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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이 빛나는 이유, 야구를 기다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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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이 빛나는 이유, 야구를 기다린 사람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3.29 18: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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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문학구장 개막전 '현장 속 이야기', 우비 챙기고 경기장 찾아, 구단·응원단은 만반의 준비

[문학=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2014년 3월29일. 야구가 돌아왔다.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SK의 개막전이 열린 문학구장에는 비 예보에도 불구하고 2만7600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차 야구 열기가 일찌감치 달아올랐다. 야구라는 공통분모로 하나된 이들은 저마다 조금씩 다른 이유로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 29일 문학구장은 개막전 6년 연속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야구장에는 선수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명승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저마다 재미있는 사연을 가진 팬들이 있고 야구가 파생해낸 여러 직종과 콘텐츠들이 있다. 모두 야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하는 요소들이다.

◆ "우비야 당연히 챙겼죠"

“사실 나는 축구를 더 좋아한다”라고 밝힌 이승기(42) 씨는 야구를 사랑하는 아들 때문에 파주에서 일찌감치 야구장으로 출발했다. “작년 공부를 열심히 하면 포상으로 유니폼을 사주겠다고 했다”며 아들에게 ‘14번 최정’이 박힌 SK의 홈 유니폼을 선물하며 약속을 지키고 있었다.

▲ 29일 문학구장은 오전 11시부터 팬들의 입장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내가 호남 사람이라 KIA 경기만 가끔 보러 오곤 했었다”면서 “SK 야구에 푹 빠져있는 아들 때문에라도 올해부터는 SK에도 관심을 보여야겠다”고 밝혔다.

보드 동호회 크루저패밀리의 회사원 윤기환(29) 씨는 예매를 하지 않고 문학구장을 찾았다. 개막전이니까 혹시나 표가 매진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오전 11시 야구장을 찾았다. “야구를 죽도록 좋아한다”고 웃으며 “겨울 길더라. 오늘 많이 기다렸다”고 말했다.

▲ 오전 11시부터 입장해 응원을 함께한 팬들. 왼쪽부터 노광오, 이슬비, 윤기환씨.

궂은 날씨가 예상됐는데 망설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 정도는 당연히 대비를 했다. 우비를 준비해왔다”고 답했다.

함께 온 노광오(24) 씨는 흔치 않은 ‘51번 윤길현’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는 “2009년 준우승 때 맹활약했던 멤버들 전병두와 고효준이 살아나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 "야구는 내 삶이나 다름없다"

SK 와이번스 공식 서포터스 '비룡천하'는 시범경기 마지막 날 고사를 지냈다. 지난해 6위로 처지며 크게 상처 입은 자존심을 회복하길 바라는 회원들의 염원이 한데 모였다.

 

비룡천하의 최성수 운영팀장은 “오래 기다렸다. 시범경기부터 문학에 나와 응원했다”며 “올해 FA를 앞둔 선수들의 활약과 좋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4강은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늘 지지한다. 1루 내야에서 목소리 높여 열정적으로 응원하겠다”며 변함없는 성원을 약속했다.

넥센 히어로즈 서포터스 ‘영웅신화’의 박현정(39) 씨는 넥센의 오키나와 훈련캠프까지 따라갔던 열성 팬이다. 개막전을 보기 위해 서울 관악구에서 인천까지 한 걸음에 달려왔다. “강윤구와 문성현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전문가 못지않은 평도 곁들였다.

▲ 홈팀 SK의 응원전에 뒤지지 않기 위해 원정팀 넥센의 서포터들도 문학구장 3루에 자리해 깃발을 흔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011년 당시 18연패 중이던 심수창(롯데)을 도와 끈끈한 모습을 보이던 넥센 선수단에 매료되었다. 넥센을 통해 야구에 입문했고 이제는 야구를 직접 하고 있다.

박씨는 “나는 백업 선수다. 그래서 그런지 앉아 있는 선수들에게 더 애정이 간다”는 말로 후보 선수들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면서 “상대 선발이 김광현이지만 개막전만큼은 내줄 수 없다”며 넥센의 승리를 예측했다. 그 예상은 맞았다. 넥센의 8-3승.

◆ 야구와 함께 우리도 시작

정영석(33) SK 응원단장은 5년동안 팀을 이끌었던 박홍구 단장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농구와 배구 응원단장만 했다가 올해부터 야구 응원단장으로 처음 나선다.

▲ 정영석 응원단장은 올해부터 SK의 응원을 이끈다. 1루 응원단상에서 열정적으로 응원중인 정 단장.

정 단장은 “우리나라에서 몇 있지 않은 프로야구 응원단장이 돼 무척 영광스럽다”라며 “설렌다. SK팬 여러분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그는 “팬들의 응원이 안타와 홈런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며 “팬들과 소통하고 하나가 되는 응원단장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내가 까무잡잡하고 무섭게 생겼지만 의외로 ‘아기’같은 면이 있다”면서 농담을 건네며 “전임 단장이 워낙 잘해 부담스럽지만 나만의 색깔을 보여드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SK가 추진한 프로그램 ‘드림마케터’의 1기생으로 발탁된 박성현(22) 씨는 공대생임에도 야구가 좋아 여러 대외활동 중 스포츠마케팅 프로그램을 택했다. 그는 “개막전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구단에서 내주는 과제를 시작한다. 스포츠 마케팅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크게 설렌다”고 밝혔다.

◆ "준비됐습니다, 어서 오세요"

늘 한 발씩 앞서는 마케팅 전략으로 야구계에서 화제를 모으는 SK 와이번스는 올시즌 100만 관중을 목표로 내걸었다.

▲ 1회말 이재원의 좌전안타로 홈으로 쇄도하던 SK 김강민이 포수 허도환과 홈에서 충돌하고 있다.

SK 구단 관계자는 “지난 시즌까지 구장 외적인 면들에 신경쓰며 인프라를 가다듬었다면 올 시즌부터는 출차시 정체되는 부분을 개선한 주차 시스템 정비 등 내실을 다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테마가 있는 먹거리 문화 행사 등을 준비중”이라며 “어린이, 여성과 와이번스 충성 팬을 위한 서비스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적만 뒷받침된다면 100만 관중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 시작 두 시간전 1루 매표소 근처에서는 지난해까지 없었던 ‘와이번스 페스티벌’ 무대에서 록그룹의 공연과 SK 응원단의 응원 시범이 열리고 있었다. 개막을 맞아 많은 노력을 한 흔적이 느껴졌다.

또 1루 내야 와이번스샵은 유니폼과 모자 등 관련 상품들을 구매하려는 팬들로 북적거렸다. 와이번스샵을 운영하는 라이선스 업체인 FSSNL 또한 개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 1루 내야 와이번스샵에서 상품을 보고 있는 고객들.

FSSNL의 손규범 영업팀장은 “유니폼·모자 등의 매출은 여전히 크다. 이젠 패션 아이템으로 실생활에서 언제나 입고 다닐 수 있는 다양한 신상품들을 준비해놨다”며 “새 시즌을 위해 기획한 상품들의 반응이 좋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6회말부터 문학에는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팬들은 준비해온 우산을 저마다 펼쳐들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빗줄기가 굵어졌지만 자리를 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않다. 오히려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하며 야구가 없는 기나긴 겨울을 보낸 한을 마음껏 풀어냈다.

촉촉한 봄비 속에 그들은 그렇게 봄야구를 마음껏 즐겼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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