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블랙핑크 월드투어 서막, 공백 이유 증명 [Q리뷰]
상태바
블랙핑크 월드투어 서막, 공백 이유 증명 [Q리뷰]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10.17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림픽공원=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4년, 블랙핑크가 첫 발을 내딛은 이곳으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는 블랙핑크의 ‘BLACKPINK WORLD TOUR [BORN PINK] SEOUL’이 개최됐다. 4년 만에 열리는 월드투어의 시작점인 서울 공연은 블랙핑크가 그간 달려온 기록을 재확인하는 결정체였다.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로 포문을 연 블랙핑크는 ‘How You Like That’, ‘Pretty Savage’, ‘휘파람’ 순으로 관객을 블랙핑크만의 세계로 초대했다. 몽환적이고 매혹적인 분위기의 초대장은 관객들이 무대에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첫 세트리스트를 마친 지수는 “4년 만의 월드투어를 앞두고 있는 첫 시작이 서울이라 기쁘다. 서울에서 기운을 받아갈 수 있게 열심히 뛰어놀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관객의 흥을 이끌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진 무대는 자신들이 한국의 K팝 걸그룹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블랙핑크의 노력이 돋보였다. 멤버들이 소나무, 난초 등의 한국화가 그려진 의상을 착용한 것은 물론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댄스 레이블인 YGX 댄서들 역시 곤룡포를 입고 무대에서 서 눈길을 끌었다. 이는 월드투어를 통해 전세계에 한국을 소개하는 세계적인 K팝 그룹의 이상적인 자태였다.

이번 콘서트는 블랙핑크의 지난 월드투어 기간동안 함께 해온 밴드가 또 한번 여정을 같이 걷게 됐다. 그만큼 대부분의 곡들이 밴드 버전으로 편곡돼 더욱 강렬한 비트와 사운드를 전달했다. 심장이 울리는 듯한 드럼 소리와 귀를 사로잡는 기타 선율은 현장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Kill This Love’, ‘불장난’, ‘Pink Venom’ 등 히트곡이 연이어 공연되는 현장은 장관이었다. 관객들은 쉼없이 곡들을 따라 불렀고 그 사이에는 부모를 따라온 어린 관객들도 있었다. 모든 곡이 히트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들의 무대는 팬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모든 관객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패션 필름 같은 VCR들도 인상적이었다. 디올, 샤넬 등의 러브콜을 받는 그룹답게 VCR 속 이미지들은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을 법한 고풍스러움이 느껴졌다. 누구도 넘볼 수 없고 감히 따라할 수조차 없는 ‘블랙핑크만의 아우라’였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여기에 멤버들 개인의 역량을 뽐내는 개인 무대도 더해졌다. 지수는 Camila Cabello의 ‘Liar’에 맞춰 레드 투피스를 착용하고 고혹적인 매력을 뽐냈다. 이와 비교되는 리본 헤어스타일은 지수가 가진 발랄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지수는 “머리를 많이 고민했다. 섹시함을 뿌려야 하는데 머리가 방해되더라. 그래도 오늘은 좀 귀엽고 싶어서 머리를 이렇게 해봤다”고 이야기했다.

제니는 미공개 신곡을 공개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노래를 부르는 제니의 입술이 담긴 VCR로 시작된 무대는 YGX 댄서와 함께하는 커플 댄스로 이어졌다. 유혹하듯 속삭이는 노래와 강렬한 랩핑까지. 오로지 제니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관능적인 곡이었다.

제니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미공개 곡을 택했다”며 남성 댄서와 함께 두 손을 맞대는 퍼포먼스를 강조해 “손 동작 퍼포먼스가 있는데 보시는 분들이 스토리의 전달력을 못 알아들으시면 어쩌나 걱정했다”고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솔로 앨범으로 활동한 바 있는 로제, 리사는 각각 ‘Hard to Love’, ‘On the Ground’, ‘LALISA’, ‘MONEY’을 2곡씩 연달아 선보이며 솔로 디바로서 KSPO DOME을 채우는 파워를 입증했다. 특히 리사는 고난도 폴댄스를 선보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가 “봉을 잡기가 은근 어려워서 고민을 많이했다”고 털어놓자 멤버들은 입을 모아 ‘폴리사’(폴+리사)라고 칭찬했다. 로제는 “백스테이지에서 리사의 무대를 봤는데 너무 멋있더라. 리사 다리가 기니까 힙이 드릴 때마다 매혹적이어서 깜짝깜짝 놀란다”고 감탄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Forever Young’을 끝으로 본공연의 막을 내린 블랙핑크에게 팬들은 ‘Stay’ 떼창으로 응원을 보냈다. ‘어둠이 찾아와도 분홍빛으로 밝혀줄게’ 슬로건과 함께 울려퍼지는 ‘굳이 너여야만 하는 이유는 묻지마. 그저 내 곁에 stay with me’라는 가사는 멤버들의 눈시울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앵콜 무대를 위해 무대로 올라온 로제는 “오랜만에 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콘서트를 쉬는 동안 블랙핑크로서 무대를 하는 게 너무 즐겁고 제가 무대를 너무 좋아한다는 걸 느꼈다. 그렇기에 오늘 공연에 기대도 많았다”며 “한없이 무족하다고 느끼지만 우리를 응원해줘서 고마운 마음이다. 서울이 우리 홈타운이지 않나. 이 응원을 받아 월드투어도 멋지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울먹였다.

지수 역시 “준비하는 동안 몸도 아프고 잠도 잘 못 잤다. 그런데도 우리 멤버들이 잘 마무리해줘서 너무 장하다. 그리고 객석을 핑크색 바다로 만들어준 블링크(블랙핑크 팬덤명)에게 항상 고맙다. 사랑한다”고 팬들과 멤버들을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

서울을 시작점으로 삼은 ‘BORN PINK’는 블랙핑크의 진심이 담긴 무대였다. 기획 단계부터 세트리스트 구성, 다양한 아이디어를 멤버들이 직접 내어 완성한 만큼 화려함에 치중하기 보다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멤버들이 즐길 수 있는 무대로 다가왔다. 4년 이라는 시간은 블랙핑크가 아티스트로서, 퍼포머로서, 기획자로서 성장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블랙핑크는 월드투어의 연속으로 북미 7개 도시 14회 공연을 선보인 뒤 11월부터 12월까지 유럽의 7개 도시서 10회차 간 현지 팬들과 만난다. 2023년부터는 아시아, 오세아니아로 발걸음을 옮긴다. 월드투어를 마친 블랙핑크가 어떠한 모습으로 또 다시 성장할지 기대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