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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답이다, SSG-한화-두산 승부수 [외인 스토브리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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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답이다, SSG-한화-두산 승부수 [외인 스토브리그 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3.01.0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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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시즌이 종료되고 굵직한 자유계약선수(FA)들은 대부분 계약을 마쳤다. 10명이나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보상선수까지 포함하면 배에 달하는 선수들이 새 팀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누군가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평가를 받게 됐고 어떤 팀은 올해는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러나 스토브리그에서 FA 선수들의 이적만큼 중요한 게 외국인 선수 구성이다. 3명으로 이뤄지는 외국인 선수를 어떻게 조합하는지에 따라 한 해 농사가 좌우될 수 있다.

디펜딩 챔피언 SSG 랜더스는 MLB 진출을 위해 떠난 윌머 폰트를 대신해 에니 로메로를 데려오는 등 외인 3명을 전원 교체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 속에서 해외에 나가는 것도, 한국행을 택하는 것도 모두 제약이 생겼다. 웬만해선 기존 선수들을 잔류시키는 게 최선이지만 아무리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고 성격이 좋더라도 팀에서 원하는 능력을 보이지 못하면 버림받는 게 프로의 세계다.

과감히 외국인 선수들을 교체한 팀들에 먼저 눈길이 간다. 그 중에서도 디펜딩 챔피언 SSG 랜더스가 돋보인다. ‘와이어 투 와이어(처음부터 끝까지 1위를 지키는 것)’ 우승을 일군 팀이 외인을 전원 교체한 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지난 시즌 윌머 폰트는 13승 6패 평균자책점(ERA) 2.69로 맹활약했으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행 재도전에 나섰고 SSG는 빠르게 재계약 의사를 접고 좌투수 에니 로메로(32·100만달러)로 빈자리를 메웠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공격적인 영입 행보를 보인 한화 이글스는 장신에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 버치 스미스를 영입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반 노바의 부진으로 시즌 도중 합류한 숀 모리만도도 7승 1패 ERA 1.67로 준수한 활약을 뽐냈으나 SSG의 이상은 높았다. 왕조 건설을 원하는 SSG에 가을에 약한 투수는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 모리만도가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모두 부진한 게 결정적 교체 이유로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타자 후안 라가레스도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장타력이 다소 부족했고 결국 SSG는 또 다른 좌투수 커크 맥카티(28·77만5000달러), 우타 외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32·100만달러)를 택했다.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후 우승팀이 외국인선수를 완전 물갈이한 건 단 5번에 불과했다. SSG는 40년이 넘는 KBO리그 역사에서 6번째 외인 물갈이 우승팀으로 남았다.

기존 선수들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새 외인들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에 둘 수 있었던 승부수였다. MLB 통산 137경기 4승 6패를 기록한 로메로는 2019년부터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며 아시아 야구에 적응을 마쳤다. 특히 시속 150㎞를 상회하는 빠른공을 바탕으로 지난해엔 선발로 나서며 8승 9패 ERA 3.36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SSG가 가장 먼저 계약을 맺은 맥카티는 뛰어난 제구를 바탕으로 마이너리그와 지난해 MLB까지 경험했다. MLB에서 7시즌간 뛴 에레디아는 정교한 타격, 수비와 주루 등 다재다능함을 갖췄다는 평가다.

또다시 최하위에 머문 한화는 새 출발을 다짐하며 외인에 대폭 변화를 줬다. 펠릭스 페냐(33),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 예프리 라메레즈는 도합 8승에 그쳤다. 한화는 시즌 도중 합류해 13경기에서 5승 4무 ERA 3.72를 기록한 페냐(85만달러)와만 다시 손을 잡았다.

두산 베어스는 2020년 다승왕 라울 알칸타라를 다시 데려오며 반등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사진=스포츠Q DB]

 

빅리그에서 102경기를 뛴 새 외인 우투수 버치 스미스(33·100만달러)는 190㎝가 넘는 큰 신장에서 뿌리는 최고 155㎞ 강속구를 앞세워 한화에 안정감을 심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문동주와 새로 합류한 슈퍼루키 김서현, FA 이태양, 장시환(잔류)까지 투수진은 한층 더 탄탄해졌다.

타선엔 외야수 브라이언 오그레디(31·90만달러)가 합류했다. 20홈런 이상이 기대되는 파워히터 유형 좌타 외야수다. 6년 90억원에 LG에서 데려온 채은성과 함께 외야 2자리를 확실하게 보강했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유상빈, 김태연, 노수광 등이 경합할 예정이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다가 지난해 9위로 추락한 두산 베어스도 변화를 택했다. 로버트 스탁과 브랜든 와델 대신 2020년 다승왕 출신 라울 알칸타라(32·90만달러)를 다시 데려왔고 딜런 파일(27·65만달러)과 사인했다. 둘 모두 우투수. 알칸타라는 두산을 떠난 뒤 NPB에서 다소 주춤했으나 여전히 공의 힘이 살아 있고 제구력 또한 준수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파일 또한 빠른공과 제구까지 겸비해 기대를 모은다. 특히 영리한 투수리드로 정평이 나 있는 양의지를 6년 151억원에 다시 데려와 새 투수들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두산에서 4년 동안 활약했던 좌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도 이별했다. 여전히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보여줬으나 수비가 되지 않고 발이 느린 그가 장타력까지 떨어지자 두산으로선 더 활용도가 높은 선수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좌타 내야자원 호세 로하스(30·100만달러)는 마이너리그에서 2019년 31홈런, 올해 20홈런을 날리며 장타력은 확실한 타자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수비력은 검증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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