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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등 도움, 기적의 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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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등 도움, 기적의 발판이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2.12.0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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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가 한 건 해줬다. 3년 전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를 분노하게 했던 그가 이번엔 우리를 웃게 했다.

호날두는 3일 자정 킥오프한 한국과 포르투갈 간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경기에 포르투갈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장했다. 공격포인트는 없었고 후반 20분 교체아웃됐다. 팀도 1-2로 졌다.

전반 27분 그가 ‘실점용 도움’을 제공한 게 우리에겐 ‘땡큐’였다. 이강인(마요르카)의 왼쪽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고 문전 앞에 있던 김영권(울산 현대) 발에 걸렸다. 전반 초반 실점해 분위기가 침체돼 있던 한국은 균형을 맞추면서 결국 기적을 일궜다.

찬스를 놓친 호날두가 짜증을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욕심이 많은 호날두는 지속해서 골문을 두드렸으나 결국 웃지 못했다.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나중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일대일 찬스를 놓치는 장면도 나왔다. 전성기였다면 그렇지 않았을 플레이였다. 유효슈팅도 없었다.

월드컵 조 편성 때부터 호날두의 포르투갈과 한 묶음이 된 걸 흥미롭게 여기는 한국인이 많았다. 2019년 7월 일을 모두가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 때 느낀 서운함을 우리 대표팀이 승리로 반드시 설욕해주길 바라는 팬들이 많았다.

당시 세리에A 명문클럽 유벤투스 소속이던 호날두는 사인회 불참, 경기 결장도 모자라 환호하는 팬들에게 단 한 번 손짓조차 하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날강두, 노쇼두 등 그를 조롱하는 별명이 생겼다.

호날두가 교체 아웃되며 불쾌함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에선 풀타임으로 뛰었고 팬서비스마저 양호했던 그라서 한국에서의 모습은 너무도 대조를 이뤘다. 워밍업조차 하지 않았던 데서 피치를 밟으려는 의지가 읽히지 않았고, 미디어와의 인터뷰 한 마디 없이 떠났으니 그를 찬양했던 팬들이 안티로 돌아선 건 당연했다.

수년간 세계 축구계를 양분해온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PSG)와의 라이벌 관계 이른바 ‘메호대전’이 적어도 한국에서만큼은 종결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수십만원을 들여 올라온 지방사람, 출근 스케줄을 조정한 직장인, 아들에게 추억을 선사하려던 아버지 등등 분노한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미움을 잔뜩 샀던 호날두는 결국 한국전에서 민감한 응원소리를 들어야 했다. 현장에서 취재 중인 몇몇 매체들에 따르면 일부 한국 관중들은 호날두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보냈고 호날두가 찬스를 놓치면 메시를 외쳤다고. 김영권의 골까지 ‘어시스트’했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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