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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집안' 이정후 고우석, 시선은 벌써 WBC로 [일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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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집안' 이정후 고우석, 시선은 벌써 WBC로 [일구상]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0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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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젠 처남과 매부 사이가 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고우석(이상 24·LG 트윈스)가 올해를 빛낸 프로야구 투타 스타들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있다. 일구상 시상식에서 만난 이들의 시선은 벌써 내년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향해 있었다.

이정후와 고우석은 8일 서울시 강남구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각각 최고타자상과 최고투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야구집안’ 두 스타는 다음 시즌이 개막하기 직전 내년 3월 열리는 WBC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8일 일구대상에서 최고타자상을 받은 뒤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의 아들로 주목을 받으며 프로야구에 발을 들인 이정후는 데뷔 시즌부터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듬해부터 4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올 시즌은 타율(0.349), 최다안타(193), 타점(113), 출루율(0.421), 장타율(0.575) 5개 부문에서 타이틀을 차지하며 KBO 공식 시즌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특히 장타력을 크게 끌어올렸고 홈런도 23개나 기록한 게 눈에 띈다.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한 이정후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발전이었다. 이정후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도전 기회를 갖게 된다. 외야수라는 포지션 제약이 있지만 올해와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그와 비교 대상이 됐던 일본 프로야구 간판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29)가 이날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기간 5년, 9000만달러(1189억원)에 대형 계약을 맺은 건 그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 보스턴은 오릭스에 지불하는 포스팅 비용 1537만달러(203억원)까지 포함해 총 1억540만달러(1393억원)을 투자했다.

이정후 또한 이 사실을 접했다. “요시다는 내가 많이 참고하는 선수다. 그동안 대표팀 경기에서 많이 만났고 2020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엔 SNS를 통해 연락도 주고 받았다“며 ”아시아권 선수가 계속 좋은 계약을 맺으며 미국에 진출하는 것 같다. 나도 내년 시즌을 마치고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절친한 친구 사이에서 이젠 처남과 매부 사이가 될 이정후(오른쪽)와 고우석. [사진=연합뉴스]

 

요시다는 외야수라는 포지션, 뛰어난 선구안과 장타력을 갖춘 자원이라는 점에서 이정후와 비교대상이 되곤 한다. 그러나 이정후는 “(요시다와) 비교 대상이 아니라서 부담은 전혀 안 된다. 난 나의 길을 가야 한다. 내년엔 정확하고 강하게 타격하기 위해 실력을 더 갈고닦을 것”이라며 “이번 비시즌은 평소보다 훈련을 일찍 시작하려고 한다. 내년 1월 초에 혼자 미국으로 가서 개인 훈련한다. 개인 트레이너와 시설을 구했다”고 전했다.

이 기간 미국에서 에이전트를 만날 계획도 있다는 이정후. 그렇기에 내년 열릴 WBC가 더욱 중요해진다. 해외 진출을 앞둔 그에게 쇼케이스 무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투수들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할 절호의 기회다.

이정후는 “온몸을 불사를 것이다. 아버지가 뛴 (2006년) WBC 대회가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국제무대였다. 그 무대에서 뛴다면 매우 영광스러울 것”이라며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축구 대표팀과 비교엔 “정말 멋져 보이더라. 특히 열세라고 생각했던 경기를 잡아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 팀(키움)이 떠올랐고 동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고우석에게도 최고의 시즌이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42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48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히 이번 겨울 이정후의 여동생과 결혼이 예정돼 있어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한 해 마무리를 하고 있다.

최고투수상 영예를 안은 고우석은 "이 상에 걸맞은 선수가 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고우석은 최고투수상 수상 후 “개인적으로 최고의 투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상에 걸맞은 선수가 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내년에도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팀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개인 타이틀보다 팀 타이틀을 더 갖고 싶다. 또 그 팀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더 안정감을 갖게 될 고우석에게도 WBC는 큰 동기부여를 안겨준다. 시속 150㎞ 중후반대 공을 뿌려대는 고우석의 공은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쿠리야마 히데키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은 “후반부 리드를 잡으면 우리 타자들이 칠 수 없을 것 같다”고 고우석의 공을 높게 평가했다. 

시상식 후 만난 고우석은 “비시즌을 준비하면서 시즌 초엔 평균적으로 컨디션 올라오지 않았다”면서도 “엄청 잘하려고 하는 생각으로 준비한다기보다는 차분히 몸을 잘 만들겠다”고 말했다.

WBC는 내년 3월 열린다. 예선 무대를 거쳐 본선에 오르면 미국에서 더 쟁쟁한 선수들과 겨룬다. 아직 50인 예비 명단만 나왔을 뿐이지만 이정후와 고우석의 출전은 확실시되고 있다. 한국 야구의 기둥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나서지 못하지만 쟁쟁한 KBO리그 스타들은 물론이고 MLB에서 뛰고 있는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 한국계 선수인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로버트 레프스나이더(보스턴 레드삭스) 등의 합류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2연속 부진했던 WBC를 통해 한국야구의 위상을 높이고 그를 통해 다시 야구 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한국 야구 최고 타자와 투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를 통해 자신들의 세계 무대에 가치를 알리고 키울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 2022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 수상명단

△ 일구대상 = 이대호(은퇴)
△ 최고타자상 =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 최고투수상 = 고우석(LG 트윈스)
△ 신인상 = 정철원(두산 베어스)
△ 의지노력상 = 노경은(SSG 랜더스)
△ 특별공로상 = 박노준 안양대 총장
△ 프로 지도자상 = 박치왕 상무 감독)
△ 아마 지도자상 = 김의수 대전고 감독
△ 심판상 = 오훈규 KBO 심판위원
△ 프런트상 = 류선규 SSG 랜더스 단장
△ 감사패 전달식 = 원로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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