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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킥+김영권 왼발=월드컵 3차전 필승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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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킥+김영권 왼발=월드컵 3차전 필승공식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2.12.03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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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월드컵 3차전, 코너킥, 김영권 왼발과 팔뚝 키스.

한국 축구의 ‘자이언트 킬링’ 공식이다. 김영권(32‧울산 현대)이 4년 전 독일에 이어 포르투갈마저 침몰시키는데 앞장섰다.

왼발잡이 센터백 김영권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동점골을 넣어 한국이 극적으로 16강에 오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김영권(오른쪽 첫 번째)의 동점골 순간. [사진=연합뉴스]

이쯤 되면 ‘3차전의 사나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김영권은 독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때도 후반 막판 골을 넣었다. 그때도 코너킥, 문전 앞이었고 왼발로 차 넣었다. 놀랄 만큼 골 상황이 비슷하다.

‘카잔의 기적’ 때는 토니 크로스 다리 사이로 흐른 공을, ‘알라이얀의 기적’에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등에 맞고 떨어진 공을 차 넣었다. 코너키커가 올린 공을 헤더나 발로 넣은 게 아니라 우당탕탕 느낌이 강하다. 두 골에 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가 없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의 세리머니도 대한민국에겐 기분 좋은 공식이다. 김영권은 득점 직후 4년 전과 똑같이 승무원 출신 아내 박세진 씨와 첫째 딸 김리아 양을 영문으로 새긴 오른쪽 팔뚝에 입을 가져다 댔다. 수비수라 골 넣을 일이 극히 드문데 A매치 통산 7골 중 무려 2골을 전국민이 지켜보는 월드컵에서 넣어 순도가 높다.

게다가 그 두 골 상대가 당시 피파랭킹 1위였던 독일, 이번엔 9위 포르투갈이라 임팩트가 강렬하다. 중앙수비수 중 월드컵 본선에서 2골을 뽑은 이는 이로써 홍명보, 이정수, 김영권 등 셋이 됐다. 홍명보는 1994 미국에서 2골, 이정수는 2010 남아공에서 2골을 뽑았다. 두 대회에서 득점한 수비수는 김영권이 유일하다는 의미다.

김영권의 팔뚝 세리머니. 가족을 향한 애정표현이다. [사진=연합뉴스]

5년 전만 해도 온갖 비난을 받던 이라서 김영권에겐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2017년 8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관중 소리가 커 소통이 힘들었다”고 말했다가 맹비난을 받았던 그였다.

실언 논란으로 고개를 숙인 채 절치부심한 그는 4년 전 장현수 윤영선과, 이번엔 김민재 권경원과 호흡을 맞추며 대표팀 후방을 든든히 책임지고 있다. 포르투갈전에선 후반 막판 다리 경련으로 힘겨워하다 교체될 정도로 모든 힘을 쏟아 부었다. 이젠 행운의 아이콘으로 우뚝 선 김영권이다.

4년 전과 지금이 다른 점은 결과다. 2패 뒤 1승했던 4년 전엔 조별리그 탈락으로 짐을 쌌지만 이번엔 1승 1무 1패로 16강전에 진출했다. 김영권은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에서 “골도 골이지만 이루고자 하는 목표인 16강 진출을 이뤄내 너무 기쁘다”며 “4년 동안 준비해오면서 어려움도 많았는데 행복하다. 한국 축구가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여태껏 A매치 99경기를 치른 김영권은 그토록 바랐던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센추리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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