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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팠던 대패, 6월과 다른 점은? [한국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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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팠던 대패, 6월과 다른 점은? [한국 브라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0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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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대패 이후 반 년 만에 다시 만난 브라질. 한국 축구 대표팀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성장을 이뤘을까.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KBS, SBS, MBC, 네이버스포츠, 아프리카TV 등 생중계)을 치른다.

피파랭킹 1위이자 역대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 브라질과 28위 한국. 다시 한 번 ‘자이언트 킬링’ 기적을 쓸 수 있을까.

지난 6월 브라질에 1-5로 대패했던 한국은 월드컵 16강 진출과 함께 많은 문제점을 보완했다. 이젠 부담을 내려놓고 다시 한 번 브라질을 상대한다. [사진=스포츠Q DB]

 

브라질은 세계 축구 최강팀으로 불린다. 선수단의 평균 시장가치는 3430만유로(469억원)로 한국(458만유로)의 7배 이상이다. 상대 전적에서도 1승 6패로 압도적 열세다.

불과 6개월 전 국내로 초청해 치른 평가전에서 한국은 1-5로 대패했다. 1골을 넣었고 실수가 나오긴 했으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의조(올림피아코스),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을 앞세운 공격진의 가능성을 봤다는 점에서도 6만여 관중과 국내 축구 팬들을 만족시킨 경기였다.

그러나 ‘증명의 무대’인 월드컵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미 강호 포르투갈을 잡아내며 12년 만에 16강 진출 역사를 썼기에 기대감을 더 높인 터다. 물론 여전히 절대 약세 평가를 받고 있으나 6개월 전과 비교하면 그래도 한 번 해볼 수 있다는 기대를 걸어 보는 분위기다.

6개월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볼 필요가 있다. 당시에 어떤 점이 부족했고 그 때에 비해 무엇이 발전했나 확인하는 것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당시 대표팀은 실수를 남발하며 5실점했다. 특히 라이트백 알렉스 산드루(유벤투스)와 공격수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 봉쇄에 애를 먹었다. 산드루에게 3차례나 결정적인 돌파를 허용했다. 선제골은 돌파 이후 컷백 과정에서, 2,3번째 골은 돌파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또 한 골은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의 패스미스와 클리어링 실수에 인한 것이었고 마지막 골은 가브리엘 제주스(아스날)의 원맨 플레이에 완벽히 당하며 내줬다.

당시엔 김민재(왼쪽에서 2번째)가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브라질을 상대했다. 이번에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그의 경기 출전 여부가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수비의 가장 큰 차이는 당시엔 부상으로 김민재(나폴리)가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브라질과 16강전에도 김민재의 출전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종아리 부상으로 포르투갈전을 벤치에서 지켜봤고 훈련장에서도 여전히 개인 회복훈련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 수비수 김민재가 나온다면 당시와는 확실히 안정감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김민재가 결장한다고 하더라도 대표팀 수비는 조별리그를 거치며 조직력도 좋아지고 자신감을 얻었다. 6개월 전 김영권(울산 현대)과 호흡을 맞췄던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포르투갈전 선발 출장해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도 큰 자산이다. 당시 산드루에게 쉽게 뚫렸던 오른쪽 측면엔 이번 대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문환(전북 현대)이 지킨다. 수비에 초점을 둔다면 수비 가담능력이 뛰어난 나상호(FC서울)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에이스들의 몸 상태도 그때와는 다르다. 당시 네이마르는 최고의 경기력을 펼쳤고 손흥민 또한 골만 없었을 뿐, 브라질 수비진을 휘저으며 절정의 경기력을 뽐냈다. 다만 네이마르는 발목 부상, 손흥민은 안와골절로 수술 후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네이마르가 없는 브라질은 2,3차전에서 1골에 그쳤다. 이날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네이마르의 몸 상태가 어떨지가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 손흥민은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포르투갈전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팀을 16강에 올려놨다. 이후 자신감을 더 끌어올렸기에 이날 경기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당시 경기 패배 후 벤투 감독은 “많은 걸 고치고 보완해야 한다. 1-5라는 결과보다 많은 실수가 나온 게 문제였다”며 “강팀을 상대로 많은 실수가 나올 경우 벌어질 수 있는 당연한 결과였다. 이 경기 내용을 갖고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황인범(왼쪽부터)과 황희찬, 나상호, 백승호, 김민재 등 브라질전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놀랍게도 한국은 많은 문제점을 보완했고 월드컵 무대에서도 득점과 실점의 균형을 맞출 만큼 성장했다. 또 많은 이들이 의심했던 ‘빌드업 축구’에 대한 완성도를 크게 높여 기적을 만들어냈다. 

당시 손흥민과 황희찬, 황의조는 치치 브라질 감독의 호평을 얻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포르투갈전 한국의 16강행을 확정짓는 골을 합작해냈다. 황의조는 부진에 빠져 있지만 한국 월드컵 사상 첫 한 경기 멀티골의 주인공 조규성(전북)이 가파른 성장세로 제1옵션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적은 기회를 살리기에 안성맞춤인 짚 높은 패스를 연결할 수 있는 이강인(마요르카)도 빼놓을 수 없는 한국의 공격 자원이 됐다.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선수들은 하나 같이 브라질전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황인범은 “회복하는 게 가장 급선무”라면서도 “6월 친선전 같은 실수, 안 좋은 장면들은 보여주지 않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팀적으로 너무 좋아졌다. 어떤 팀이든 자신 있게 우리만의 경기 보여줄 수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젠 경기에서 보여줄 일만 남았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향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브라질전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다. 16강행을 선물해준 벤투호가 최선을 다하고 향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이들이 더 많다. 그렇기에 선수들도 부담보다는 기대감이 더 큰 상황이다. 벤투 감독도 “부담스러운 건 오히려 브라질”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전 즐기는 자세로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줄 준비를 마친 한국 축구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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