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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문제, 시력 저하…커넥트의 고군분투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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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문제, 시력 저하…커넥트의 고군분투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10.07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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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디즈니+ 한일 합작 '커넥트'가 팬데믹 상황을 딛고 빛을 봤다.

7일 오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미이케 타카시 감독과 배우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이 참석했다.

'커넥트'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 커넥트 동수(정해인 분)가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마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 지독한 추격을 담아낸 이야기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왼쪽부터),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 [사진=연합뉴스]
미이케 다카시 감독(왼쪽부터), 정해인, 김혜준, 고경표. [사진=연합뉴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 최초 공개된다. 미이케 타카시 감독과 배우들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관객과의 대화(GV) 등에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장르 영화의 대가 미이케 타카시 감독의 첫 한국 연출작이자 OTT 진출작이다.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연락이 왔을 때 '내가 사랑의 불시착 후속편을 찍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한국 작품과 OTT가 처음이기는 했지만, 목을 조르는 듯한 팬데믹 환경으로 인한 비자 문제가 컸다. 다행히 요즘은 디지털이 발전돼서 화상으로 연결이 가능하더라. 장소 헌팅도 한국에 있는 조감독과 화상으로 진행했고 미술 협의도 영상으로 회의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대화는 가능하지만 작품을 제작하는 게 가능할까 불안해 하고 있을 때 정해인 배우가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감독님 편이다. 감독님이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해달라'고 말한 게 힘이 됐다"며 "일본에서 촬영할 때보다 더 스트레스 없이 마친 것 같다. 또한 통역이 없더라도 공통 대본이 있다. 대본으로 하다 보면 해석이 다를 수 있는데 이러한 해석의 차이가 작품의 깊이를 만들 수 있었지 않았을까. 운명적으로 만난 기적적인 작품이다"고 한국 촬영 환경과 배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에 대해선 "OTT 시리즈가 영화제에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못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OTT를 포함해서 상영한다는 사실에 놀랐고, GV 형태도 앞으로 더욱 변화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해인. [사진=연합뉴스]
정해인. [사진=연합뉴스]

정해인은 커넥트라는 신인류이자 빼앗긴 눈을 되찾기 위해 연쇄살인마를 쫓는 동수 역을 맡아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파격적인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는 사실이 가슴 벅차다. 무엇보다 관객들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이 시간들이 행복하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과의 소통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정해인은 "현장에 늘 통역하시는 분이 계셨지만, 감독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눈빛과 보디랭귀지로 했다. 큰 대화가 필요 없었을 정도"라며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감독님께서 농담을 던지실 때가 있는데 통역을 통해서 전달 받으니까 즉각적으로 웃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감독님이 농담을 던지고 제 반응을 기다리시는 일이 많았다"고 재치있게 답변했다.

정해인은 빼앗긴 눈이라는 설정으로 인해 촬영 대부분의 시간을 안대를 착용한 상태로 보내야 했다. 이에 대해서는 "컷 사인이 떨어지면 중간중간 안대를 벗기도 했는데 안대를 쓰고 연기를 하니까 확실히 시력이 떨어지더라. 계속 한 쪽 눈으로 보니까 어지럽기도 하고. 특히 액션을 소화할 때 거리감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아서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고 연기적 고충을 토로했다.

고경표는 동수와 대적하는 연쇄살인마 진섭을 맡는다. 작품마다 다채로운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GV에 참석해서 관객 반응을 봤는데, 다들 재밌다고 하시더라. 뿌듯하고 보람찼다. 커넥트라는 세계관에 많은 분들이 흡수됐으면 좋겠다"며 "매 작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게 연기의 목적이다.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연습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에 이어 커넥트로 또 한번 OTT 작품에 출연하게 된 김혜준은 "킹덤에선 선택을 받았고 커넥트도 제안을 받고 제가 제일 마지막으로 합류를 했다. 감독님, 시나리오, 두 선배님 등 참여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저에게 있어 새로운 도전인 액션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혜준은 커넥트에 대해 알고 있는 미스터리한 인물 이랑 역을 연기한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 [사진=연합뉴스]
미이케 다카시 감독. [사진=연합뉴스]

커넥트를 통해 배우들과 첫 호흡을 맞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정해인 배우는 굉장히 헌신적이다. 배우로서 작품 안에 어떻게 보일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모든 스태프에게 마음을 쓰고 작품을 다 함께 만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며 "마음이 친절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 정해인 배우가 나타나면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고경표 배우는 일단 가끔 지각을 한다"고 폭로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런 부분조차 귀여워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무엇보다 자리를 잡고 테스트 컷을 촬영하면 그때부터 얼굴이 달라진다. 촬영 전과 후 밸런스를 잘 잡는 배우라 정말 많이 놀랐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김혜준에 대해서는 "자기가 맡은 역할을 자신의 것으로 잘 소화해서 표현하는 배우"라며 "배역이 아닌 배우 자신으로 보이게끔 내추럴한 연기를 보여준다"고 칭찬했다.

배우들 역시 미이케 다카시 감독과의 작업에 기쁜 마음을 전했다. 정해인은 "작업을 하면서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을 많이 했다. 감독님께선 머릿속에 편집점과 콘티가 명확하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하지 않은 컷은 과감하게 찍지 않고 집중해야 하는 컷은 확실하게 찍는다"고 말한 후 "장르 특성 상 액션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감독님께서 직접 액션을 시연해주신다. 감독님의 몸짓에 얻을 수 있는 팁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고경표는 "감독님의 열렬한 팬 입장에서 참여하게 됐다. 감독님이 저를 많이 귀여워해주셨다. 그래서 이쁨 받는 게 너무 즐거운 현장이었다"고, 김혜준은 "장르가 장르다 보니 캐릭터를 잡기 힘든 순간들도 있었는데 감독님이 그리고자 하는 그림이 명확해서 저도 현장에서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작품은 지난 6일 첫 상영과 함께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미이케 다카시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실감나는 CG와 만나 커넥트 속 세계관을 현실로 끌어들었다는 평이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가장 많이 신경 쓴다. 작품이 크든 작든 자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감독이란 과거의 작품을 통해 내일을 만들어가는 특수한 삶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장르 팬들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다양성을 향해 걷다 보니 지금처럼 한국, OTT 협업까지 오지 않았을까 싶다. 앞으로도 이런 자연스러운 만남을 갖고 싶다. 시청자들도 이걸 감안하고 봐주셨으면 한다"고 기존 장르 팬들을 향한 당부를 덧붙였다.

여기에 "작품엔 다양한 힌트들이 나온다. 그 힌트들이 작품의 매력"이라며 "시리즈 자체가 굉장히 넓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다른 인류가 우리에게 주는 경고 같은 이미지다. 그것을 작품 내 다 표현할 수는 없기에 다양한 힌트들을 곳곳에 넣어뒀다. 이런 부분에 집중해서 봐달라"고 관람 팁을 공개했다. 제작비에 질문에 대해서는 "그동안 일본에서 작품을 많이 해왔지만 일본과 비교해 몇 배나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커넥트는 오는 12월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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