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8:36 (목)
금의환향 벤투호,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관심' [SQ현장]
상태바
금의환향 벤투호,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관심' [SQ현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07 2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금의환향한 한국 축구 대표팀. 공항은 이들을 환영하기 위한 1000여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행사를 가졌다. 

이들이 입국장에 나타나기까지 예정시간보다 1시간 이상 지연됐지만 팬들은 자리를 이탈하지 않았던 이들은 태극전사들의 등장에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1000여 명 팬들의 환영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벤투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를 거두고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브라질과 16강전에서 1-4로 대패했으나 실망감보다는 16강 진출이라는 쾌거에 더 많은 시선이 집중됐고 이날 현장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확실히 읽어볼 수 있었다.

이날은 소속팀으로 바로 복귀한 김승규(알 샤밥)와 큰 정우영(알사드),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모두 함께 했다.

1천여 인파는 이들이 입국장 밖으로 모습을 보이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특히 10대부터 30대까지 많은 여성 팬들이 주를 이뤘다. 선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부터 플래카드, 스케치북에 선수들의 이름과 응원 메시지를 써서 각자의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했다.

안전띠가 둘러진 뒤로 많은 인파가 몰렸고 선수들을 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선수단이 나타나자 “밀지 말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다행스럽게도 특별한 안전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특히 기존 핵심 전력들 외에도 이번 대회를 통해 ‘월드스타’로 거듭난 조규성(24·전북 현대)과 대표팀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한 이강인(21·마요르카)을 응원하는 많은 이들이 눈에 띄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축구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신동은(왼쪽) 씨와 이다원 씨는 조규성과 이강인 등 선수단을 직접 보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았다. [인천=스포츠Q 안호근 기자]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 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스무살 두 여성은 선수단을 보기 위해 이날 현장을 찾았다.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피지컬, 다정다감한 성격, 멀티골의 임팩트 등에 반해 조규성에 입덕했다는 신동은 씨는 조규성이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만약 해외에 나가더라도 가끔 K리그를 보러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인 태도와 뛰어난 기량 등에 이강인에게 입덕했다는 이다원 씨는 “짧게 밖에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그래도 지나가면서 옆을 많이 봐줘서 눈인사 정도는 나눌 수 있었다”며 “향후 국가대표 경기가 열리는 꼭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씨는 “월드컵을 뛰느라 정말 고생 많았고 16강까지 갈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 앞으로 가능성을 읽어볼 수 있었던 월드컵이었다”고 했고 이 씨는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니 앞으로 경기 할 때도 부담을 가지기보다 즐기면서 하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으나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잡아냈고 이어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이후 국가대표 경기는 연일 매진됐고 K리그 경기가 열릴 때면 이전보다 더 많은 여성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 덕에 2018년 5444명이었던 K리그1 평균 관중은 이듬해 8013명까지 불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관중은 크게 감소했고 올 시즌 전면적으로 관중석을 개방했으나 평균 관중은 4820명으로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쉬운 건 유일한 카타르 월드컵이 사상 첫 겨울 대회로 열려 그 열기가 곧바로 K리그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1000명을 웃도는 팬들이 축구 선수단을 환영하기 위해 공항을 찾았다. 이들은 뜨거운 환호와 플래카드 등으로 애정을 나타냈다. [인천=스포츠Q 안호근 기자]

 

16강에 진출한 뒤 선수들이 들고 나왔던 태극기에 새겨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화제가 됐다. 롤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 확률이 희박했던 DRX 소속 ‘데프트’ 김혁규의 발언으로 DRX가 역경을 딛고 우승을 거둔 뒤 화제가 됐던 말인데, 태극전사들을 통해 더욱 유명한 표현이 됐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애정과 관심이다. 이를 위해선 선수들과 한국프로축구연맹 등도 발벗고 나서야 한다. 이번 월드컵으로 많은 이들이 축구의 세계에 유입된 만큼 이들을 경기장으로 끌고 올 수 있기 위해선 내년 개막 때까지 남은 3개월여 동안 그 관심을 유지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수단과 함께 하는 행사, 각종 영상 콘텐츠 등을 통해 이 관심을 지속시키는 게 중요하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16강 진출 후 “한국 축구도 많이 발전해야 한다. 선수들의 기량적인 부분이 제일 중요하지만 그것을 별개로 놓더라도 더 발전해야 한다”며 “일본과 똑같은 16강이라는 성적을 냈다고 해서 일본만큼 환경을 갖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든다. 일본 선수들은 정말로 좋은 환경에서 해나가고 있다. 유럽 어디를 가도 일본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수십년 전부터 자국 리그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K리그보다 더 많은 팬들이 찾고 많은 투자가 이어진다. K리그의 발전을 위해서도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선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관심을 나타내야 한다. 지금의 이 뜨거운 열기를 잘 이어가 이들을 경기장으로 불러올 수 있게 될 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 마련될 것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