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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안우진 이정후, 가을 앞 키움이 웃는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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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안우진 이정후, 가을 앞 키움이 웃는다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0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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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치열한 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는 웃는다. 괴물 같은 시즌을 보낸 두 영건 이정후(24)와 안우진(22)을 동시에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날 더 밝게 웃은 건 안우진이었다. 안우진은 8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시즌 최종전에서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5번째 승리(8패)를 챙겼다.

1승 이상의 깊은 의미가 있었다. 평균자책점(ERA) 2.13으로 1위를 달리던 김광현(34·SSG 랜더스)에 역전해냈고 탈삼진 8개를 추가하며 역대 단일 시즌 탈삼진 2위로 우뚝 섰다. 더불어 팀 승리까지 보태며 막판 3위 쟁탈전에 희망을 더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8일 두산 베어스와 시즌 최종전에서 ERA 1위에 등극하며 완벽한 마무리를 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류현진 김광현 잇는 괴물, 알 깨고 나온 한국야구 보물

지난해 선발로 제대로 자리를 잡은 그는 시속 150㎞ 중후반대 빠른공과 고속 슬라이더에 시즌 도중 포크볼까지 더하며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그렸다. 최종전을 앞두고 14승 8패 ERA 2.19 216탈삼진. 김광현이 ERA 2.13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가운데 안우진은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5⅔이닝 이상 무실점 투구를 펼치면 ERA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다만 1실점이라도 하면 타이틀 도전은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다. 안우진은 역대 단일시즌 탈삼진 신기록에도 도전했다. 이 부문 4위 장명부(220개·1983년), 3위 주형광(221개·1996년), 2위 최동원(223개·1984년)은 물론이고 아리엘 미란다(225개·2021년)의 기록까지도 넘볼 수 있었다.

5회까지 탈삼진 3개에 불과했던 안우진은 6회말을 ‘KKK’로 장식하며 이 부문 단독 3위로 올라섰고 ERA에서도 김광현을 넘어섰다. 7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팀을 위해서도, 자신의 기록을 지키기 위해서도 물러날 수는 없었다. 강승호를 삼진아웃으로 돌려세우고 최동원과 동등한 위치까지 올라선 그는 두산 거포 김재환에게 157㎞ 포심패스트볼을 바깥쪽 존에 꽂아 넣으며 김재환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1위 미란다와 차이는 단 하나.

그러나 무리하진 않았다. 가을야구가 남아 있기에 88구를 끝으로 임무를 마치고 양현에게 공을 넘겼다. 15승 8패 ERA 2.11 224탈삼진. ERA와 탈삼진왕을 동시에 석권한 안우진은 시상 부문은 아니지만 최다이닝(196),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24회) 등에서도 1위를 지키며 괴물같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더불어 전 구단 상대 승리를 챙긴 시즌 2번째 투수이자 팀내 국내 투수 중 단일시즌 최다 승 타이기록(2016년 신재영)을 세웠다.

경기 후 안우진은 “위기가 없었다면 8회에도 올라가고 싶었을 것”이라며 “점수를 안줘야겠다고만 생각했다. 전혀 아쉽지는 않다.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는 건강히 시즌을 마무리짓는 것이었던 그는 리그 최고 투수로 거듭났다. ”아프지 않겠다고 약속을 잘 마친거 같다”며 ”남은 경기 가을야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 삼진 기록은 다시 도전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내년엔 맞춰잡으며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훈련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종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이정후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완벽한 한 해를 보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이정후 아쉬운 마무리, 그럼에도 위대한 5관왕

이정후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 마지막 경기였다. 타율 0.352 193안타 113타점 출루율 0.424 장타율 0.580으로 타격 5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던 이정후. 비율 스탯에선 1위가 확정적이었으나 타점과 최다안타에선 2위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108타점·190안타)의 격차를 더 벌릴 필요가 있었다.

지난해 타율 0.360으로 세계 최고 부자 타격왕이라는 진기록을 써낸 이정후는 또 다른 기록에 도전했다. 1994년 만 24세 시즌 5관왕과 함께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에 이어 자신도 24세 시즌에 5관왕 수성과 MVP를 모두 이뤄내겠다는 목표였다. 나아가 당시 이종범 코치가 기록한 196안타 기록도 넘어서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이날 이정후는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다행스럽게도 같은 시간 피렐라가 2안타로 경기를 마치며 1개 차이로 최다안타 타이틀까지도 지켰다.

그럼에도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정후는 23홈런에 113타점을 올리며 타격왕에 등극했는데, 25홈런 이하로 110타점을 넘긴 건 이정후가 단 3번째였다. 10구단 144경기 체제에서 30홈런을 넘기지 않고 타점왕에 오른 것도 2019년 샌즈(28홈런 113타점) 이후 이정후가 처음이다.

2년 연속 타격왕도 2010~2011년 이대호 이후 무려 11년만의 기록이다. 프로야구 40년 역사를 통틀어도 이정훈(1991~1992), 장효조(1985~1987), 이대호 뿐이었다. 최고의 타격감을 2년 연속 유지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그렇기에 이정후가 얼마나 놀라운 시즌을 보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제 MVP 대결은 집안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RA왕과 프로야구 역사에 손꼽힐 만한 위력적인 투구를 보인 안우진이냐, 타격 5관왕에 오른 이정후냐. 누가 주인공이 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가을야구를 앞둔 키움. 아직 최종 순위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두 천재를 모두 가졌기에 커다란 기대감을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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