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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2, 13년 전 불가능했고 지금 가능한 '이것' [스몰톡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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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2, 13년 전 불가능했고 지금 가능한 '이것' [스몰톡Q]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12.27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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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VFX 스튜디오 웨타FX의 기술 혁신은 영화 '아바타: 물의 길' 퀄리티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페이셜 시스템, 수중 퍼포먼스 캡처 등 신기술의 탄생은 작품에 투입된 웨타FX CG 아티스트 약 2000명이 기술 제약 없이 예술적인 측면에 공을 들일 수 있게 도왔다.

할리우드 CG 업계의 큰 손인 VFX 스튜디오 ILM(Industrial Light & Magic)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웨타FX는 전편인 '아바타'를 비롯해 '반지의 제왕', '엑스맨', '혹성탈출', 마블 시리즈 등의 CG를 맡아왔다. 웨타FX는 기술력 향상을 통해 영상의 심미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이것이 아바타2가 영상미 측면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 수 있었던 이유다.

황정록 웨타FX 시니어 페이셜 셰이프 아티스트는 지난26일 스포츠Q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웨타FX에서 개발한 페이셜 시스템 덕에 미세한 표정 구현까지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황정록은 아바타2에서 가상 인물인 제이크 설리, 키리, 토나와리와 실제 배우의 얼굴이 세밀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CG 작업을 맡았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는 "그동안의 시스템은 표정의 움직임을 직선으로 조합하게 되다 보니 입체감은 페이셜 아티스트가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했다. 여기에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캐릭터가 50% 가량 눈을 감는 장면이 있는 경우 기술력 한계로 눈꺼풀이 눈동자 안으로 말려들어가는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페이셜 아티스트가 눈 부분을 하나하나 다시 만져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더해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 웨타FX의 신기술은 직선으로 이루어진 페이셜 캡처가 곡선으로 자연스럽게 조합될 수 있도록 했다. 불필요한 수정에 시간을 쏟을 필요가 없어져 자연스럽게 예술적인 부분에 할애하는 시간이 늘었다. 이는 아바타2의 CG가 기술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이르게끔 만들었다.

영화 내 CG 전반을 감독한 최종진 웨타FX CG 수퍼바이저는 아바타1 이후 13년이 지나며 가장 혁신적으로 변화한 기술로 수중 퍼포먼스 캡처를 꼽았다. 그는 "그동안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기술이다. 보통 배우들이 줄에 매달려 허공에서 물 속에 있는 연기를 했는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물에서 직접 연기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를 위해 수중 스테레오 카메라를 개발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최종진은 "아바타1에 수영장 규모 정도의 물이 있었다면, 아바타2는 바다다. 물 표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아바타1에 사용된 시뮬레이션 데이터가 1PB(약 100만GB)인데 비해 아바타2에서는 20배 정도가 더 쓰였다. 이는 오로지 물을 렌더링 하는 데만 쓰인 데이터다.

그는 "예전에는 수중을 제대로 표현하는 게 힘들었는데, 이 부분을 타협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물 표현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이러한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온 것"이라며 "참고로 영화에 나온 물은 99%가 CG다"고 전했다.

13년 전에는 불가능했지만 현재에 가능해진 기술 역시 세밀한 물의 표현이었다. 빛이 물결을 통과하거나 반사될 때 굴절되며 사물에 맺히는 현상인 '커스틱(caustics) 이펙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최종진은 "20년 전에도 사용할 수는 있었지만 하드가 받쳐주지 못해서 대규모 영화에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때는 영사기에 비치는 것처럼 카메라에 직접 빛을 비춰 작업하는 편법이 사용됐다"며 "지금은 '마누카'라는 커스틱에 최적화된 랜더러가 개발됐다. 물론 현재도 이미지화 하기 쉬운 표현은 아니다. 하지만 CG 아티스트가 노이즈 등 문제점을 전하면 웨타FX 내 개발자들이 바로바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최적화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렇다면 앞으로 약 5편의 후속편을 내다보는 아바타 시리즈에는 어떠한 기술 혁신이 찾아올까. 최종진은 "아직까지 어떠한 신기술이 쓰일 거라고 내부적으로 발표된 건 없다"고 밝히며 "그러나 1편은 현 시점에서 봐도 CG 퀄리티가 훌륭하다. 분명 지금보다 기술력이 좋지 않은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나오는 영화보다 더 훌륭한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0%에서 90%까지의 퀄리티를 내는 노력보다 90%에서 100%까지 가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당장 90에서 200으로 가지는 못할 거다. 90에서 95, 혹은 95에서 100까지 차츰 발전할 것이다. 예상해 본다면 아마 사실적인 표현에 대한 발전이 있지 않을까. 그것이 웨타FX의 장점이기도 하다"고 후속편을 향한 기대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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