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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황정민X현빈, 스크린에서 '교섭'하다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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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황정민X현빈, 스크린에서 '교섭'하다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12.20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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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스포츠Q(큐) 글 나혜인 · 사진 손힘찬 기자] 황정민과 현빈의 첫 만남이 '교섭'을 통해 성사됐다.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연출을 맡은 임순례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현빈, 강기영이 참석했다.

교섭은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다.

황정민(왼쪽), 현빈.

오랜 친분을 지닌 황정민과 현빈의 첫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바. 황정민은 교섭 전문 외교관 정재호 역을, 현빈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에 파견된 국정원 요원 박대식 역을 맡아 공조를 펼친다.

스스로에게 현빈은 '친구' 같은 사람이라고 밝힌 황정민은 현빈과의 호흡에 대해 "정말 행복했다"며 "평소 친구처럼 지내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박대식과 정재호라는 사람으로 서 있는 거다. 그 전에 알던 친구가 아닌 인물로 다가오니까 배우로서 짜릿하고 행복했다.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현빈은 황정민을 '좋은 자극제'라고 표현했다. 그는 "배울 것이 많은 선배님이자 형이었다. 현장에서 처음으로 황정민 선배님과 함께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도 배우고 영화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시각을 배운 시간이었다"며 "교섭 전과 후 연기가 달라질 정도"라고 고백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캐스팅 소식을 듣자마자 캐릭터 표현 방식과 디테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현빈은 "황정민 선배님께서 결정을 내리시고 저도 제안을 받은 상황이었는데, 선배님께서 '교섭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낮에 만나 한참 동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황정민과 현빈을 하나의 스크린에 담은 임순례 감독은 "굉장히 친분이 깊은 두 분이라 한 화면에 담겼을 때, 서로의 신뢰 관계와 우정에서 나오는 앙상블이 영화에 윤기를 가져오지 않을까 기대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황정민(왼쪽부터), 강기영, 임순례 감독, 현빈.

교섭은 임순례 감독과 황정민이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이후 약 20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기도 하다. 임순례 감독은 "제가 그동안 8작품 정도 했다면 황 배우는 20~30작품을 작업했다. 저보다 영화에 대한 경험을 더 많이 쌓은 거다. 저도 황 배우를 통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임순례 감독이 교섭을 흔쾌히 승낙한 것은 아니었다. 탈레반이라는 민감한 소재로 한 차례 거절도 했다. 그런 그가 교섭을 그리기로 마음 먹은 것은 종교나 신념 등 한곳에 치우치지 않고 양쪽의 발란스를 맞춘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프가니스탄 배경은 중동 지역인 요르단에서 촬영됐다. 한국영화 최초로 요르단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하면서 살인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빈민가와 기온이 40도가 넘는 사막 등에서의 고군분투가 이어졌다. 배우들 역시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아프간 배우들로 이루어졌다.

황정민.

하지만 촬영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이루어지며 어려움도 겪었다. 황정민은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국가들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저희도 해외 촬영을 먼저 하려고 했는데 국내 촬영을 먼저 하는 일정으로 바뀌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요르단 관계자들이 승낙을 해주신 게 대단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배우 셋과 스태프들 밖에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현빈은 요르단 현지 기후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너무 덥고 건조하고 모래 바람도 많이 불었다. 차 엔진이 과열돼서 멈출 정도"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임순례 감독은 "한국 스태프가 약 100명 정도 갔다면, 요르단 현지 스태프도 100명이 왔다. 현지 배우들도 상당히 열심히 하셨고, 그분들도 원래 아랍어를 사용하시는데 작품을 위해 파슈트어를 배워야 했다"며 "현지 분들이 여름 사막에서 촬영하면 모두 쓰러질 거라고 경고했는데, 한국 스태프는 하나도 안 쓰러지고 현지 스태프만 쓰러졌다"고 한국 스태프들의 정신력에 감탄했다.

현지 촬영은 배우들에게 한국식 집밥이 그리워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임순례 감독은 "갈 때 밥솥을 챙겨갔다. 거기서 급한대로 김치랑 오이지를 담가서 황정민 배우랑 나눠먹곤 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요르단 음식도 훌륭한데 저랑은 안 맞더라. 저도 살아야 하니까.(웃음) 저는 저대로 감독님에게 배운 오이지를 담그고 양파, 고추 장아찌를 담구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현빈과 강기영도 황정민의 요리 실력을 인정했다. 현빈은 "요리를 꽤 많이 해주셨다. 만약 촬영을 하다가 먼저 끝나시면 숙소에 가서 저녁밥을 짓고 계셨다. 저녁 먹을 시간되면 부르셔서 다 같이 먹기도 하고. 치우려고 하면 다 내보낸다. 이래서 황정민 황정민 하다보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강기영은 "형님 방 앞을 지날 때면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놀다 저녁 6시가 됐을 때 풍기던 밥짓는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강기영.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스타덤에 오른 강기영은 이번 작품에서 파슈토어 전문 통역가 카심 역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현지인 못지 않은 모습은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기영은 "제가 연극 영화과 학생이었는데, 임순례 감독님 옆에, 두 선배님 옆에 앉아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황정민 배우가) 영화 현장에서 더 좋은 장면을 위해 달려드는 모습을 보고 정말 많이 배웠다. 현빈 배우는 현장에서 미드필더 역할을 잘 해줬다. 저는 제 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루키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파슈토어 연기는 "많이 걱정을 했는데 제가 위안을 얻은 건 파슈토어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다. 조금 틀려도 괜찮았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 했다. 노래 가사를 외우듯이 외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기영은 눈 뜨면 파슈토어 대사가 바로 나올 정도로 숙지했다.

최근 드라마 흥행에 대해서는 "코로나 시국이이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는데, 우영우가 너무 잘되는 바람에 교섭 홍보에 조금 도움이 됐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며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교섭도 대박이 나면 좋겠다"고 전했다.

영화는 내년 1월 18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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