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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드라마 대세 = 법정물, 웹툰작 [연예결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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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드라마 대세 = 법정물, 웹툰작 [연예결산 ③]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12.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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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올 한 해 시청자를 울고 웃게 만든 K-드라마 신드롬을 키워드로 되짚어봤다.

2022년 드라마 시장 상반기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하반기는 '재벌집 막내아들'이 이끌었다. 시대 정의를 구현하고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드라마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웹툰·웹소설 클리셰 '회빙환(회귀·빙의·환생)' 코드도 드라마로 재탄생되며 시선을 끌어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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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NA 제공]

 

◆ 2022년 드라마 대세는 '법정물'

2022년은 법조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특히 사랑 받은 해였다. 단순히 법조인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넘어 법과 사회에 얽힌 여러 에피소드를 다루며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상반기 최고의 드라마는 단연 배우 박은빈이 주연으로 나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였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나 자신으로만 이루어진 세계에서 한바다라는 낯선 세상으로 뛰어든 우영우가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히고, 통념과 편견을 깨부수는 과정을 그려냈다.

지난 6월, 시청자들에게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채널 ENA에서 방영을 시작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1회 시청률 0.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에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룬 끝에 최종회에서는 17.5%, 첫 회보다 16.6%P 상승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신드롬'이라고 부를만한 폭발적 반응이 뒤따르면서 드라마 TV 화제성 부문에서 7주 연속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6월 5주차~8월 2주차)라는 신기록을 달성했으며, 2013년 1월 이후 한국갤럽의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조사에서 전 채널·전 장르를 통틀어 선호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청자도 사로잡았다. 우영우는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순위(비영어 드라마 부문)에 세계 57개국에서 21주간 머물렀고, 10위권 안에 랭크되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일본·중국 등 수십 개국에서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으며, 미국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 부문 후보에 올라 ‘오징어 게임’의 뒤를 이어 해외에서 수상의 영광을 이어갈지도 주목된다.

우영우는 법정 드라마가 주는 짜릿한 쾌감을 넘어 자폐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성소수자, 탈북민,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조명하기도 했다. 우영우로 첫 타이틀롤을 맡게 된 박은빈은 한국갤럽 선정 '2022년을 빛낸 탤런트' 1위에 꼽혔다.

하반기 주목받은 드라마들도 대부분 법정물이었다. 최고 시청률 15.2%로 올해 방영된 지상파 미니 시리즈 중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SBS '천원짜리 변호사'는 수임료로 단돈 천원을 받는 천지훈(남궁민)의 활약상을 담아내며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힘없는 의뢰인들의 든든한 빽이 되어주는 '천변'을 열연한 남궁민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울고 웃었다.

이외에도 ‘어게인 마이 라이프’, ‘디 엠파이어:법의 제국’, ‘진검승부’ ’빅마우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법대로 사랑하라’ ‘왜 오수재인가’ ‘군검사 도베르만’ ‘소년심판’, ‘닥터 로이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법정물들이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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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제공]

◆ 드라마로 재탄생된 '판타지 사이다' IP

올해도 역시 웹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쏟아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 부터 MBC '가우스전자', '내일',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등 다양한 웹툰이 드라마화됐고, SBS '사내맞선', 디즈니 플러스 '키스 식스 센스', 왓챠 '시멘틱 에러', MBC '금혼령', KBS 2TV '미남당' 등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도 여럿 흥행했다.

올해 주목할 점은 시청자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장르물이 흥행했다는 점이다. 특히 기억을 가진채 과거로 돌아가거나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며 시원스럽게 문제를 해결하고, 복수를 이어가는 '회빙환' 코드는 "이번 생은 망했다"는 젊은 세대 대중들의 '이생망' 정서를 관통하며 사랑받았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인생 2회차, 능력치 만렙 열혈 검사의 절대악 응징기를 담고 있다. 저승사자에게 다시 한번 생의 기회를 얻게 된 후 이전 삶의 기억으로 완벽한 복수극을 설계하는 검사 김희우 역을 맡은 이준기의 다채로운 감정 연기와 격렬한 액션, 악인들과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4월 첫 회 5.8%의 시청률로 시작한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시원한 '사이다' 전개로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했으며, 종영 직전인 15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12%를 기록해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MBC '금수저' 역시 '금수저로 밥을 먹어 부모를 바꾼다'는 파격 설정을 가진 일종의 빙의물이다. 신비한 금수저의 능력을 이용해 부모를 바꾸면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이승천(육성재)이 자신과 몸이 바뀐 황태용(이종원) 대신 부유한 생활을 하며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들과 무시하던 이들에게 복수를 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지난 9월 첫 회 시청률 5.4%로 출발한 금수저는 2회 7.4%로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이후 4~6%대의 시청률을 보였다. 당시 동시간대 시청률 1위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에 밀려 두 자릿 수를 넘지는 못했지만,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으로 운명을 바꾼 인물들의 비밀과 선택을 심도있게 그려내며 시청자에게 호평받았다.

하반기 화제성을 휩쓴 JTBC '재벌집 막내아들' 역시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드라마다. 13년간 재벌가의 뒤치다꺼리를 하다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은 비서 윤현우(송중기)가 자신을 죽인 집안의 막내 손자 진도준으로 환생해 복수하고 재벌가의 모든 것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주 3회 파격 편성, 회귀를 소재로 한 판타지 요소로 화제가 됐으며, 송중기, 이성민을 비롯한 배우들의 호연과 휘몰아치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첫 회 6.1%의 시청률로 시작했으나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마지막회 26.9%의 시청률을 기록, ‘SKY캐슬’을 넘고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하며 올해 가장 흥행한 미니시리즈가 됐지만 결말에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며 더 큰 화제를 불렀다. 진도준의 죽음 이후 다시 현실로 돌아온 윤현우는 순양가의 비리를 밝혀낸 뒤, 승계 원칙을 박살냈다. 윤현우는 진도준으로 살았던 인생에 대해 '참회'라고 되돌아봤다.

진도준의 삶을 마치고 윤현우로 돌아와 복수에 성공한다는 드라마의 결말은 진도준이 순양의 주인이 된 후 윤현우의 삶에 작별을 고하는 원작 결말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15회 동안 '인생 2회차'를 사는 진도준에 몰입해 '사이다'를 즐기던 시청자는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일장춘몽' 식의 결말에 허탈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말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았다. 원작 웹소설처럼 진양철의 뒤를 이어 순양의 회장이 되며 주인공이 재벌 경영을 답습하는 결말보다는, 주인공의 노력으로 계급과 부의 대물림을 깨버리고 자신의 죄를 성찰하며 마무리하는 과정이 더욱 흥미로웠다는 것.

방송이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결말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진다는 것은 곧 작품의 화제성을 증명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JTBC는 최종회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전생과 이번 생에 걸친, 윤현우의 오랜 복수가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며 "인생 2회차가 만들어 낸 새로운 기적의 끝에서 미소 짓는 그의 모습은 의미 깊은 엔딩을 완성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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