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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빈 컬링연맹 회장 사퇴, 캐롯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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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빈 컬링연맹 회장 사퇴, 캐롯은 괜찮을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3.01.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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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대한컬링연맹 회장직과 대한체육회 이사직을 내려놨다. 어려워진 경영환경 때문이다.

김용빈 회장은 3일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대우조선해양건설 경영에만 온전히 집중하며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대한컬링연맹 회장직 및 대한체육회 이사직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로농구 신생팀 고양 캐롯 점퍼스의 실제적 운영 주체가 대우조선해양건설이라는 점에서 불씨가 옮겨가지 않을까 걱정이 커진다.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3일 기업 재정환경 악화를 이유로 대한컬링연맹 회장과 대한체육회 이사직을 내려놨다. [사진=스포츠Q DB]

 

2021년 1월 제9대 대한컬링연맹 회장으로 당선된 그는 혼란에 빠져 있던 컬링계에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다.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 회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실제로도 대한컬링연맹은 이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다.

문제는 현재 임직원 임금 체불과 하도급금 지연 등 자금난에 빠져있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이다. 지난달 말 노조 측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을 정도다. 더불어 김 회장의 컬링연맹 회장직, 대한체육회 이사직 사임에도 불만을 나타냈고 퇴진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김 회장은 이후에도 농구단 고양 오리온 인수를 비롯해 프로축구와 여자프로배구단 창단 계획을 나타내며 스포츠계에서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그러나 노조는 김 회장이 체육계를 발판 삼아 자기과시와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며 비판했다.

고양 캐롯은 올 시즌 탄생한 신생 구단이다. 자산운용사 데이원자산운용은 2021~2022시즌이 끝난 뒤 고양 오리온을 인수했고 스포츠단 운영을 위해 특수목적법인인 데이원스포츠를 설립했다. 데이원자산운용의 모기업은 대우조선해양건설이다.

구단 인수 당시부터 시끄러웠다. 지난해 6월 프로농구 신규 회원사 가입 심사에서 제출한 자금, 후원사, 운영 계획 등의 자료가 부실해 승인이 한 차례 보류됐고 가입비 형식의 특별회비 15억원을 3차례에 걸쳐 나눠내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해 8월 고양 캐롯 창단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김용빈 회장. [사진=KBL 제공]

 

시즌 개막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각 구단들의 각오나 계획 등이 아닌 고양 캐롯의 부실 운영 등이 더욱 주목을 받았을 정도다. 선수단과 감독은 말을 아꼈지만 근심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KBL 이사회는 정규리그 출전을 불허할 수도 있다며 최후 통첩을 날렸고 데이원스포츠는 가까스로 5억원을 납부했다. 올 3월 31일까지 나머지 가입금 10억원을 모두 내야 구단 운영을 이어갈 수 있다.

캐롯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마찬가지로 캐롯손해보험은 네이밍스폰서다. 결국 운영 주체는 데이원스포츠고 가입비나 큰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모기업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지속적인 구단 운영에 물음표가 따라 붙는 것이다.

지난해 9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엘크루 대회 주체자로 나선 대우조선해양건설은 개막을 9일 남기고 전격 취소하는 촌극을 일으켰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자금난 때문이 아닌 골프장과 이견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결국엔 돈 문제였다.

프로농구는 10개 구단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용빈 회장의 무리한 체육계 문어발식 영역 확장이 농구계 생태계를 교란시키지는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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