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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분이 가성비? 신이 내린 갓성비 '아바타: 물의 길' [Q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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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분이 가성비? 신이 내린 갓성비 '아바타: 물의 길' [Q리뷰]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12.14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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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아바타: 물의 길'이 숏폼 시대에 성공적인 발자취를 남긴다.

마침내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베일을 벗었다. 13년을 기다린 것은 제작진과 배우들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듯 90%에 육박하는 국내 예매율을 자랑, 제80회 골든 글로브에서는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 최초 개봉으로 흥행을 점치려 했던 아바타2의 결정은 개봉 전 88만4754개의 티켓이 판매되는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월드와이드 역대 흥행 1위를 자랑하는 전작은 국내 개봉 외화 중 최초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바 있어 앞으로의 관객 추이가 어떻게 변화할지 영화계 모두가 초집중한 상태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는 '아바타'에 이어 돌아온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분)가 네이티리(조 샐다나 분)와 가정을 꾸리며 시작된다. 어엿한 가족이 된 두 사람 곁에는 몸으로, 가슴으로 낳은 네 명의 아이가 있다. 설리는 아버지로서, 네이티리는 어머니로서 아이들에게 자신의 지혜를 전수하고 그들의 성장을 지켜본다. 하지만 평화는 쿼리치 장군(스티븐 랭 분)이 나비족으로 새 삶을 얻으며 깨진다. 설리와 네이티리는 쿼리치 장군으로부터 부족과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숲을 떠나 바다로 향하는 결정을 내린다.

아바타2의 화제성을 만들어낸 많은 요소 중 하나는 러닝타임이었다. 무려 192분, 3시간 12분의 작품이 탄생한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숏폼 콘텐츠(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가 급부상하고 있음에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자신감 있게 정반대의 선택을 내놓았다.

그러나 러닝타임에 압도되는 것도 잠시일 뿐이다. "아바타2의 러닝타임은 2시간 72분"이라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표현대로 시간은 관객을 기다리지 않는다. 설리 가족이 겪는 사건을 정신없이 쫓다 보면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이 다가온다. 좋은 것은 아무리 많아도 과하지 않다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철학이 여실히 느껴지는 작품임이 분명하다.

"같은 돈을 주고 더 긴 영화를 보면 좋지 않은가"라는 그의 경제적 관점도 통한다. 그는 아바타2를 가성비에 비유했지만, 작품 티켓을 값어치로 매긴다면 신이 내린 효율 '갓성비'에 가깝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 중심에는 세월에 따라 발전한 기술력이 있다. 가상 종족 나비족은 피부 결이 보일 정도로 세밀해지고, 움직임도 한층 더 유연하게 표현된다. 아바타를 둘러싼 세계도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이번 작품은 바다로 간 만큼 바다 안팎 표현이 관건이었다. 바다 위 파도는 물론 생명체, 바다 안 빛과 물의 흐름 등을 모두 표현해야 했다. 그리고 결과는 환상적이었다. 프로 다이버이기도 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바닷속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경험을 스크린 위에 마음껏 그려냈다. 그는 바닷속을 떠다니는 아주 작은 부유물까지 놓치지 않았다.

다만 작품이 전달하는 스토리는 평이하다. 가족애를 강조하기 위해 설리 가족이 위험에 처하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그려내다 보니 중후반부로 갈수록 되감기 버튼을 누르는 기분도 든다. 또한 추후 개봉되는 '아바타3'에서 풀어갈 숙제들만 남겨둔 탓에 아바타2 자체의 독립적인 재미가 반감되는 결과를 맺는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다음 시리즈 떡밥에 충실하다는 의미도 되지만, 이 역시 아바타3의 기대 포인트로 이어지진 않는다.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쿼리치 대령의 2차 복수전이 펼쳐질 것이 당연하기 때문. 아바타3이 지금보다 더 획기적인 기술과 스토리로 돌아오지 않는 이상 13년 전 명성이 유지될 거라는 보장은 어렵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바타2를 봐야 할 이유는 '영화적 경험'에 있다. 영화는 일생 동안 단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세계를 그려냄으로써 관객 삶의 영역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아바타2를 본 관객이라면 스쿠버 다이빙 경험 없이도 바다 아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낄 것이고, 그 안에 수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관객은 머리로 알지만 가슴으로는 몰랐던 풍경들을 마주하고 경험치를 쌓는다. 더 나아가 바다의 아름다움 지키고 싶다는 현실적인 시야까지 갖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결국 아바타2는 우리가 영화를 '왜' 봐야 하는가와 직결되는 작품이다. 여가를 보내는 1차원적 수단을 넘어 간접적인 시청각 경험이 우리의 시야를 어떻게 넓힐 수 있는가를 체감하게 만든다. 그러니 마음껏 아바타2를 관람하길, 즐기길, 경험하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여기에 있다. 

영화는 전국 영화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쿠키영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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