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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이강인 "아쉽다", 그래서 더 기대되는 가나전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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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이강인 "아쉽다", 그래서 더 기대되는 가나전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1.25 0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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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너무 좋은 경기력이었기에 무승부라는 결과가 아쉽다.”

경기를 마친 이강인(21·마요르카)의 총평.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의조(이상 30·올림피아코스)라고 다르지 않았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 바탕엔 자신감이라는 확실한 수확이 있었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목표인 16강으로 가기 위한 소중한 승점 1을 따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손흥민이 24일 우루과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0-0으로 마친 뒤 마스크를 벗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강을 목표로 했지만 많은 이들이 큰 기대를 갖지 않았다. 그동안 월드컵 아시아 예선, 평가전 등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그 중심에 벤투식 빌드업 축구가 있었다. 상대전적 1승 1무 6패로 뒤져 있는 피파랭킹 14위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국(28위)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욕심처럼 보이기도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오직 월드컵만을 위해 전력을 아껴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전반 초반부터 대표팀은 후방부터 차근차근 빌드업을 통해 경기를 풀어갔다. 몇 차례 실수에 의한 역습과 세트피스, 중거리 슛 등으로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고 전반적으로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후반 중반 이후 주도권을 넘겨주며 점유율에서 37%-47%(경합 16%)로 밀리긴 했지만 전반엔 오히려 더 앞섰고 전반적으로 오히려 더 경기를 주도했다. 

상대는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와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등 세계 최강 수준 중원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정우영(알 사드), 이재성(마인츠)은 결코 이들에게 밀리지 않는 장악력을 보여줬다.

중원을 든든히 지킨 황인범(왼쪽).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들을 상대로 다급하게 공을 걷어내는 것이 아닌 침착하게 탈압박을 하며 연계플레이를 펼쳤고 우리만의 플레이를 차분히 풀어나간 건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요소였다.

현실적으로 피파랭킹 61위 가나를 1승 타깃으로 여겼던 만큼 우루과이와 무승부로 승점 1을 차지한 건 매우 고무적이다. 이날 경기력이라면 포르투갈(9위)과도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안와골절 수술 후 3주 만에 경기에 나선 손흥민이 전반 화려한 드리블과 후반 날카로운 슛으로 폼을 끌어올렸다는 것도 반갑다. 경기 내내 상대 수비진과 충돌하면서도 몸 상태에 큰 이상이 없다는 걸 보여줬고 오는 28일 오후 10시에 치를 가나전엔 더 좋은 경기력을 기대케한다.

이강인의 활용도를 확인했다는 것도 큰 소득이었다. 올 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그동안 그를 대표팀에서 활용하지 않았던 벤투 감독은 이날 후반 30분 이강인을 깜짝 투입했다. 이강인은 공을 잡을 때마다 침착하게 공을 지켜냈고 손쉽게 동료들에게 공을 연결하며 벤투식 ‘빌드업 축구’의 완성도를 높여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해냈다.

후반 교체로 투입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강인(왼쪽에서 3번째)이 경기 후 벤투 감독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지어 대표팀 공격의 한 축을 맡아온 황희찬(26·울버햄튼 원더러스)도 기대요소 중 하나다. 훈련 도중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돼 우루과이전엔 결장했지만 벤투 감독은 그를 최종엔트리에서 제외시키지 않았다. 추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 나상호(26·FC서울)가 준수한 활약을 보였음에도 스스로 공격을 풀어내기보단 연계플레이, 수비가담 등에서 더 가치가 빛났다는 점을 생각하면 ‘크랙’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황희찬의 가세는 분명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김민재(26·나폴리)는 물론이고 김영권(32·울산 현대)과 월드컵에 처음 나선 김진수(30)와 김문환(27·이상 전북 현대) 등이 지키는 수비도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치러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16강을 위해 가나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분명한 건 그 과제가 우루과이전을 치르고 한결 현실에 가깝게 느껴지게 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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