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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박살 키움, 선발 열세에도 웃는 이유 [프로야구 준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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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박살 키움, 선발 열세에도 웃는 이유 [프로야구 준PO]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20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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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홈에서 1승 1패를 거둔 뒤 원정으로 떠난 키움 히어로즈. 선발 무게감에서도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 타선의 힘으로 이를 극복해냈다. 장담할 순 없지만 기분 좋은 ‘확률 100%’를 챙겼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3차전에서 야시엘 푸이그의 선제 스리런 홈런을 앞세워 9-2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해까지 5전 3승제로 열린 준PO에서 1승 1패인 상황에서 3차전을 이긴 팀은 5차례 모두 PO에 진출했다. 2승 1패를 거둔 키움은 이제 1승만 추가하면 PO에 올라 있는 LG 트윈스와 격돌하기 위해 잠실로 떠날 수 있다.

키움 히어로즈 야시엘 푸이그(오른쪽)이 19일 KT 위즈와 준PO 3차전 1회초 스리런포를 날린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분 좋은 승리다. 선발 대결에선 KT 고영표에게 타일러 애플러가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타선이 경기 초반부터 폭발했다. 푸이그가 1회초부터 3점포를 쏘아올린 것을 시작으로 키움은 3회에도 2점을 더 보태며 선발 고영표를 2⅓이닝 만에 강판시켰다.

KT는 여기서부터 꼬였다. 이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비롯해 불펜 투수 5명을 더 썼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초반부터 벌어진 점수 차로 인해 필승조를 아꼈다는 것.

키움은 얻은 게 많았다. 탄탄한 수비를 이유로 중용되고 있는 신준우가 3회에만 3실책을 범했고 애플러는 흔들리지 않았고 1실점으로 막아냈다. 이후 5회까지 추가실점 없이 버텼고 타선의 도움 속 승리까지 챙겼다.

불펜을 아낀 것도 큰 수확이다. 애플러가 임무를 마칠 때 키움은 이미 9-1 리드를 잡은 상황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이후 김동혁-한현희-윤정현-김태훈에게 1이닝씩을 맡기며 깔끔하게 마운드를 운영할 수 있었다.

4번타자 김혜성(왼쪽)이 3안타 경기를 치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사진=연합뉴스]

 

타선도 완벽하게 타격감 조율을 마쳤다. 선봉에 선 이정후는 4타수 2안타로 자신이 보유 중인 PS 연속 안타 기록을 16경기로 이어갔다. 지난 경기 침묵했던 선두타자 김준완이 멀티히트 3타점, 경험을 높이사 선발기회를 잡으며 작전 수행에 주력 중인 이용규도 드디어 안타 맛을 봤다.

이정후와 푸이그를 연결짓기 위한 역할로 4번타자 중책을 부여받은 김혜성도 3안타 2타점 2득점을 하며 완벽히 제 역할을 해냈다. 무엇보다도 단기전에서 단숨에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한 방이 나왔다는 게 반갑다. 푸이그가 드디어 홈런맛을 봤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PS 58경기를 경험한 푸이그는 앞으로의 경기를 더 기대케 만들었다.

심준우가 실책 3개를 범하며 조기에 교체됐지만 김휘집은 멀티히트를 작렬하며 빈자리를 완벽히 메웠다. 대타로 나선 김웅빈까지 안타를 날릴 정도로 부족한 걸 찾기 어려운 경기였다.

분위기는 최고조다. 문제는 3차전보다 선발의 무게추가 더 기운다는 것. 키움은 정찬헌, KT는 소형준을 예고했다. 소형준은 올해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였다. 13승 6패 평균자책점(ERA) 3.05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5⅓이닝 2실점 호투를 비롯해 통산 PS에서 4경기 2승 ERA 0.89로 강했다.

키움은 4차전 선발로 나서는 KT 소형준을 상대로 승부를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키움전 상대전적에서 해법을 찾는다. 2경기 1패 ERA 4.91로 다소 약했다. 3차전 KT 선발 고영표도 올 시즌과 가을 성적은 부족할 게 없었지만 KT전 부진을 극복해내진 못했다. 소형준에게 강했던 김혜성(5타수 3안타), 이지영(4타수 2안타), 푸이그(6타수 3안타)에 기대를 건다.

키움 정찬헌은 5승 6패 ERA 5.36으로 부진했으나 준PO에선 강했다. 6경기에서 1승 1홀드 ERA 0.90으로 잘 던졌다. 올 시즌 KT전에서도 6이닝 1실점 호투했다.

PO행에 가까워진 키움으로선 승리는 물론이고 나아가 휴식일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이날 4차전에서 승리하면 사흘 휴식 기간을 갖지만 5차전까지 가면 승리하더라도 단 하루만 숨을 돌린 뒤 바로 LG를 만나야 한다.

홍 감독도 전력을 쏟아부어 4차전에서 경기를 끝내겠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그는 “내일 준PO 4차전을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겠다”며 “승부처라고 생각되면 필승조를 조기 투입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중 하나로 확실히 끝낼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안우진의 투입까지도 고려한다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키움은 충분한 휴식일을 위해, KT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생각으로 100%를 쏟아부을 두 팀이다. 향방은 이날 오후 6시 30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릴 준PO 4차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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