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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 칭찬에 울컥… 배우 류준열의 성장 '올빼미'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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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 칭찬에 울컥… 배우 류준열의 성장 '올빼미'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11.10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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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스포츠Q(큐) 글 나혜인 · 사진 손힘찬 기자] ‘올빼미’가 어둠 속에 가려진 진실을 밝힌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안태진 감독과 배우 유해진, 류준열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올빼미는 맹인이지만 어둠 속에서는 희미하게 볼 수 있는 침술사 경수(류준열 분)가 소현세자(김성철 분)의 죽음을 목격하고 진실을 알리려 벌이는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류준열(왼쪽), 유해진.

이번 작품을 통해 장편 데뷔를 치른 안태진 감독은 “4년 전쯤 의뢰를 받고 시나리오를 썼다. 이후 작년 말까지 촬영하고 개봉하게 됐다. 오래 준비한 영화인데, 이 자리가 현실 같지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품은 조선왕가의 의문사인 소현세자의 죽음에 상상력을 덧붙여 완성했다. 인조실록은 소현세자의 죽음에 대해 ‘마치 약물에 중독돼 죽은 사람 같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미스터리에 입각해 주맹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더했다. 주맹증은 밝은 곳에서의 시력이 어두운 곳에서보다 떨어지는 증상이다.

안태진 감독은 “이야기의 시작은 주맹증이었다. 주맹증에 걸린 주인공이 궁에 들어가 무언가를 목격한다는 아이템이 있었다”고 제작 계기를 밝히며 “거기에 어떤 시대적 배경을 가져오면 좋을까 하다가 ‘마치 약물에 중독돼 죽은 사람 같았다‘고 세자의 죽음을 묘사한 문장을 발견했다. 이는 실록 중 가장 많은 의심을 담은 문구가 아닌가 싶다. 왜 이렇게 적었을까 호기심이 들었고 그 배경을 가져와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전체적인 플롯을 설명했다.

올빼미라는 제목에 대해서는 “제가 지은 제목은 아니지만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올빼미는 무언가를 목격하고 진실을 목격하는 자에 관한 이야기다. 무언가를 본다는 게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한다. 이것이 올빼미라는 제목과 잘 어울렸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역사 왜곡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은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두가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영화를 준비하고 공부하면서 인조가 세자의 가족을 죽일 만큼 미워했다는 맥락은 헤치지 않으려고 했다. 그 선에서 모든 디테일은 상상에 의해 채워나갔다”고 강조했다.

류준열(왼쪽), 안태진 감독, 유해진.

주맹증을 가진 맹인 역할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류준열은 “저는 저 스스로가 게으른 편이라고 생각해서 그동안 독특한 역할을 지양했다. 그런데 올빼미라는 작품은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고 고백했다.

이를 들은 안태진 감독은 “류준열 씨가 게으른 배우라고 말했는데 전혀 아니다. 영화 촬영 초반에 제가 장염에 걸려서 미음만 먹으면서 고생을 했던 적이 있다. 촬영을 하고 지쳐서 돌아오면 류준열 씨 전화가 온다. 그때마다 세 시간 정도 전화를 하다가 잠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에 류준열은 “제가 전화를 걸면 ‘네. 준열 씨 잠시만요’하고 이어폰을 끼시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류준열은 역할을 위해 실제 주맹증 환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감독님과 주맹증을 앓는 분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삶을 엿보려고 노력했다. 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부분이 많아서 그 부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단 하나 다른 게 있다면 눈빛이 인상에 남았다. 꿈을 꾸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고 그 세계를 이해하고 표현하려 했다”고 촬영 전 준비 과정을 전했다.

