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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랜더스-울산현대, 투자의 힘 [스포츠결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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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랜더스-울산현대, 투자의 힘 [스포츠결산 ③]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28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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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로의 세계는 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선수들은 돈에 따라 정든 구단을 떠나기도 하고 팀에선 확실한 전력보강을 위해 거액을 들이기도 한다.

올해 프로야구(KBO리그)와 프로축구(K리그)에서 정상에 선 SSG 랜더스와 울산 현대가 그랬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고 원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타 구단들에 전한 메시지가 확실했다. 돈과 애정을 쏟는 만큼 성적으로 나타난다는 걸 보여준 선례다. 판을 키우기 위해서도 이들의 우승은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공격적 투자를 펼친 SSG 랜더스는 프로야구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에 서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사진=스포츠Q DB]

 

◆ ‘용진이형 효과’ SSG가 달라졌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SSG는 2년차를 맞았다. 시즌을 앞두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돌아온 김광현을 역대 최고인 4년 151억원에 맞이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클럽하우스를 전면적으로 리모델링하며 선수들에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다.

SSG는 시즌 초반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고 우승까지 도달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뤘다. 이는 프로야구 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진기록이다.

가을야구에서도 SSG의 위력은 빛을 발했다. 신세계 그룹 부회장인 정용진 SSG 구단주는 빠짐없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특히 시리즈 진행 중 김원형 감독과 재계약을 약속하며 팀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지난 8월엔 모그룹 신세계 그룹이 인천시와 함께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2만석 규모 멀티 스타디움 돔구장(청라돔)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인천 야구 팬들이 ‘용진이형’ 찬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제 SSG는 왕조건설을 위해 나선다.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이탈도 없어 내년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다만 시즌 종료 후 단장 교체 과정에서 잡음으로 인해 들끓고 있는 팬심을 잠재우는 것이 시즌 전까지 SSG가 직면한 과제다.

울산 현대는 17년 만에 다시 K리그 정상에 섰다. 값진 투자의 결실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 17년 기다린 울산, 투자는 배신하지 않는다

‘아시아의 호랑이’라고 불렸던 울산이지만 K리그에서만큼은 강력한 이빨의 위력을 볼 수 없었다. 늘 상위권에 머물렀지만 우승 소식은 2005년 이후 끊겼다.

특히 최근 3년 동안은 라이벌 전북 현대에 밀려 아쉬움을 짙게 남겼다. 시즌 막판까지 선두를 달리다 뒷심 부족으로 우승 트로피를 내주는 일이 반복됐다. 준우승 10회로 이 부문 K리그 최다팀으로 ‘준산(준우승+울산)’이라는 웃지 못할 수식어도 얻었으나 이 설움을 올해 완벽히 날려버렸다.

울산은 우승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20년 12월 홍명보 전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했고 이후 이청용, 윤일록, 김지현, 신형민, 이동준 등을 데려오며 꾸준히 전력 강화를 위해 애썼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이동준, 이동경 등이 유럽에 진출하며 전력 공백이 우려됐으나 엄원상, 레오나르도, 아마노 준, 마틴 아담, 김영권 등을 데려오며 17년 만에 드디어 세 번째 별을 달았다.

지도자로 첫 리그 우승을 경험한 홍명보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이은 ‘10년 주기설’을 다시 한 번 증명해냈다. 울산의 우승을 이끈 이청용은 데뷔 16년 만에 처음으로 K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울산과 전북이 잘 나가는 것은 축구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가장 화끈한 투자를 앞세워 ‘2강’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뛰어난 선수들을 번번이 해외 리그에 내줘야만 했던 K리그이기에 울산과 전북의 공격적인 투자는 더욱 그 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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