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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는 흐름, KT 승리 안긴 몇 장면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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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는 흐름, KT 승리 안긴 몇 장면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13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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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KT 위즈 소형준(21)과 KIA(기아) 타이거즈 션 놀린(33). 시즌 성적과 상대전적에서도 놀린의 우세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가을야구엔 숫자로만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있었다.

KT는 13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 와일드카드(WC) 1차전에서 6-2로 이겼다.

어드벤티지를 안고 시작한 4위 KT는 꿀 같은 이틀 휴식 후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를 치르기 위해 고척으로 향한다.

KT 위즈 선발 소형준이 13일 KIA 타이거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WC 1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양 팀 선발투수 모두 시즌 성적은 좋았다. 가을야구 무대의 첫 투수로 낙점 받은 이유다. 소형준은 27경기 13승 6패 평균자책점(ERA) 3.05로 올 시즌 팀 에이스 역할을 했다. KIA와 상대전적에서도 1승 2패 ERA 3.71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놀린은 더 좋았다.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영입된 그는 8승 8패 ERA 2.47, KT전엔 2승 1패 ERA 2.00으로 놀라운 호투를 펼쳤다.

다만 가을야구는 달랐다. 매 순간 100%의 집중력을 쏟아 붓고 전력을 다하는 긴장감 넘치는 무대에서 놀린은 흔들렸다. 2회까지 잘 막았으나 3회 배정대를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박경수의 희생번트 이후 심우준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고 1사 1,2루에서 조용호에게 우중간 펜스 직격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앤서니 알포드으 우전안타 때 우익수 나성범이 타구를 흘리며 1점과 함께 타자주자를 3루까지 보내주는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안정을 찾지 못한 놀린은 박병호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고 결국 1+1 선발로 대기하던 토마스 파노니가 예상보다 일찍 등장했다.

KIA 션 놀린은 기대와 달리 3이닝을 채 버티지 못하고 패전의 멍에를 떠안았다. [사진=연합뉴스]

 

KIA에도 4회 흐름을 돌릴 기회가 왔다. 선두타자 류지혁이 좌중간 2루타로 출루했고 1사 2루에서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연달아 안타를 만들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안타 때 우익수 조용호가 순간적으로 공을 놓쳤는데 나성범이 이를 확인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이후 소형준은 흔들리며 2사 만루를 자초했지만 황대인을 삼진아웃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나성범이 3루까지 내달렸다면 최형우의 내야 땅볼 때 1점을 더 추가하며 1점 차로 추격할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위기는 있었다. 4회 3안타를 내주며 1실점했고 5회에도 심우준의 호수비 도움을 받고도 1루수 커버 과정에서 실수를 범해 1실점을 더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황대인을 삼진, 나성범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가을야구에서 3경기 1승 ERA 0.60으로 강했던 소형준은 이내 안정을 찾았고 5회 유격수 심우준의 결정적인 호수비의 도움까지 받으며 5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이후 KT는 30홀드 투수 김민수와 30세이브 투수 김재윤을 동시 가동하며 1점 차 리드를 큰 위기 없이 지켜낼 수 있었다. KT 타선은 8회 흔들리는 이의리에게 볼넷 3개를 얻어내더니 배정대의 결정적 3타점 2루타로 승기를 굳혔다.

순간의 판단과 결과가 가을야구에선 승부에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었는지를 잘 나타난 경기였다. 기분 좋게 가을야구를 시작한 KT가 시즌 막판 3위를 내준 키움전을 더 수월히 준비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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