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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 시리즈' 변수, 어깨 아닌 손에 있었다 [키움 SSG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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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 시리즈' 변수, 어깨 아닌 손에 있었다 [키움 SSG 한국시리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1.01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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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1회 시속 157㎞ 속구를 뿌리며 삼진 2개를 잡아낸 안우진(23). 그러나 2회부터 속구가 눈에 띄게 줄었고 제구도 흔들렸다. 결국 3회 최정에게 솔로포를 내준 뒤 아쉽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안우진은 1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 1차전 선발등판해 2⅓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한 뒤 강판됐다.

이번 KS가 ‘안우진 시리즈’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왼쪽)이 1일 SSG 랜더스와 KS 1차전에서 3회말 최정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안우진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히트상품이었다. 시속 150㎞ 후반대 강속구를 앞세운 호쾌한 투구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만들었다. 224탈삼진으로 단일 시즌 이 부문 역대 2위에 등극했다. 시즌 막판엔 평균자책점(ERA) 2.11로 마무리하며 김광현(SSG)을 제치고 2관왕에 올랐다.

부진했던 이전 시즌에도 안우진은 가을이 되면 힘을 냈다. 이번엔 그 존재감이 남달랐다.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에서 나선 3경기에서 연일 호투를 펼치며 팀에 3승을 이끌었다. 닷새 휴식 후 나섰던 그의 등판 간격은 나흘로 줄었다. KS 1차전에서도 에릭 요키시를 내보낼 수 있었으나 홍원기 감독은 4일 쉰 안우진을 올렸다. 그만큼 확실한 카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론 최악의 수가 됐다. 선발투수로 처음 치른 풀타임 시즌 그는 PO까지 총 214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문제는 어깨가 아닌 손에 있었다.

안우진은 준PO 1차전에서 잘 던지고도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손에 잡힌 물집 때문이었다. 이후 두 차례 등판에선 큰 문제가 없었다. 등판 후반으로 갈수록 이를 의식해 변화구 승부가 늘어나긴 했어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1일 SSG 랜더스와 KS 1차전에서 2회말 볼넷을 내준 뒤 몰집이 생긴 손을 바라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1일 SSG 랜더스와 KS 1차전에서 2회말 볼넷을 내준 뒤 몰집이 생긴 손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KS 무대에서 일이 터졌다. 3회 최정에게 홈런을 내준 공은 스트라이크 존 하단으로 향하는 속구였다. 구속도 153㎞로 빨랐다. 다만 최정의 방망이는 자신감 있게 돌았다. 이미 앞서 변화구 승부가 많아진 것을 보고 안우진의 손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을 터다. 평소보다 위력이 줄어든 안우진의 속구는 공략대상이었다.

1회 14구 중 속구가 6구로 절반에 가까웠지만 2회엔 30구 중 10구로 비중이 확 줄었다. 3회에도 13구 중 5구가 속구였고 무리해서 던진 빠른공으로 최정에게 홈런을 내주게 됐다. 11월이 되며 이전보다 더 쌀쌀해진 날씨도 한 몫했을 가능성이 크다.

홈런을 맞은 뒤 마운드에 오른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누는 안우진의 손에선 피가 흘렀고 유니폼 여기저기에도 흔적이 남아 있었다. 키움 벤치는 결국 58구만을 던진 안우진을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역대 KS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76.3%(29/38)에 달했다. 그만큼 기선제압이 시리즈 성패를 가른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1차전 결과만이 중요한 건 아니다. 심지어 안우진을 최대 1,4,7차전까지 최대 3번까지 활용하려던 키움이었다. 안우진의 손에 문제가 생기며 이번 시리즈 가장 큰 변수가 발생했다. 과연 KS에 얼마나 큰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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