흥민의 경우 윙어와 스트라이커, 공격수 밑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해 왔다”며 “다음 경기에선 어떻게 활용할지 지켜보겠다. 많은 선수가 하나의 포지션 이상을 소화할 수 있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번 평가전에서 이강인의 활용법에 온 관심이 쏠려 있다. 손흥민과 합을 맞출 투톱으로 기용이 예상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실제로 훈련에서도 살짝 공개됐었고 앞서도 활용한 적이 있던 투톱 시스템 활용이 플랜A와 함께 활용될 가장 유력한 변화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이번에 1년 6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21·마요르카)을 써먹기에도 안성맞춤인 전술이다. 실제로 손흥민은 소속팀은 물론이고 대표팀에서도 투톱으로 최전방에 출전한 적이 있었다.

이강인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은 공격형 미드필더일 수 있다. 그러나 수비가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히고 벤투 감독도 이 같은 문제로 인해 그동안 이강인을 배제해왔다. 최근 이 같은 점을 많이 보완한 동시에 소속팀에선 이러한 단점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될 수 있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뛰며 베다트 무리키와 많은 골을 합작했다.

그동안 이강인과 거리를 뒀던 벤투 감독이기에 소속팀에서 활용법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강인은 스페인 라리가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마요르카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뛰어난 패스 센스와 현란한 발놀림을 바탕으로 한 탈압박 능력을 갖춰 손흥민 등 공격진에 결정적 기회를 제공하기 좋은 위치다. 더불어 정교한 왼발 킥으로 세트피스에서 스페셜리스트로 나설 수도 있다. 이번 변화의 키는 단연 이강인이 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벤투 감독은 ‘팀 퍼스트’를 강조했다. 이강인에게 쏠리는 과도한 관심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언론과 팬들이 선수 개인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팀이 더 중요하다. 선수 개개인이 아닌 팀을 생각해야 한다”며 “이강인은 팀이 필요할 때 활용할 것이다. 경기에 나설 최고의 선발 라인업을 선택할 텐데 이강인이 여기에 해당할지 경기 중에 투입이 될지는 추후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2연전에 가장 큰 화두가 이강인을 중심으로 한 변화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벤투 감독의 과감한 변화와 이를 이강인이 어떻게 실현화할 수 있을지가 이번 두 차례 평가전에서 가장 큰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