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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VS 모드리치, 결과가 전부인 준결승 빅매치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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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VS 모드리치, 결과가 전부인 준결승 빅매치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1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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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세계 최고 축구 선수만이 차지할 수 있는 발롱도르, 유럽 최강자를 가리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축구 선수로서 거의 모든 걸 이뤄낸 두 스타가 격돌한다. 아직 갖지 못한 단 하나, 월드컵 트로피를 위해.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35·파리생제르맹)와 크로아티아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는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에서 격돌한다.

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던 두 축구도사는 커리어에 화려한 방점을 찍기 위해 나선 마지막 월드컵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결을 펼친다. 생애 두 번째 결승행을 위해선 무조건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경기다.

개인 커리어에 월드컵 우승을 새겨넣겠다는 같은 목표를 지닌 크로아티아 루카 모드리치(왼쪽)와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14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에서 격돌한다. [사진=AFP/연합뉴스]

 

포지션부터 국적, 소속팀까지 많은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점도 많은 둘이다. 메시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선수다. 축구 역사를 통틀어봐도 펠레(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등과 비교대상에 오르곤 한다. 그러나 아직 메시가 그들과 비교될 수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은 그 이유로 월드컵 트로피를 꼽는다. 메시는 앞서 4차례 대회에 나섰지만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이룬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발롱도르만 역대 최다인 7차례를 수상한 메시는 30대 중반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변함 없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개인 커리어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하다. 개인 트로피는 물론이고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컵은 물론이고 남미 국가들 중 최강자를 가리는 코파아메리카에서도 번번이 준우승에 그쳤던 메시는 2021 코파아메리카에서 드디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젠 월드컵만 남았다.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4골 1도움을 기록하고도 결승에서 독일에 연장 후반 골을 내줬다. 준우승팀 소속으론 이례적으로 골든볼(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차지했지만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던 메시의 애처로운 표정은 여전히 축구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이번 대회 팀이 어려울 때마다 골을 터뜨렸다. 3골 2도움. 특히 네덜란드와 8강전에선 경기 전부터 이어진 네덜란드의 트래시 토크는 물론이고 경기 중에도 집중견제 대상이 돼 거친 수비를 마주해야 했지만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고 승부차기도 여유 있게 성공시키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자신을 향한 경기장 안팎의 견제에도 굴하지 않고 맹활약하며 아르헨티나를 4강에 올려놓은 메시. [사진=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우승 트로피가 없다. 코파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 단계 더 도약한 ‘국대 메시’가 월드컵 우승 트로피까지 가져온다면 마라도나에 뒤질 것이 없게 된다.

모드리치에게도 이번 월드컵은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대회가 되고 있다. 왜소한 체구에도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패스 센스 등을 갖춘 모드리치는 10년 전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레알이 3연속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때도 단연 모드리치는 중심에 서 있었다. 소속팀 선배이기도 한 지네딘 지단과 같이 화려하지 않음에도 모드리치는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바탕으로 누구보다 꾸준했고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2018년 러시아 대회 때는 연이은 연장 승부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크로아티아를 이끌었다. 2골 1도움 등 맹활약한 그는 메시와 마찬가지로 준우승에도 골든볼 영예를 안았다.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가 10년 동안 양분하던 체제를 깨뜨린 것도 바로 그였다. 모드리치는 그해 발롱도르까지 수상했다.

모드리치(가운데)가 이끄는 크로아티아는 세계 최강 브라질까지 격침시키며 다시 한 번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그러나 메시와 마찬가지로 딱 하나 부족한 걸 꼽자면 단연 월드컵 우승이다. 러시아 대회 때에도 이미 33세로 마지막 대회를 예감케했으나 여전히 세계 최고팀 레알에서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다시 한 번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크로아티아 역사상 월드컵 우승은 없었다. 이번 대회에도 4강까지 올라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를 찾긴 힘들었다. 그럼에도 세계 최강 브라질까지 격침시키는 등 놀라운 저력으로 다시 한 번 결승 무대, 나아가 우승을 넘보고 있다. ‘월클’ 중원 사령관 모드리치가 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맞대결 결과로만 봤을 때는 모드리치가 밀릴 게 없다. 프로 무대에서 메시와 맞대결에선 25경기 11승 5무 9패로 모드리치가 앞섰다. 국가대표로도 2018년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에서 격돌했는데 크로아티아가 3-0 완승을 거뒀고 모드리치는 골까지 터뜨렸다. 크로아티아와 아르헨티나의 통산 전적도 2승 1무 2패, 월드컵에서도 1승 1패로 대등했다.

이미 세계 최고의 ‘축구도사’들이지만 역사에 보다 굵직한 한 획을 긋기 위해선 월드컵 우승이 간절하다. 90분, 최대 120분 뒤엔 그 자존심 대결의 결과가 결정된다. 메시 혹은 모드리치. 누가 미소를 짓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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