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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시리즈, 집중력에 달린 향방 [키움 LG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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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시리즈, 집중력에 달린 향방 [키움 LG PO]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27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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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실책을 줄여야 우승할 수 있다. 그런 것 하나 때문에 분위기가 넘어왔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준플레이오프(준PO)까지 잘 나가던 키움 히어로즈는 일방적인 응원의 힘을 입은 LG 트윈스를 만나 급격히 흔들렸다. 첫 경기에서만 4개 무더기 실책을 범했고 2차전에서도 쉽게 잡은 승기를 치명적 실수로 인해 자칫 내줄 뻔했다.

LG 박해민(32)이 키움과 2차전을 앞두고 언급한 발언은 단 2경기 만에 여실히 증명됐다. 1승 1패로 균형을 맞춘 상황. 수비가 더 까다로워지는 고척스카이돔으로 장소를 옮겨가기에 더욱 수비의 중요성이 커진다.

지난 25일 LG 트윈스와 PO 2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왼쪽)는 결정적인 실책 하나로 5회를 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사진=스포츠Q DB]

 

1차전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는 3이닝 만에 무너졌다. 자책점은 단 1점, 투구수도 47구에 불과했다. 문제는 실책이었다. 2회 김혜성의 실책이 나오며 1점을 내줬고 3회엔 이정후와 김휘집이 연달아 어설픈 수비를 펼쳐 3점을 더 내줬다. 최종결과는 3-6 키움 패배. 비자책점이 3점이나 된다는 것은 이날 승부에 실책이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 지를 명확히 보여줬다.

역대 PO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무려 80.6%(26/31). 벼랑 끝에 몰린 키움은 초반부터 경기 감각이 무뎌진 아담 플럿코를 공략했다. 그 과정에서 포수 유강남이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1회엔 플럿코의 공을 놓치며 선제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2회엔 아쉬운 판단에 의한 송구실책까지 나오며 점수는 6-0까지 벌어졌다.

키움은 손쉽게 경기를 마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3회 무사 1,2루에서 좌익선상으로 향한 채은성의 타구 때 어설픈 펜스플레이를 펼쳤고 1루 주자까지 홈을 밟게 됐다.

그럼에도 아직까진 여유가 있었다. 키움은 4회 1점을 더 달아났고 5점 차를 지켜내는 게 크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실책 하나가 얼마나 큰 화를 부를 수 있는 장면이 나왔다. 이형종과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에릭 요키시는 평범한 투수 앞 땅볼을 잡아낸 뒤 1루수 글러브를 크게 벗어나는 송구를 저질렀다. 1사 2루가 돼야 할 상황이 무사 2,3루로 변했다. 바뀐 투수 양현은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3연속 볼넷을 내주며 불씨를 키웠다. 점수는 순식간에 7-6이 됐다.

LG 트윈스 유강남도 치명적인 송구 실책을 범했고 이 한 점 차이로 LG는 2차전 승리를 내줘야 했다. [사진=스포츠Q DB]

 

불펜 투수들의 분투 속에 승리를 지켜냈지만 시리즈 성패를 완전히 넘겨줄 수도 있었던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이제 양 팀은 고척으로 향한다.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신한은행 SOL(쏠) KBO 포스트시즌 PO 3차전이 열린다.

고척스카이돔은 국내 유일 돔구장. 갑작스레 쌀쌀해진 날씨 속 경직된 상태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던 양 팀 선수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을 기대해볼 수 있는 환경이다.

야수들로선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 고척스카이돔 내야는 유독 딱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딱딱한 그라운드로 인해 불규칙 바운드 등 어려운 타구가 많이 나온다. 외야도 천연잔디가 아닌 인조잔디고 하얀 천장은 높이 솟아오르는 타구가 나왔을 때 야수들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키움의 우위가 예상된다. 고척을 안방으로 사용해 누구보다 익숙한 환경이고 선발 맞대결에서 준PO에서 맹활약한 올 시즌 최고 히트상품 안우진이 등판하기 때문이다. 단일 시즌 탈삼진 역대 2위에 오를 만큼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실책이 나올 상황 자체가 많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 선발 김윤식도 올 시즌 8승 5패 ERA 3.31을 기록했고 상대전적에서도 1승 1패 ERA 2.38로 강했다. 1,2차전에서 보인 폭발적인 응원을 바탕은 실내구장에서 더욱 위압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역대 5전 3승제 PO에서 1차전 승리팀이 3차전을 이긴 경우엔 모두(3/3), 1차전을 이기고 2,3차전을 내준 팀들도 예외 없이 4,5차전을 승리하며 100%(7/7) 확률로 KS로 향했다는 점도 LG로선 기대를 키우게 만드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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