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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변신 '라이온킹' 이승엽, 두산과 어울리는 이유 셋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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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변신 '라이온킹' 이승엽, 두산과 어울리는 이유 셋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14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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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상징과 같았던 ‘푸른피의 사나이’, ‘라이온킹’ 이승엽(46)이 두산 베어스에서 지도자 삶을 시작한다.

두산 베어스는 14일 제11대 감독으로 이승엽 KBO 총재특보를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3년, 총액은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 이는 KBO 역대 초보 감독 중 최고 대우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3회 우승을 이끌었던 김태형(55) 감독의 후임이기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 시작을 알린 두산과 이승엽 신임 감독은 어울리는 조합일까.

삼성 라이온즈 상징과 같은 이승엽이 14일 다음 시즌부터 두산 베어스를 이끌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사진=스포츠Q DB]

 

선수로선 긴 설명이 필요치 않은 전설이다. 통산 1096경기에서 타율 0.302 467홈런 1498타점을 기록했다. 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홈런왕을 5차례씩 차지했고 골든글러브도 10개나 수확했다.

통산 홈런 순위는 여전히 1위인데 일본프로야구(NPB) 기록까지 포함하면 무려 626홈런을 날렸다. 40주년을 맞아 KBO가 선정한 레전드 40인 중 선동열, 최동원, 이종범과 가장 먼저 뽑힐 정도로 국내 야구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상당하다.

이와 별개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가 두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는 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1995년 데뷔 후 국내에선 삼성 유니폼만을 입은 사자군단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감독을 맡는 일도 이토록 빠르게 이뤄질줄 예상하기 힘들었다. 은퇴 후 KBO 홍보대사와 해설위원 등으로 활약한 그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었다. 최근 JTBC 최강야구에서 은퇴 야구 선수들로 이뤄진 팀을 지휘하기는 했으나 프로야구 팀 수장을 맡을 만한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렇기에 선수로서 아무리 뛰어난 성적을 거뒀더라도 코치 등을 통한 지도자 수업 없이 곧바로 감독직을 맡긴 두산의 결정에 더욱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은퇴 후 KBO 홍보대사와 기술위원, 야구 해설위원 등으로 활약하던 이승엽은 코치 경험 없이 두산에서 곧바로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사진=KBO 제공]

 

김태형 감독의 지도 하에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왕조’를 구가하던 두산은 올 시즌 9위로 추락했다. 팀 창단 후 최다패(82패) 멍에도 썼다. 매 시즌 핵심 선수들이 이탈하면서도 한국시리즈에 나섰고 이로 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늘 불리한 위치에 서야 했던 나비효과가 올 시즌 한 번에 나타난 결과로 풀이됐다. 계약만료로 물러나기는 했으나 김태형 전임 감독이 두산에 끼친 영향은 상당했다. 여전히 가장 뜨거운 매물이라는 점만 보더라도 두산에서 김 감독의 그림자를 지워내는 게 쉽지 않은 일처럼 보였다.

리빌딩을 공언하며 스스로 김 감독과 이별을 택한 두산이기에 새로운 시작을 위해선 김 전임 감독의 이미지를 지워낼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서라도 파격적인 인사가 필요했다. 그런 면에서 이 감독만한 적임자는 없었다. 두산은 “이승엽 신임 감독의 이름값이 아닌 지도자로서 철학과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를 통해 두산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것이 두산이 이승엽을 택한 첫째 이유라고 볼 수 있다.

따져보면 두산과 어울리는 구석이 많다. 삼성에서 4차례, 일본에서 2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누구보다 ‘승리 DNA’가 강하게 이식돼 있는 선수였다. 국가대표로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 면제 혜택을 누렸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우승 기적을 써냈다. 이 때마다 화끈한 한 방을 터뜨리며 단기전에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던 그다.

특히 2006년 WBC에선 김인식, 2008년 베이징에선 김경문 감독과 함께하며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는데 이들 모두 두산에서 오래 감독을 맡은 이들로 두산의 팀 컬러를 충분히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엔 두산의 퓨처스(2군)팀 타자들의 일일 코치로 나서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경문 감독(오른쪽)의 믿음의 야구 속 결정적 홈런으로 한국의 우승을 이끈 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 당시 두산을 이끌던 김 감독을 통해 두산 팀 컬러를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야구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허슬 정신, 뚝심 등 두산 야구만의 색깔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트레이드 등을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들도 다른 팀에 비해 유독 야구를 대하는 진지한 자세를 특징으로 꼽는다. 이는 최강야구에서도 엿볼 수 있듯 이승엽 감독의 기본 자세와도 일맥상통한다. 두산의 팀 컬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단기전에서 이기는 법을 아는 잘 알고 있다는 점은 가을야구 단골손님 두산과 그가 왜 어울리는 지를 잘 설명해주는 또 다른 이유다.

지도자 경험은 없으나 은퇴 후 KBO 홍보대사와 기술위원으로 활동하며 지근거리에서 야구와 접점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해설위원으로 견문을 넓혔고 이승엽야구장학재단을 운영하며 아마추어 야구인들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어느 팀보다 선수 육성에 무게를 두고 일가견이 있는 두산이기에 이 부분에 더욱 주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신임 감독은 “현역 시절 야구 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았다. 지도자가 돼 그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다”며 “그러던 중 두산에서 손을 내밀어주셨고 고민 끝에 결정했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삼성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웠던 그라운드를 5년 만에 밟게 됐다. 현역 시절 한국과 일본에서 얻은 경험에다 KBO 기술위원과 해설로 보고 배운 점들을 더해 선수단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며 “화려함보단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드리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신임 감독의 취임식은 오는 18일 두산 홈구장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다. 두산은 이에 앞서 17일부터 마무리 캠프를 시작한다. 이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훈련을 직접 지도하며 빠르게 선수단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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