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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탄생, 화두는 손흥민 그리고 이강인 [카타르월드컵 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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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탄생, 화두는 손흥민 그리고 이강인 [카타르월드컵 엔트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1.1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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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축구 팬들을 놀라게 할 만한 빅이슈는 없었다. 그럼에도 윤종규(24·FC서울)와 송민규(23·전북 현대)에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파울루 벤투(53)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2일 서울시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설 26명의 대표팀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4년 내내 큰 변동 없는 엔트리를 활용했던 벤투 감독이기에 큰 이변은 없었던 결과였다. 그럼에도 윤종규와 송민규는 희박했던 가능성을 뒤집은 선수로 주목을 받는다. 아직까진 대표팀의 명운을 짊어질 핵심 선수로 분류되고 있지는 않으나 이들의 발탁은 적지 않은 기대를 키운다.

윤종규는 9월 평가전에 이어 11일 아이슬란드전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선발됐다. [사진=스포츠Q DB]

 

◆ 윤종규-송민규, 뻔한 벤투호서 탄생한 신데렐라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이들의 카타르행을 예상하는 이는 없었다. 송민규는 꾸준히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고도 좀처럼 골을 넣지 못했다. 12경기 0골. 윤종규는 2020년 한 차례 대표팀에 선발돼 A매치 데뷔전을 치렀으나 이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지난 3월 월드컵 최종예선에도 대표팀엔 발탁됐지만 경기엔 1분도 나서지 못했다.

마지막 기회를 완벽히 살려냈다. 윤종규는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이어 9월 평가전에도 기회를 얻었다. 코스타리카전 라이트백으로 나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도움까지 기록하며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명단 발표 전날인 11일 열린 아이슬란드전에도 선발 출전해 호평을 받았다.

윤종규는 안익수 감독의 FC서울에서 사이드백으로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드필더, 공격수들과 끊임없이 호흡을 맞추는 연계플레이는 ‘빌드업 축구’를 지향하는 벤투 감독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명단이 발표된 뒤 벤투 감독은 “윤종규는 우리 스타일에 적응했고 스타일에 맞는 좋은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 후에도 “지난 소집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좋은 기술을 가진 빠른 선수다. 몇 가지 전술적인 부분에선 보완할 점이 있지만 많은 기간 관찰한 선수고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친 건 맞다”고 칭찬했다.

대표팀 12경기에서 침묵을 이어가던 송민규(오른쪽)는 아이슬란드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반전드라마를 써냈다.[사진=스포츠Q DB]

 

9월 소집에서 제외됐던 송민규 또한 아이슬란드전 감각적인 패스 센스와 영리한 위치선정으로 골까지 터뜨렸다. 경기 후 “설레발 칠 생각은 없다”면서도 “월드컵에 꼭 가고 싶다. 이번 경기가 많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던 바람이 이뤄졌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을 볼 때 개인 특성뿐 아니라 팀에 녹아드는 것을 고려한다”며 “송민규는 이전에도 선발됐다. 부상 등 운이 안 좋기도 했지만 시즌을 잘 마무리했다. 소집 때 보여준 기량이 선발하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손흥민, 그리고 이강인

신데렐라 스토리도 좋지만 결국 중요한 건 벤투 감독만의 베스트 11이다. 송민규는 백업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고 윤종규는 오른쪽 수비 자원 중 급부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발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4년 내내 큰 틀에선 변동이 적은 편이었다. 보수적이라는 표현을 얻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엔트리 변동 폭도 별로 없었고 베스트 11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이 중 가장 핵심 역할을 맡았던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월드컵 출전이 불확실하다는 건 너무도 크나 큰 걱정이다.

안와골절 수술 후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월드컵에 출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운 손흥민에 대해 벤투 감독은 "기다리면서 매일 상황을 분석해야 한다. 아직 선택할 시간이 있다. 선수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스포츠Q DB]

 

안와골절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나서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개인과 대표팀을 위해 무리하다가는 더 일을 키울 수 있다.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급선무다.

그렇기에 답답함은 가중된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과 관련해서는 본인, 그리고 구단과 지속적으로 연락 중”이라며 “(훈련에 합류할) 정확한 날짜는 미정이다. 기다리면서 매일 상황을 분석해야 한다. 아직 선택할 시간이 있다. 선수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앞서 올 시즌 K리그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인 오현규(21·수원 삼성)가 26인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대표팀과 동행한다고 밝혔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지게 될 경우를 염두에 둔 선택이다. 최악의 상황까지도 대비하고 있다.

이강인(21·마요르카)도 우려를 씻고 대표팀에 승선했다. 201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골든볼(MVP) 수상자이자 올 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정상급 미드필더로 주목받고 있음에도 벤투 감독은 그간 그를 활용하지 않았기에 선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그동안 벤투 감독의 중용을 받지 못했던 이강인이 월드컵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벤투 감독은 “이강인의 장점은 기술이 좋다는 것이다. 예전에 비해 발전 있어서 선발했다”면서도 “언제 활용할지 지금 말하기 어렵다. 경기 해봐야 한다. 경기 중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란한 발 기술을 바탕으로 한 탈압박 능력,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 센스, 세트피스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정교한 킥력 등 이강인은 우루과이, 포르투갈 등을 맞아 수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 방으로 흐름을 뒤집어줄 수 있는 선수다. 지금껏 이강인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벤투 감독이 과연 본선 무대에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도 이번 월드컵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 26인 최종명단

△ FW = 황의조(올림피아코스) 조규성(전북)
△ MF = 정우영(알 사드) 손준호(산둥 타이산) 백승호(전북)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권창훈(김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강인(마요르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나상호(서울) 송민규(전북)
△ DF =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 권경원(감바 오사카) 조유민(대전) 김문환(전북) 윤종규(서울) 김태환(울산) 김진수(전북) 홍철(대구)
△ GK = 김승규(알샤바브)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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