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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단 축소-경기 전 묵념, '이태원 참사' 대하는 프로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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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단 축소-경기 전 묵념, '이태원 참사' 대하는 프로스포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3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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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 순간에 154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압사 사고에 스포츠계도 충격에 휩싸였다. 응원단을 축소하고 경기 전 묵념을 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희생자들을 위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2022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이 열린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경기를 앞둔 선수들은 킥오프 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K리그 왕좌를 라이벌 전북에 내준 전북도, 간신히 강등권을 면한 서울도 우승을 위한 열망이 컸지만 어느 때보다 차분하게 경기를 맞았다.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FA컵 결승을 앞둔 전북 현대와 FC서울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 핼러윈 데이를 맞아 10만 여 인파가 이태원을 찾았고 이 과정에서 좁은 골목길에서 압사 사고가 벌어져 154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태원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 다음달 5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

경기 전 양 팀 사령탑도 사상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안익수 FC서울 감독은 “사회적 구단으로서 저희 서울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 홈(지역)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유가족들께 정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도 애도를 표했다. “큰 상처를 받았을 유가족과 피해자의 지인들께 어떻게 위로의 말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관중석도 어느 때보다 차분했다. 홈구장의 전북 팬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문구가 적힌 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경기 시작 후 양 팀 서포터즈는 10분 30초 동안 응원 없이 침묵했다. 희생자가 쏟아진 10월 30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축구 팬들의 방식으로 추모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전북이 3-1로 서울을 꺾으며 합계 5-3으로 이기며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는데, 우승 세리머니 땐 축포도 생략됐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하는 관중들. [사진=연합뉴스]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개막한 2022~2023 신한은행 SOL(쏠) 여자프로농구(WKBL) 인천 신한은행과 청주 KB스타즈의 경기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WKBL은 개막 식전 행사를 전면 취소했고 양 팀 선수들은 전원 검은 리본을 착용했다. 식전 행사 대신 선수단은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했다. 치어리더 공연도 취소됐고 응원단장과 장내 아나운서의 응원 유도도 최소화했다. 국가 애도 기간인 다음달 5일까지 이러한 분위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남자프로농구(KBL) 또한 이러한 분위기에 발을 맞춘다. 

프로배구도 마찬가지. 한국배구연맹(KOVO)은 국가 애도 기간 동안엔 추모의 시간을 보내고 검은 리본을 착용하고 경기에 뛴다고 밝혔다. 응원단이 주도하는 함성 소리도 이 기간 중엔 자제한다.

아울러 경기는 일정대로 진행하되, 각 구단과 긴밀히 협조해 경기장 내 비상 출입구 안내를 강화하고 관중 안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김천 한국도로공사는 30일 김천 종합체육관에서 화성 IBK기업은행과 홈경기 후 진행할 예정이던 팬 미팅 행사를 오는 12월 4일로 연기했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짓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있는 프로야구도 고심에 빠졌다. 차분한 분위기로 경기를 치르는 것은 당연하고 만약에 있을 불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KB스타즈 강이슬(가운데)과 동료들이 어깨에 검은색 리본을 달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KBL 제공]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달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릴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모든 선수들이 관중들과 묵념하며 애도의 마음을 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가 애도 기간인 1~4차전 동안 선수단 및 심판 전원은 모자 왼쪽에 애도 리본을 부착한다.

1~4차전에선 시구와 사전 행사도 최소화한다. 응원단 역시 응원단장이 관중들의 안전한 관람을 안내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치어리더는 운영되지 않고 엠프 사용과 축포도 생략된다.

KBO는 SSG 랜더스 필드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및 구단 안전관리 책임자와 함께 회의를 진행한다. 2만여 관중이 몰릴 수 있는 만큼 경기를 관람하고 경기장 내부에서 이동할 때에도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장 안전요원을 증원해 경기장에서 퇴장 시 안전을 철저히 관리하며 파울 타구 등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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