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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완벽 세대교체, 보이그룹은? [연예결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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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완벽 세대교체, 보이그룹은? [연예결산 ②]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12.26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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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2022년 K팝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4세대 걸그룹' 돌풍이다.

데뷔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인 걸그룹이 연이어 신기록을 내며 걸그룹 부흥기를 이끌었으며, 여기에 추억의 2세대 걸그룹까지 귀환하며 가요계를 풍성하게 채웠다.

반면 올해 비교적 열세를 보이던 신인 보이그룹 흥행 시기에도 국내외 K팝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 아이브(위쪽부터), 르세라핌 [사진=스포츠Q(큐) DB]
그룹 아이브(위쪽부터), 르세라핌 [사진=스포츠Q(큐) DB]

 

◆ 대중+팬덤 다 잡았다, 음원 대세에 음반 성적까지

올 한해 아이브, 뉴진스, 르세라핌 등 데뷔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인 걸그룹이 연이어 히트하며 '걸그룹 전성기'를 주도했다. 적어도 2022년은 이들 신인 걸그룹이 K팝 시장의 주도권을 완벽히 빼앗은 해였다.

지난해 12월 데뷔한 아이브는 데뷔곡 '일레븐(ELEVEN)'부터 '러브 다이브(LOVE DIVE)',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까지 3연속 히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발매된 데뷔곡 일레븐은 데뷔 후 7일 만에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며 당시 역대 걸그룹 최단 기록을 갱신했다. 다음 활동곡인 '러브 다이브'는 발매 후 약 두 달만에 실시간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며 '역주행 뒷심'을 발휘했고, '애프터 라이크' 역시 발매 이후 꾸준히 차트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특히 아이브는 각종 시상식을 통해 신인상을 휩쓴 것은 물론, '멜론 뮤직 어워드 2022', '2022 마마 어워즈', ‘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등 3개의 시상식 모두에서 ‘러브 다이브’를 통해 대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하이브 최초 걸그룹'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가요계에 등장한 르세라핌은 데뷔와 동시에 전 멤버 학교 폭력 의혹으로 위기에 휘말렸으나, 팀 재정비 후 일련의 시련을 탄탄한 성장 서사로 표현해 낸 두 번째 앨범 '안티 프래자일(ANTIFRAGILE)'을 발표하며 대중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첫 번째 미니 앨범 ‘피어리스(FEARLESS)’는 한터차트 기준 발매 일주일 동안 30만장이 넘게 판매되며 당시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 동안의 음반 판매량) 신기록을 세웠고, '안티 프래자일'은 초동 56만장을 돌파하면서 르세라핌에게 ‘하프 밀리언셀링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안겼다. 또, K팝 걸그룹 역사상 최단기간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4위(11월 5일 자)에 진입했다.

 

그룹 뉴진스(위쪽부터), (여자)아이들 [사진=스포츠Q(큐) DB]

 

SM엔터테인먼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인 민희진이 새로 론칭하는 걸그룹으로 데뷔 전부터 주목받았던 뉴진스는 지난 8월 데뷔곡 ‘어텐션(Attention)’과 ‘하입 보이(Hype boy)’로 멜론 ‘톱 100’ 1, 2위를 차지한 최초의 걸그룹이 됐다. 데뷔 98일 만에 스포티파이 1억 스트리밍을 달성하고 미국 빌보드 차트에 14주 연속 차트인하는 등 다양한 기록으로 국내외 음악시장에서 주목받는 신예 K팝 아티스트로 떠올랐다. 올해 신인상 3관왕을 달성한 것은 물론 '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에서는 '올해의 퍼포먼스' 대상을 받기도 했다.

내년 1월 새 싱글 '오엠지(OMG)'로 컴백을 앞둔 뉴진스는 지난 19일 수록곡 '디토(Ditto)'를 선공개했고, 발매와 동시에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전 세계 7개 국가·지역의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고, 뮤직비디오 두 편도 한국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나란히 오르며 화제성과 인기를 증명했다.

올해 데뷔한 신인 이외에 기존 걸그룹의 활약도 눈부셨다. 전 멤버의 학교 폭력 이슈와 탈퇴로 팀 커리어에 위기를 맞이했던 (여자)아이들은 3월 '톰보이(TOMBOY)', 10월 '누드(Nxde)'까지 2연속 메가히트에 성공하며 흥행 보증 그룹으로 자리매김했고, 에스파는 지난 7월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 '걸스(Girls)'로 K팝 걸그룹 최초 초동 밀리언셀러 그룹이 됐다. 여기에 있지·엔믹스·케플러·스테이씨 등 탄탄한 실력의 팀들이 걸그룹 부흥기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한편, '레전드 그룹'의 귀환도 빼놓을 수 없다. 소녀시대는 데뷔 15주년을 맞아 약 5년 만에 완전체로 뭉쳐 정규 7집 앨범 '포에버 원(FOREVER 1)'을 발매해 활동했으며, 카라도 7년여 만에 다시 뭉쳐 15주년 스페셜 앨범 '무브 어게인(MOVE AGAIN)'을 발매했다. 타이틀곡 '웬 아이 무브(WHEN I MOVE)'는 최근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K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그룹 르세라핌은 두 번째 미니앨범 '안티프래자일'을 통해 시련을 마주할수록 단단해지는 내면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사진=스포츠Q(큐) DB]

