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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 '한국사 폄하' 논란, 왜 아직 뜨거울까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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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하이픈 '한국사 폄하' 논란, 왜 아직 뜨거울까 [기자의 눈]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1.12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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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4세대 보이그룹 엔하이픈 멤버 제이(21)가 한국사 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여론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제이는 지난 10일 위버스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같은 팀 멤버 성훈이 "요즘에 한국사가 재밌다"고 하자 "난 세계사"라며 "역사 공부를 좋아하는데 한국사는 정보량이 많지 않다. 한 몇 주 공부하면 빨리 끝나버린다. 단편 소설을 읽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성훈은 "정보량이 많다. 다 기록해놨다"고 수습했지만, 제이는 "다른 나라들은 정말 끝도 없이 쭉쭉 계속 나간다. 그런데 한국(역사)은 발해 전에 한번 지나갔다가 삼국시대부터는 조금 있다"며 "‘어, 생각보다 왜 빨리 끝났지’라는 느낌을 공부할 때 많이 받았다"고 부연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엔하이픈 제이 [사진=스포츠Q(큐) DB]

 

2002년 생으로 올해 나이 21세인 제이는 한국과 미국 이중 국적자이지만, 초-중-고 교육 과정을 모두 한국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등교육과정 필수 이수 교과인 한국사를 배웠음에도 반만년 한반도 역사를 '단편 소설' 같다고 평가절하한 제이의 발언이 알려지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비판이 거세지자 다음날 제이는 공식 팬커뮤니티 위버스에 "라이브를 한 후 팬분들의 반응을 보면서 정말 놀랐다"며 "이유가 어찌 됐건 엔진(엔하이픈 팬덤명) 여러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가 한국사라는 중요한 주제에 대해 개인적인 인상만으로 너무 부주의하게 말을 했다. 부족한 지식을 가지고 함부로 이야기할 내용이 아니었다. 제가 아직도 배울 게 많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번 크게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반성했다.

끝으로 제이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볍게 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 있는 말들이었다 생각하고 제 잘못이다. 죄송하다"며 "앞으로 항상 조심하고 더 공부해 엔진 여러분들께 부끄럽지 않는 아티스트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그룹 엔하이픈 [사진=스포츠Q(큐) DB]

 

사과문을 게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달궈진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이유가 어찌 됐든',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등의 표현으로 자신의 잘못을 축소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으며, 심지어 일부 팬들이 제이를 감싸기 위해 "한국의 역사가 얕은 건 사실이다" 등 옹호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K컬처의 영향력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올바른 역사관 정립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설강화', '조선구마사' 등 사극 드라마가 역사 왜곡으로 방영 중지 청원의 주인공이 되고, 심지어 '조선구마사'는 2회 만에 폐지됐을 정도다. 아티스트의 역사의식 역시 글로벌 팬들에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K팝의 선두에 서 있는 4세대 아이돌이 내뱉은 실언에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엔하이픈은 과거에도 경솔한 언행으로 대중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리더 정원이 지난 2021년 수능을 앞두고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수험생 팬들에 "여기(팬미팅) 오시는 거면 수능 잘 못 보시지 않았을까요?"라고 웃었고,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정원은 "수험생 분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말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2020년 11월 데뷔한 엔하이픈은 최근 2연속 밀리언셀러가 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벼운 언행으로 스스로 평판을 깎아내리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진심 어린 반성과 함께 변화된 모습으로 대중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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