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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자단, 13년만 내한…무협과 현대인을 잇다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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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자단, 13년만 내한…무협과 현대인을 잇다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1.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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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동=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견자단이 13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천룡팔부'로 연기는 물론 연출, 무술감독 등을 모두 섭렵하며 무협 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

19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감독 견자단, 왕정) 언론배급시사 및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홍콩 출신 배우 견자단과 최철호 음악감독이 참석했다. 참석 예정이었던 왕정 감독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이번이 세 번째 내한인 견자단은 "한국에 와서 저의 새로운 영화 천룡팔부를 소개하게 돼 기쁘다"고 내한 소감을 전했다. 13년 만의 한국 방문에 대해서는 "한국 팬 여러분들의 지지와 사랑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영화를 만들고 노력하겠다. 저 뿐만 아니라 무협영화와 액션영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스틸컷.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스틸컷.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작품에 대해 "천룡팔부는 무헙 소설 대가 김용의 작품이다. 그중 교봉은 큰 사랑을 받아온 인물이다. 제가 40년 가까이 연기를 해왔지만 매번 새로운 도전이었고 새로움을 선사하고 싶었다. 원작이 복잡한 작품이다 보니 드라마가 아닌 영화로 작업하기에 쉽지 않았는데, 도전 의식을 갖고 영화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인공 교봉은 현대인에게 필요한 생각 거리를 던져주는 인물이기도 했다. 견자단은 "교봉은 히어로나 영웅의 모습을 갖춘 인물이다. 무공이 뛰어나고 정의감이 넘친다. 무엇보다 현대인의 면모도 지니고 있다. 그는 다양한 스트레스나 압박에서 견디는 포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교봉이 극중 많은 이들에게 오해를 받으며 위험에 처하는 전개를 빗댔다. 오해로 빚어진 질책도 포용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극복해나간다는 것이다.

견자단은 "그 부분이 현실에서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협 영화와 현실이 닮아있는 거다. 현대인도 사람과 사람 사이 마찰이 생기고 오해가 생기곤 하지 않나. 교봉이 상황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현대인에게 생각 거리를 던져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천룡팔부는 무협 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화려한 무공이 펼쳐진다. 견자단은 연기, 연출, 제작 뿐만 아니라 무술감독까지 도맡았다. 배우 경력 40년 사이 무술감독으로도 오랜 경력을 쌓아온 그는 "저는 40년 경력의 액션 배우다. 그러면서도 액션 스타일이 하나로 고정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무술은 일부분일 뿐이다. 인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경찰을 연기한다고 하면 현대인이니까 현대적인 스킬이 필요하다. 권투, MMA(종합격투기) 등. 하지만 '엽문'을 한다면 그가 영충권 대가이니 영충권을 써야 한다"며 "천룡팔부는 송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무협 액션물이니 무공도 무협에 기반을 뒀다. 역사를 배경으로 무공을 펼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스틸컷.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재공]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스틸컷.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재공]

그가 액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부상 최소화였다. 그는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액션 영하를 찍어서 부상도 많았다. 그래서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큰 힘을 들이고 있다. 현장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땅에 선이나 못 같은 게 있지 않은지 전부 체크한다. 누군가 부상을 입지 않도록 힘 쓴다"며 "견자단 영화에서 부상을 입는 건 저 혼자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1963년 생인 그는 벌써 60대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나이는 숫자 뿐이라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말로만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한 견자단은 "영화를 찍는 원동력을 얻기 위해 몸 관리를 한다.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밤 생활을 최소화하고. 톰 크루즈도 할 수 있으니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재치를 더했다.

'추노' 등의 음악을 맡아온 한국인 음악감독 최철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견자단과 첫 작업이 성사됐다. 그는 "영화 자체가 쉽지 않았다. 저는 중국어도 못한다. 그런데 견자단 배우께서 직접 연락을 주셔서 작업하게 됐다. 매일 메시지도 주고 받고 영상통화도 자주 했다. 그만큼 함께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며 "저희가 함께한 많은 시간이 영화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철호 감독과의 협업은 견자단의 결정이었다. 그는 "사실 저는 오래 전부터 배후에서 작업하는 걸 좋아했다. 1997년부터 영화사를 설립해서 영화 작업을 해왔다. 많은 분들이 연기자 견자단을 좋아해서 이런 작업은 모를 수도 있지만, 저는 모든 영화를 찍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려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음악과 배우 등을 발굴하는 데 많은 힘을 들인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그래서 영화를 찍고 나면 바로 편집 작업에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음악 레퍼런스를 많이 듣는다. 그러다 최철호 감독님의 음악이 누추한 곳에서 찐빵을 먹는 장면에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라. 주변에 수소문 끝에 이틀 만에 연락이 닿아 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스틸컷.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스틸컷. [사진=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철호 음악감독은 "견자단 감독님을 보면 배우로서 볼 때와 연출자로 볼 때가 다르다. 굉장한 완벽주의자이고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견자단과의 작업에서 느낀 바를 전달했다.

음악을 만들며 가장 중점으로 둔 부분은 '새로움'이었다. 그는 "음악이 완전히 새로울 수는 없어서 사극이나 무협영화에서 쓰이지 않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가장 조심했던 부분이 흐름이 깨지지 않는 거였다.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멜로디를 가지고 가는 방법을 고민했하고 각 장면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고 밝혔다.

끝으로 견자단은 "제가 영화를 하는 이유는 영화가 힘을 지니고 있다는 거다. 관객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다른 매체와 비교불가하다. 삶은 짧고 삶의 의미는 각자 다르겠지만 제게는 영화가 가장 크게 와닿는다"며 "41년 동안 영화를 찍을 수 있고 팬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복이다. 무엇보다 저의 필모를 보면 제 사람 됨됨이 위배되는 캐릭터가 없다. 어떤 배우는 아무 역할을 맡을 수도 있지만, 저는 됨됨이에 위배되면 아무리 많은 돈을 주더라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천룡팔부를 통해서 무협 정신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토끼해가 밝았으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고 팬들을 향한 메시지를 더했다.

천룡팔부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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