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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침체·부상병동 LG 살린 '이천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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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침체·부상병동 LG 살린 '이천 트윈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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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용·황목치승 중심 백업타선 폭발…세대교체 불씨 기대

[사직=스포츠Q 이세영 기자] 이보다 강한 잇몸이었다. 부상 때문에 2진 선수들이 대거 포진된 LG  타선이 주위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폭발했다. 무려 20점을 쏟아내며 포효했다.

롯데전을 치르기 전까지 LG는 팀 타율(0.252)과 타점(168개), 홈런(33개)에서 10개 구단 중 모두 9위에 불과했다. 득점권 타율도 0.219로 9위. 신생 구단 케이티가 이 부문 모두 최하위이기 때문에 기존 구단들 중 최하위인 셈이다. 마운드에서 악전고투하는 투수진을 보기에 부끄러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투수들 앞에서 어깨를 펴도 될 정도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것도 부상병들을 대신해 출전한 선수들이 매운 맛을 보여줬다. LG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전에서 20-12 승리를 거뒀다.

▲ 황목치승이 사직 롯데전에서 4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경기 전 타선을 봤을 때 차와 포를 떼고 마까지 제외시켰다고 느껴질 정도로 빈틈이 보였지만 대체 자원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펼치며 대승을 견인했다. 2군 구장이 위치한 이천에서 뛰는 멤버들의 맹활약 속에 LG는 2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양상문 LG 감독은 “초반 대량 득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주장 이진영을 비롯해 베스트9 야수들이 잘해줬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 기대한다”며 “오늘 콜업된 젊은 선수들의 적극적인 자세도 보기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나성용-황목치승이 증명했다

“라인업이 많이 바뀌었지만 경기는 해봐야 아는 것이다.”

이날 LG 라인업을 본 취재진들이 “전지훈련 연습경기 타선 같다”고 말하자 양상문 감독이 맞받아쳤다. 주전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백업 멤버들이 잘 메워줄 것이라고 봤다. LG는 박용택과 정성훈, 손주인 등 베테랑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진 채 롯데전을 치러야 했다.

양 감독의 호언장담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맹타를 휘둘렀다. 무려 11안타(1홈런) 8타점을 합작했다.

가장 눈에 띈 선수는 NC 나성범의 형으로 잘 알려진 나성용. 2011년 한화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나성용은 이후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송신영의 보상선수로 LG맨이 됐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하고 LG로 복귀한 나성용은 처음으로 얼굴을 내민 이날 첫 타석에서 생애 첫 만루포를 터뜨리는 등 5타수 2안타 4타점을 쓸어 담았다.

경기 후 나성용은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갑자기 콜업 돼 얼떨떨했다. 타석에서 무조건 초구를 친다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돌렸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나)성범이도 오늘 잘 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 기쁘다”고 웃어보였다.

황목치승의 진가도 돋보였다. 지난해 LG가 꼴찌에서 순위를 끌어올릴 때 주축으로 활약한 황목치승은 6타수 4안타 3타점 4득점을 폭발했다. 절묘한 번트와 상대 야수를 속이는 주루 플레이까지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준 황목치승은 주전 자리를 단숨에 차지할 수 있을 정도의 임팩트를 보여줬다. 박용택이 더그아웃에서 엄지를 치켜 세워줄 정도였다.

이외에도 정성훈 대신 3루 글러브를 낀 양석환이 3안타 경기를 펼쳤으며 이날 1군에 콜업된 이민재와 양원혁도 나란히 1안타씩을 신고, 양상문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 나성용(사진)이 LG로 팀을 옮긴 뒤 첫 타석에서 만루 홈런을 때리며 동생 나성범 못지 않은 펀치력을 자랑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세대교체 숙원사업 해내나, 무한경쟁 예고

내야수와 외야수를 가리지 않고 백업 멤버들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는 퓨처스리그에서 묵묵히 준비했기에 가능했다. 결코 운으로 거둔 성적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를 방송한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허슬 플레이를 펼친 황목치승을 보며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남다른 선수다. 이런 마인드가 그를 성장시키고 있다”며 지난해 한솥밥을 먹은 후배를 칭찬했다.

이날 콜업되거나 새로 투입된 선수들 외에 김용의, 안익훈, 최승준 등도 1군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다. 김용의와 안익훈은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10일이 지나면 주전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보이며 최승준도 허리 부상을 털면 제 궤도에 올라설 수 있다.

LG를 두고 베테랑의 기량이 빼어나 세대교체가 잘 되지 않는 팀이라는 말이 오가지만 젊은 선수들이 이날만큼만 해준다면 팀 타선에 선의의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신예들이 조금만 더 분발해주면 숙원사업을 이룰 수 있는 LG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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