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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라서... 이런 은퇴식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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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라서... 이런 은퇴식 또 있을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2.10.0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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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0)를 떠나보내는 시간. 롯데 자이언츠와 롯데그룹, 부산광역시, 열성적인 팬들 심지어 상대팀 LG(엘지) 트윈스까지 하나로 완벽히 뭉쳤다. 슈퍼스타가 화려하게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10년 타격 7관왕과 9경기 연속 홈런,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 등 업적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대한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홈 최종전에서 은퇴식을 치렀다.

동료들과 기념 촬영. [사진=연합뉴스]

롯데 선수단은 이대호 은퇴 유니폼을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대호가 좋아하는 빨간색 배경에 곤룡포를 본떠 20년 넘게 ‘야구왕’으로 군림한 그를 기렸다. 관중들도 새빨갛게 차려 입고 2만2990석을 매진시켰고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다시 부르지 못할 영웅의 이름 석 자를 목놓아 외쳤다.

롯데그룹은 롯데의 상징으로 활약해준 고마움을 잔뜩 담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그라운드로 향해 이대호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커플 반지를 전달했다. 또 은퇴식 'RE:DAEHO' 행사에 맞춰 부산 지역 독거노인과 아동을 지원하는데 활용하는 차원에서 기부금 1억원을 내놓았다.

만원관중이 들어찬 사직구장. [사진=연합뉴스]

부산시는 이대호를 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이대호에게 위촉패를 전달했다. 수영초, 대동중, 경남고 등 부산에서 학교를 나왔고 해외(일본-미국) 5년을 제외한 17시즌을 부산 연고 프로야구단에서만 뛴 프랜차이즈에 대한 예우다.

래리 서튼 감독을 비롯한 롯데 코칭스태프는 ‘수미상관’을 적용, 색다른 추억을 선사했다. 8회초 이대호를 마운드에 올린 것. 200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그의 포지션은 투수였다. 프로야구에서 한 번도 ‘투구’해본 적이 없던 ‘한때 경남고 에이스’의 새로운 모습에 사직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롯데그룹이 이대호에게 전달한 반지.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상대 LG의 센스도 돋보였다. 정규리그 2위로 순위가 확정된 터. 류지현 감독은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인 고우석을 대타로 기용해 감탄을 자아냈다. 지난 올스타전에서 이대호는 고우석의 현란한 피칭에 삼진을 당한 뒤 엄지를 치켜세운 바 있다. 이대호는 고우석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고 ‘홀드’를 적립했다. 둘은 1루 부근에서 진하게 포옹해 미소를 자아냈다.

한창이던 시절 3루에서 ‘수비 요정’ 소리를 들었던 이대호는 몸을 날리는 플레이로 박수 갈채도 받았다. 최근 몇 년간 지명타자로 나서다 이날은 선발 1루수로 출전, 3회 1사 1루와 7회 1사 1루에서 훌륭한 수비를 뽐냈다. 4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린 그의 KBO 통산 기록은 1971경기 타율 0.309(7118타수 2199안타) 374홈런 1425타점 11도루다.

몸 날려 수비하는 이대호(오른쪽). [사진=연합뉴스]

경기 후 이대호의 10번은 ‘당연히’ 영구결번이 됐다. 구단 역사상 첫 번째인 고(故) 최동원의 11번 옆에 자리하게 된다. 잔칫날 승리를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 3-2 승리를 챙긴 동료들은 키 190㎝, 몸무게 130㎏이 넘는 거구의 큰형님을 온힘 다해 헹가래쳤다.

영상편지 라인업도 볼거리였다. 추신수(SSG 랜더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정근우 등 한국야구 황금기를 보낸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들 외에 롯데에서 함께 했던 후배들 강민호(삼성), 손아섭(NC 다이노스), 황재균(KT 위즈)이 나왔다. 자이언츠 야구 흥행을 견인했던 카림 가르시아와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의 메시지에 울컥한 롯데팬들이 보였다. 야나기타 유키, 로빈슨 카노 등 일본‧미국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스타들까지 포함돼 이대호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투수로 등판해 생애 첫 홀드를 챙긴 이대호. [사진=연합뉴스]

록그룹 체리필터가 등장하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이대호가 수년간 등장할 때 썼던 노래가 바로 체리필터의 ‘오리 날다’다. 이들은 픽업트럭에 드럼, 기타 등 악기를 싣고 사직 마운드에 도착한 뒤 홈플레이트의 이대호를 위한 공연을 펼쳤다.

가족들이 나온 영상편지를 보며, 또 3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가 집을 떠났을 때 자신을 홀로 키워준 할머니를 언급하며 오열한 이대호다. 그는 “이제 배트, 글러브 대신 맥주, 치킨을 들고 야구장에 오겠다”며 “여러분이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러주신 이대호, 이제 타석에서 관중석으로 이동한다”고 은퇴사를 마감했다.

은퇴식 도중 펑펑 우는 이대호. [사진=연합뉴스]

이제 이대호의 후배들이 이대호가 못 이룬 꿈을 이뤄야 한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그는 “우승을 못 이뤄 죄인이라 생각한다”, “롯데를 우승 못 시키고 떠난다는 생각에 (야구인생은) 50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최동원 선배의 정신력을 후배들이 좀 더 안다면 이른 시일 내에 우승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1992년 이후 우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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