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월드컵이 있어서 축구선수들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해였다. ‘배구 여제’는 야구계의 ‘몬스터’를 제쳤다.
매년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은 12월 초중순에 분야별 올해를 빛낸 인물을 발표한다. 2022년 스포츠선수 부문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톱10 안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레알 마요르카), 김민재(SSC나폴리), 황희찬(울버햄턴) 등 넷이 포진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 손흥민은 무려 86.2% 지지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이는 영화배우 부문 이정재(34.4%), 가수 부문 방탄소년단(29.4%‧30대 이하)과 임영웅(33.0%‧40대 이상), 탤런트 부문 박은빈(13.6%), 예능방송인 부문 유재석(52.0%) 등 타분야 1위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탁월한 슈팅력으로 진정한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손흥민은 월드컵을 앞두고 안면골절 부상을 입으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월드컵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마스크를 쓴 채 피치를 누비는 투혼을 발휘, 감동을 선사했고 결국 2019년 82.0%, 2020년 79.7%, 2021년 72.8%보다 높은 지지로 톱을 수성했다. 무려 6년 연속이자 개인 통산 7번째 영예다.
캡틴 손흥민과 더불어 12년 만에 16강 진출이란 값진 성과를 일군 태극전사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시원한 패스로 청량감을 준 이강인이 5.1%로 4위, 든든하게 뒷문을 지킨 김민재가 4.8%로 5위, 조별리그 최종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린 황희찬이 2.9%로 공동 7위에 각각 자리했다.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지구촌 축제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한 경기 멀티골을 작렬, 아이콘으로 발돋움한 조규성(전북 현대)이 없는 건 조사 기간 때문이다. 11월 7일부터 24일까지라 월드컵 활약상을 반영할 수 없었다. 만일 대회 종료 이후였다면 조규성의 최상위권 포진은 확실시 된다. 마찬가지 이유로 한국체육사에 길이 남을 역사를 쓴 황희찬의 순위도 더 올라갈 수 있었다.
김연경(인천 흥국생명)은 2년 연속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일구면서 손흥민과 투톱이 된 그는 대표팀에서 은퇴했음에도 여전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오랜 해외생활을 마치고 국내 V리그로 돌아와 흥행을 견인 중인 효과가 통계에 반영됐다.
야구는 1‧2위는 놓쳤지만 최고인기 프로종목답게 톱10에 5명을 배출했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2위였던 메이저리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팔꿈치 부상으로 6월 이후 결장했음에도 6.4%, 3위로 여전한 존재감을 뽐냈다. 고대하던 꿈 통합우승을 실현한 추신수(SSG 랜더스)가 3.1%로 6위, 현역생활을 마감한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가 2.9%로 공동 7위, KBO리그 최고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미국에 연착륙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1.9%로 공동 10위였다.
흥미로운 건 ‘피겨 여왕’ 김연아가 아직도 톱10에 있다는 사실이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한지가 한참 지났는데도 2.2%로 9위에 올랐다. 안 그래도 슈퍼스타인 김연아인데 지난 10월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의 멤버 고우림과 결혼하는 빅이슈를 생산하면서 응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연아는 조사가 시작된 2007년부터 3년 연속 1위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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