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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전면 반박, 진실공방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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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전면 반박, 진실공방 새 국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3.01.1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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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기쁨을 마음껏 기뻐하지도 못한 시점, 논란이 터져 나왔다. 선수들이 특정 선수의 트레이너에 의존해 월드컵을 치렀고 이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의 비상식적 행동들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지 한 달. 드디어 축구협회가 공식 입장을 내놨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대표팀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의 개인 재활 트레이너 안덕수 씨의 문제 제기와 관련, 6000자가 넘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협회는 안덕수 씨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불만을 제기한 것, 특정 언론을 통해 불거진 의혹들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비판적이기만 했던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수긍갈 만한 설명이라는 평가가 늘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손흥민(가운데)의 개인 트레이너에게 많은 의존을 했던 선수들과 협회의 갈등이 빚어졌다. 협회는 10일 그동안 알려진 것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안덕수 씨는 한국이 브라질과 16강전을 마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각종 불만 의사를 표했다. 협회의 비위에 대해 낱낱이 밝히겠다는 뉘앙스를 나타냈다.

이후 논란이 되자 자취를 감추는 듯 했으나 일부 언론을 통해 문자 내역과 당시 상황 등이 세부적으로 공개됐다. 자세한 정황에 축구 팬들은 협회에 화살을 돌리기 시작했다.

선수들 대다수가 대표팀 공식 의무팀이 아닌 안 씨 외 개인 트레이너들 몇몇에 더 의존했다는 점과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 선수들의 안 씨를 공식 트레이너로 받아달라는 요청에 협회가 거절의사를 나타냈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협회는 대회 기간 중 일부 선수들과 이와 같은 일들로 갈등을 겪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사실이 아닌 것들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폭로 이후 한 달여 만에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선 “뚜렷한 사유,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SNS에 쏟아낸 개인의 감정에 정면 대응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선수단 노고를 격려하는 경사스러운 분위기에서 섣불리 언급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2021년 11월과 지난해 6월까지 일부 선수가 두 차례 안 트레이너가 협회 의무 스태프에 합류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정식 절차를 밟아달라고 선수들을 통해 전했지만 안 트레이너의 지원은 없었다고 밝혔다.

2021년 2월부터 시행된 관계 법령에 따라 특정 자격증 보유자만 채용이 가능했다. 트라이애슬론 선수였던 故(고) 최숙현을 사지로 내몰았던 게 무자격자였던 트레이너였고 이후 바뀐 법령이었다. 안 트레이너는 이 가운데 일부가 없었다.

16강 진출 쾌거에도 안덕수 씨의 폭로 이후 기쁨은 반감됐다. 축구협회의 이날 반박으로 팬들의 반응 또한 다시 엇갈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협회에 따르면 이 선수들은 “자격증이 없어 채용할 수 없다면 장비 담당 등 다른 직책으로 등록한 후 의무 활동을 하면 되지 않냐”며 “현지에 온 5명의 의무 스태프 중 자격증이 없는 이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고용 중이다. 거짓말을 한 것”이라 따져 물었다.

그러나 협회는 “아무리 선수들이 원한다 해도 모집 공고에 응시하지 않은 무자격자를 고용할 수 없었다”며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 직책을 조작하면서까지 불법을 묵인·조장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선수들이 꼬집은 무자격 스태프의 경우에도 그는 2008년부터 협회에서 일해오고 있는 인물로 최근 2년 재계약을 맺은 2020년엔 자격증을 요구하는 관계 법령이 시행되지 않던 터라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것. 협회는 이후 법령이 개정된 뒤엔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재계약할 수 없다는 방침을 안내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 스태프는 12월 물리치료사 시험에 응시해 합격해 자격 요건을 다시 갖췄다는 것이다.

마찰이 있었음에도 외부 트레이너 자격으로 동료 2명과 안 트레이너가 카타르에 오자 협회는 선수가 원할 경우 이들에게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락했다. 선수들의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회 기간 10여 명이 이들에게서 치료를 받았고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을 이틀 앞두고 몇몇 선수가 협회 의무팀장의 업무 배제와 귀국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의무팀장이 안 씨의 고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협회는 완강했다. “합법적 절차를 인정하지 않고 요구를 관철하려는 태도는 온당치 못했다”며 “극히 일부지만 의무 스태프, 직원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도 사려 깊지 못했다”고 전했다.

월드컵 도중 허벅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황희찬. 그의 몸 상태를 둘러싸고도 공식 의무팀과 안 씨의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의무팀장을 돌려보내라는 요구에 상당수 직원이 “그를 귀국시킨다면 우리도 돌아가겠다”라고 반발했고 임시방편으로 협회는 그에게 귀국 대신 치료 활동을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업무를 이어가는 게 당사자와 선수들 모두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라 봤다. 이 사실을 통보했고 선수들도 동의해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설명했다.

협회 의료진이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지정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끝에 내린 진단을 안 씨가 받아들이지 않아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부분은 최태욱 전 코치,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발언 등과도 대비되는 부분이 있어 명확한 판단을 낼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

협회의 주장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할 경우 선수들이 무리한 요구를 보인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을 향한 비판 여론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안 씨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들 지켜야 할 절차가 있다는 것에 대한 공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일이 잘못될 경우 협회가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에서도 협회의 이 같은 대응에 충분히 설득력이 실린다.

물론 협회도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안 씨의 노고가 상당했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협회도 이를 인정했다. 협회는 “선수들의 신뢰를 받은 안덕수 씨가 수고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결과적으로 의무진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고 선수와 팀에 큰 혼란을 줬다”며 “선수들이 오래 요청한 사안이라면 귀 기울여 듣고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마련했어야 했다. 현재 협회 트레이너들에게 불만이 있었다면 원인과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 데 그러질 못했다”고 반성했다.

재발 방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근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몸 상태를 더욱 철저히 관리하는 추세라 이런 경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며 “공식 의무 스태프와 개인 트레이너 간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지 협력 관계를 어떻게 조성할지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월드컵 이후 해산했던 대표팀은 3월 말 재소집될 예정이다. 협회는 3월 초까지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대표팀이 새롭게 소집될 때는 확정된 방침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 속 역대 3번째이자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냈다는 것이 더욱 놀랍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더욱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온 힘을 하나로 모아도 모자랄 때 엉뚱한 일로 감정 소비를 하고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또 월드컵 16강 쾌거의 의미가 이러한 논란으로 퇴색되는 듯한 상황에 축구 팬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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