이어 “’어딜 보는 거지?’라는 느낌은 주고 싶지 않았다. 주맹증 환자도 그들 나름대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저는 거기에 지향하는 이상향이나 삶의 방향성 등을 중의적으로 담아내려고 했다”며 “눈을 감고 연기할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입이 있고 눈이 있으나 말하지 못하는, 꿈 꾸는 듯한 눈을 표현하는 쪽을 택했다. 가고자 하는 길을 보고 있는 인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수가 가진 핸디캡도 확장했다. “누구나 나름대로의 핸디캡을 갖고 있다”고 말한 류준열은 “경수 또한 본인의 핸디캡 외에 평민으로서 궁에서 벌어진 일을 보고도 못 본 척 해야 하는 면이 핸디캡으로 있다. 이것이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경수를 통해 인간의 핸디캡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속에서 짚어 볼 거리가 되지 않나 싶다”고 캐릭터가 가진 의미를 새겼다.

유해진.

유해진은 인조 역을 맡아 폭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인조를 연기하기 위해 연극 배우로 활동하던 때를 떠올렸다고. 색이 짙은 캐릭터를 할 때면 연극할 때를 많이 떠올린다고 밝힌 그는 “인조를 연기하는 데 있어 초점을 맞춘 부분은 인간의 욕망이다. 인조는 욕망에 눈이 멀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조 인간 같기도 하고. 사람으로서 그럴 수가 없는데”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번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배우 류준열의 성장이다. 류준열은 전작에 비해 더욱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사실 배우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공부하며 제 미래를 머릿속으로 그렸을 때 이런 작품, 이런 역할, 이런 자리는 한 번도 꿈꿔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저는 그저 아빠가 배우고, 남편이 배우고, 배우로 일하면서 적당히 벌어서 가족들과 외식도 하고 해마다 해외여행도 가는 걸 꿈꿨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배우를 하면서 저에게 찾아오는 작품들이 굉장히 감사하고 특별하다는 걸 점점 느끼고 있다”며 “해진 선배님 같이 관객으로 만나던 선배님과 촬영이 끝나고 밥 한 술 뜰 때 문득 ‘내가 왜 여기 있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에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것이 저의 성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스스로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류준열과 유해진은 ‘봉오동 전투’, ‘택시운전사’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을 함께했다. 류준열은 “세 번째 작품을 한다는 것에 기쁨과 안도 등 여러 감정이 교차했던 것 같다. 하지만 두 번 했으니까 세 번째도 똑같겠지 이런 생각은 아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러 연락해 잘 부탁드린다는 이야기도 안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다른 모습으로 만나고 싶었다. 또 다른 감정으로 선배님과 연기한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선배님도 따로 언급이 없으셔서 현장에서 처음 만나게 됐다”며 “첫 번째, 두 번째에 이어 세 번째에도 선배님의 또 다른 영업 비밀을 알게 됐다. 선배님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를 알게 됐다”고 유해진을 향한 존경을 표현했다.

류준열.

유해진은 류준열에 대해 “벌써 세 작품 째다. 다른 건 몰라도 영화를 보면서 되게 ‘정말 잘 서가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둥이 굶어진 느낌”이라며 “본인은 본인 입으로 성장 이야기하기가 조금 그렇겠지만, 제가 옆에서 봤을 때는 ‘굵은 기둥이 돼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의지해온 선배의 진중한 답변 때문일까. 류준열은 갑작스럽게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였다.

안태진 감독은 작품을 통해 ‘본다는 것’을 주요하게 말하고자 했다고. 그는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크던 작던 진실을 마주했을 때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메시지를 밝혔다.

올빼미는 11월 말 개봉으로 연말 극장가를 책임질 예정이다. 각자에게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할 이유를 묻자 유해진은 “영화는 극장에서 봤으면 좋겠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걸 목표로 만들었지 않나. 특히 스릴러는 많은 분들이 모여서 같이 숨죽이면서 보고. 그게 극장의 맛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태진 감독 역시 “소재 특성상 화면이 어두운 부분이 많다. 극장에서 보셔야 온전히 감상하실 수 있다. 오감을 자극하려고 만들었으니 극장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류준열은 “영화를 보는 이유가 가짜, 진짜를 구분하려고 보는 건 아니지 않냐. 관객은 영화가 가짜인 줄 알면서도 진짜라고 믿고 본다. 올빼미는 반신반의한 매력을 지닌 영화다. ‘이게 진짜일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보고 싶은 포인트”라고 관람을 독려했다.

영화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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