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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승' 류지현과 이별, LG가 바라는 간절한 꿈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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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승' 류지현과 이별, LG가 바라는 간절한 꿈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1.04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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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년 연속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고 팀 창단 후 최다승을 안겼지만 LG 트윈스는 만족하지 않았다. 아쉬운 가을을 보낸 LG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LG는 4일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류지현(51)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구단은 심사숙고해 빠른 시일 안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다음 시즌 팀을 이끌 사령탑 후보로 이동한다. 이미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LG이기에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지휘봉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른바 ‘독이 든 성배’다.

LG 트윈스가 4일 2년 동안 팀을 이끈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스포츠Q DB]

 

LG에서만 11년을 뛰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류지현(51) 감독은 이후 친정팀에서 코치로서 지도자 커리어를 쌓아갔다. 대표팀에서도 수차례 코치를 맡으며 굵직한 성과를 냈던 그는 준비된 감독처럼 보였다.

2020시즌을 마친 뒤 LG는 19대 감독으로 류지현을 택했다. 첫 시즌 팀을 정규리그 3위로 이끌었고 올해엔 더 뛰어난 성적을 냈다. 시즌 막판까지 SSG 랜더스와 우승 경쟁을 벌인 LG는 87승(55패 2무)을 거두며 팀 역대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40년 역사에 현재 LG보다 높은 승률을 기록한 정규리그 우승팀은 단 14차례 뿐이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단 5차례에 불과했다. 2위 팀 중 LG보다 좋은 승률을 기록한 팀은 프로야구 원년 삼성 라이온즈(0.675)가 유일했다. 0.613이라는 승률도 예년 같았으면 정규리그 1위의 것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수치였다.

류지현 체제에서도 탄탄한 마운드진은 여전했다.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는 리그 최고 수준 원투로 활약했고 김윤식의 성장도 눈부셨다. 불펜에선 30세이브-30홀드 듀오 고우석과 정우영을 비롯해 이정용, 김진성, 김대유, 진해수도 빈틈없는 투구로 팀 평균자책점(ERA, 3.33) 1위를 이끌었다.

시즌 전 우승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나타냈던 류지현 감독은 팀 창단 후 최다승과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도 KS 진출 실패 등을 이유로 친정팀과 이별하게 됐다. [사진=스포츠Q DB]

 

올해는 특히나 타선의 반등이 돋보였다. 지난해 팀 타율(0.250) 8위에 그쳤던 LG는 올 시즌 3위(0.269)로 뛰어올랐다. 올해도 외국인 타자의 존재감은 미미했지만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박해민과 채은성, 김현수, 홍창기 등이 중심을 잡았고 문보경과 문성주의 성장세도 가파랐다. 이재원, 송찬의 등 가능성을 보인 타자들도 올 시즌 LG의 큰 성과였다. 

결국 문제는 가을야구였다. 지난해 3위를 차지하고도 두산에 업셋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던 LG다. 특히나 당시 김태형 두산 감독에 수싸움에서 밀려 류지현 감독은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다만 초보 감독이었고 상대가 ‘곰의 탈을 쓴 여우’로 불리는 김 감독이었기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도 한계를 보였다. 플레이오프(PO) 상대는 정규리그에서 7경기 차이가 났던 3위 키움. 상대전적에서도 10승 6패로 앞섰고 키움이 준PO에서 5차전까지 치르고 온 터라 체력적 우위도 분명했다.

이번에도 번번이 아쉬운 판단으로 1승 3패 탈락을 받아들여야 했다. 2차전 선발 플럿코를 6실점 후 내려보낸 뒤 “뒤를 내다봤다”고 해 팬들의 공분을 샀고 이 외에도 투수 교체 타이밍, 대타 기용 등은 다소 아쉬움을 자아냈다. 상대 홍원기 키움 감독 또한 2년차였으나 선수 기용 등에서 대비되는 면이 많았다. 

탈락 직후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으나 류 감독 또한 KS 진출과 우승에 대한 압박은 마찬가지처럼 느껴졌고 결국 아픈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2시즌 연속 하위팀에 업셋을 당하며 가을야구를 마친 LG. 어떤 감독이 새로 부임할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연합뉴스]

 

우승을 원하는 LG로서도 선택지가 많지 않다. 올 시즌을 끝으로 두산과 계약이 만료된 김태형(55) 감독, 삼성 라이온즈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감독으로 우승을 경험했던 선동열(59) 감독 정도가 떠오른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두산을 7년 연속 KS로 이끄는 전대미문의 업적을 쌓았다. 선동열 감독은 LG가 이미 한 차례 사령탑에 앉히려고 시도했던 인물이다.

문제는 LG 감독직이 유명한 ‘독이 든 성배’라는 것. 2000년 이후 LG는 감독대행 포함 10명의 사령탑을 거쳤는데 이 중 단 한 명도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 유력한 후보들로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다. LG로선 그만큼 더 지출이 커질 것이 뻔하다.

그럼에도 원하는 것이 분명하기에 이대로 멈출 수는 없다. 사실상 ‘윈나우’를 선언한 것이기에 FA 자격을 얻는 포수 유강남과 1루수 채은성 등도 적극적으로 붙잡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 자원에도 욕심을 낼 가능성이 있다.

아직 KS가 진행 중이지만 추후 어떤 인물이 LG 사령탑에 오를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스토브리그 그 어떤 선수의 거취보다도 LG 사령탑에 오르는 인물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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