 

◆ 4세대 키워드 : 자신감·자기애·다채로움

걸그룹은 더이상 청순하거나, 귀엽거나, 섹시하지 않다. 4세대 걸그룹은 자기애와 자신감을 기반으로 한 층 다채로운 콘셉트를 선보이며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4세대 걸그룹 계보로 접어들며 음악은 물론 메시지까지 진화했다. "줄 달린 인형은 no thanks(르세라핌, 안티프래자일)"라고 외치며 자신의 욕망을 숨김없이 표현하는가 하면, "원하면 감히 뛰어들어(아이브, 러브 다이브)" "내가 말한 감정 감히 의심하지 마(애프터 라이크)"라며 자기애를 기반으로 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멋대로 낸 편견은 토할 거 같지(아이들, 누드)"라며 대중의 고정관념에 시원하게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과거 1세대 걸그룹이 주로 첫사랑의 떨리는 감정을 노래하며 남성 팬 및 대중성을 확보했다면, 4세대 걸그룹은 이처럼 주체적인 가사와 퍼포먼스로 현 K팝 시장의 주 소비층으로 꼽히는 MZ세대 여성을 코어 팬덤으로 끌어당겼다. 두터워진 팬층은 음반과 굿즈 판매량에서 드러나는데, 최근 걸그룹 팬덤은 보이그룹을 훌쩍 뛰어넘는 구매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콘셉트도 다채로워졌다. 4세대 걸그룹은 10대 고유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하이틴 콘셉트, 키치하고 힙한 콘셉트, 메타버스 세계관을 활용한 콘셉트까지 넓은 스펙트럼으로 각각 그룹의 매력을 적절하게 드러낸다. 음악적 다양성 역시 풍성해지며 하이퍼팝, 록펑크부터 1990년대풍 알앤비 팝까지 다양한 장르가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고, 클래식을 샘플링하는 실험적 도전도 이어졌다.

 

[사진=엠넷 제공]
[사진=엠넷 제공]

 

◆ 보이그룹 파도, 2023년에 온다?

이처럼 2022년은 걸그룹 전성시대였다. 과연 보이그룹의 차례는 언제 올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이후 신인 보이그룹 데뷔가 대폭 줄어들면서 최근 2년은 일명 '보이그룹 정체기'였다. 3세대로 불리는 방탄소년단, 세븐틴 등이 대부분의 화제성을 독식했으며, 해외 팬을 중심으로 팬덤을 형성한 4세대는 올해에 들어서야 월드투어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게 됐다.

업계는 2023년을 주목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멤버 진의 입대를 시작으로 '군백기'가 시작됐으며, 이외에도 많은 3세대 그룹이 군백기 및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본격적인 세대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가요계 대형 기획사와 여러 중소 기획사, 오디션 프로그램 등은 내년 공개를 목표로 신인 보이그룹 론칭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대형 기획사에서는 세대교체를 자신하는 신인 보이그룹 론칭이 이어진다. 하이브는 세븐틴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와 지코가 이끄는 KOZ엔터테인먼트에서 각각 신인 보이그룹을 선보일 계획이다. 빅히트 뮤직에서도 2021년 상반기부터 공개 연습생 그룹을 공개해왔으나 데뷔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JYP엔터테인먼트는 SBS 오디션 프로그램 '라우드'를 통해 선발된 보이그룹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걸그룹 니쥬(NiziU)의 보이그룹 버전 등을 론칭한다. SM에선 NCT 포맷이 아닌 신인 보이그룹 데뷔와 NCT 도쿄의 론칭이 예정돼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도 대기 중이다. 지난해 '방과후 설렘'을 통해 걸그룹 '클라씨'를 배출한 MBC '방과후 설렘'이 시즌 2로 남자 버전을 내놓는다. 소년판타지는 지난 7월부터 비공개 오디션을 개최했으며 국내를 넘어 다양한 국가의 연습생 1000여 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오디션 지원이 마감됐고, 내년 초 방송될 예정이다.

걸그룹 케플러를 탄생시킨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 플래닛'의 시즌 2 격인 '보이즈 플래닛(BOYS PLANET)' 역시 내년 2월 2일 첫 방송을 확정하면서 시선이 모이고 있다. 엠넷에 따르면 지난 8월 마감한 공개 모집에 한국을 비롯한 84개 국가 및 지역에서 수천 여명이 지원서를 냈고, 국내외 229개 매니지먼트사가 참여했다.

국내외 K팝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보이즈 플래닛이 '프로듀스 시리즈'를 잇는 신드롬을 만들 수 있을지다. 앞서 프로듀스 시리즈로 탄생한 보이그룹 워너원, 엑스원은 짧은 활동 기간에도 불구, 폭발적인 화제성을 모은 바 있다. 제작진은 "총 98명 소년들의 잠재력이 팬분들의 지지와 하나가 되는 순간 2023년을 대표할 보이그룹 성장 스토리가 폭발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니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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