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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캡틴' 오재원, 마지막 두 가지 바람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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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캡틴' 오재원, 마지막 두 가지 바람 [SQ현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08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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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16년간 두산 베어스에서만 뛴 오재원(37). 떠나는 두산의 영원한 ‘캡틴’은 마지막 두 가지 바람을 남겼다.

오재원은 8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시즌 최종전에서 은퇴식을 치른다.

화려했던 커리어를 마감하는 오재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과 많은 동료들의 축복 속에 마무리를 하는 그는 선수들과 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이 8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은퇴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전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007년 데뷔 후 오재원은 두산 전력의 핵심이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치고 달렸고 몸을 날려 수비했다. 2015년과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놨다. 우승반지도 3개나 꼈다.

다만 화려했던 전성기를 지나 마무리를 하게 된 것에 대해선 스스로도 마음이 무거웠다. 경기 전 만난 오재원은 “아쉬움이 있다. 성적으로 말하자면 할 말은 없다”면서도 “은퇴를 마음 먹기 전까지 최선을 다했다. 남들보다 2,3배 했다고 자부한다. 나보다 연습량이 많고 노력한 선수는 김재환 단 한 명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뛰어난 재능을 갖췄다고 생각하지 않아 더욱 노력했다. 오재원은 “2009년부터 하루도 온전히 쉬어본 적이 없다. 그런 노력들이 인정받은 건 감사드린다. 마지막에 성적이 좋지 않았던 건 죄송하고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팬들에게도 그런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오재원은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하는 건 쉽다. 그러나 정말 최선을 다했다. 진정성을 조금만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오재원이 주장 완장을 내려놓은 뒤 두산은 9위로 추락했다. 올 시즌 최종전을 앞둔 현재 81패, 팀 사상 최다패 멍에를 떠안았다. 떠나는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두산 선수로서 자부심과 그것을 지키기 위한 열망, 투지였다. 오재원은 “항상 말한다. 왕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등보다 가장 연봉 총액이 작았던 선수들이 서로 팀을 위해 희생하고 그런 정신을 계승해나갔으면 좋겠다”며 “굳이 헝그리 정신이 아니더라도 동료를 위해 희생하는 마음, 특히 두산 수비엔 그런 게 있다. 지금 (허)경민이, (김)재환이가 그렇듯이 잊지 않고 한 명씩이라도 그런 걸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허슬 플레이를 바탕으로 두산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오재원은 "가장 연봉 총액이 작았던 선수들이 서로 팀을 위해 희생하고 그런 정신을 계승해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사진=스포츠Q DB]

 

두산이라는 팀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선수가, 사람이 하고자하는 마음과 열망을 갖추면 모자란 사람이라도 큰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걸 두산에서 느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선 “너무 많다. 모든 순간 순간이 들으면 회자되고 기억에 남는다”며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때를 꼽자면 첫 우승 했을 때다. (이)현승이 형의 마지막 공이 들어가는 궤적까지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두산에서 추억은 영원히 남기고 싶은 기억이다. “다 기억이 남는다. 모두 소중한 형 동생들이다. 추억이라는 표현도 조금 그렇다”며 “과거의 일이라기보다는 죽을 때까지 가져갈 좋은 순간이다. 추억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제2의 삶에 대해선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스스로를 꾸미는 걸 좋아하기도 해서 여러 가지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 중”이라며 먼저 은퇴한 유희관과 같은 길을 생각하진 않는다고 한 그는 지도자의 길에 대해서도 “딱히 뭐라고 정의를 내리진 못하겠다. 뚜렷한 목표와 생각이 있지만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바꿀 수는 없는 것들”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최근 은퇴한 스포츠 선수들이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서고 있다. JTBC 최강야구와 뭉쳐야 찬다2 등 출연에 대해선 “그동안 포수와 투수를 빼곤 다 해봤는데 포수는 무릎 때문에 힘들 것 같고 투수는 너무 해보고 싶다. 장난으로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했고 뭉쳐야찬다에 대해선 “러닝을 안한지 오래됐다. 축구는 많이 뛰어야 한다. 과거에 축구가 시시했다는 발언은 초등학교 때 점심 시간에 친구들과 뛰었을 때를 말한 것이다. 다리 상태를 한 번 만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다양한 길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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