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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고양 캐롯, 떨칠 수 없는 불안감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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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고양 캐롯, 떨칠 수 없는 불안감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11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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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고양 캐롯 점퍼스가 본격적인 닻을 올리기도 전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불운의 문제는 아니다. 선원들만 준비한 채 큰소리를 쳤으나 정작 출항할 배는 마련하지 못한 셈이니 준비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KBL은 11일 오전 8시 논현동 KBL센터에서 제28기 제2차 이사회를 개최해 신규 구단(데이원 스포츠) 가입금 미납과 관련해 논의했다.

신생구단 고양 캐롯은 가입금 1차분(5억원) 미납분에 대해 13일 정오까지 입금되지 않을 시 정규리그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다.

김승기 고양 캐롯 감독이 11일 2022~2023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구단의 KBL 가입비 납부 연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KBL 제공]

 

캐롯손해보험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주체는 데이원자산운용을 모체로 하는 데이원스포츠다. 프로농구단 처음으로 네이밍스폰서를 앞세운 자생력 있는 구단 운영을 모토로 내세웠다. 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과 유사했다.

초기부터 우려가 따랐다. 히어로즈 구단은 창단 초기 운영 주체를 찾는데 애를 먹기도 했고 자금난으로 핵심 선수들을 하나 둘 떠나보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팬들도 떠나갔다. 심지어는 불법 현금 트레이드 사실도 밝혀졌다.

현재 키움증권을 타이틀 스폰서로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으나 여전히 구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과연 데이원스포츠가 히어로즈를 뛰어넘는 운영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뒤따랐다.

캐롯손해보험이라는 든든한 스폰서를 얻었으나 네이밍스폰서로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데이원스포츠는 허재 대표를 앞세웠고 우승 경력이 있는 김승기 감독, 자유계약선수(FA)로 전성현까지 데려오며 우려를 씻어내는 듯 했다.

그러나 첫 단추인 가입비 문제부터 해결하지 못했다. 당초 7일까지 KBL 가입비 격인 특별회비 15억원 중 5억원을 내야 했으나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이날은 오는 15일 정규리그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는데, 각 팀 사령탑과 대표선수들이 참가해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혀야 할 자리에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바로 캐롯의 가입비 납부 문제였다. 시즌 시작 전부터 농구 팬들에게 부정적 시선을 심어주게 됐다.

김성헌 데이원스포츠 사무국장은 "1년에 농구단을 운영하면서 60~80억원씩 쓴다. 5억원이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며 큰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청담동=스포츠Q 안호근 기자]

 

비판으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데이원이다. 당초 자생을 목표로 구단을 창단했지만 시즌을 시작하지도 않은 시점에서 최소한의 운영자금 확보는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5억원을 내지 못해 논란을 키운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애꿎은 김승기 감독만 진땀을 흘렸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 감독은 가입비 납부 지연에 대한 질문에 “주어진 상황에 맞춰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제가 말씀드릴 입장은 아니”라면서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금 더 약한 부분들 하나하나 채워나가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디어데이에 동행한 김성헌 사무국장은 “리그에 참가하는데 이상이 없도록 준비하겠다. 오후에 회사에 들어가서 이사회를 연다. 어쨌든 가입비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며 “재무 파트 담당이라 자세히는 모른다. 기존 대기업 구단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들어올 자금이 늦어져 연기 요청을 했다”고 납부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1년에 농구단을 운영하면서 60~80억원씩 쓴다. 5억원이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며 급여가 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급여는 우리가 익월 5일에 지급한다. 6월분부터 밀린 적은 없다. 기타 운영에 있어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못박았다.

최강의 경우엔 9구단 체제로 시즌이 진행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기껏 준비한 것들이 모두 엉망이 될 게 분명하다. 비시즌간 굵은 땀방울을 흘린 선수단과 지루하게 시즌을 기다렸던 팬들에게도 상상하기 싫은 경우의 수다. 관계자의 말처럼 정말 큰 문제가 아니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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