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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엄빠2 '미성년♥성인' 미화 논란, 방심위는 "문제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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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엄빠2 '미성년♥성인' 미화 논란, 방심위는 "문제 없음"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2.01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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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미성년자 여성과 성인 남성 간 연애·임신을 다뤘다가 시청자들에게 '그루밍 범죄 옹호' 등 비판을 받은 종합편성채널 MBN '고딩엄빠2'와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문제없음'을 결정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지난달 31일 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MBN 예능 프로그램 고딩엄빠2의 지난해 11월 22일과 12월 6일 방송 분에 대해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지난해 11월 22일 방송에서는 18세 여성이 열 살 많은 교회 교사와 사귀다 임신을 해 가정을 꾸린 사례가 소개됐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학교폭력을 겪었던 주인공은 교회에서 남편을 만났고, 10년 동안 총 5명의 자녀를 출산했다. 그 과정에서 학업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고, "성범죄 아니냐"는 시선에 시달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MBN 제공]
[사진=MBN 제공]

 

12월 6일 방송에서는 19세 여성이 11살 연상의 30세 남성을 만나 연애 3개월 차에 임신한 후 산후 우울증을 겪으며 방황하는 내용이 다뤄졌다. 이날 방송에서 스튜디오에 등장한 부부의 남편에게 이인철 변호사는 "서른 살이면 알 것 다 아는 나이인데, 선을 넘었다"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 고딩엄빠2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해당 방송분이 미성년자 여성과 성인 남성의 연애와 임신, 출산을 미화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인의 '그루밍 성범죄'를 조장하고 옹호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그루밍 성범죄란 가해자가 피해자와 호감을 얻거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행하는 성적 가해행위를 통칭한다. 주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데, 피해자들은 피해 당시 자신이 성범죄의 대상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MBN 제공]
[사진=MBN 방송 화면 캡처]

 

하지만 이날 방심위 심의위원 5명 중 3명이 '문제없음'을 결정했다. 1명은 '의견 진술', 1명은 '권고' 결정을 내렸다. '문제없음'은 방심위의 제재 수준 중 가장 낮은 단계의 결정이다. 

'문제없음' 의견을 낸 위원들은 "이게 문제라면 춘향전, 로미오와 줄리엣도 다 부도덕한 게 된다", "책임을 갖고 애를 낳는다고 하면 칭찬해야 한다", "진행 과정에서 다소 불편한 부분이 있지만 그루밍 성범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의견 진술'에 나선 위원은 "방송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프로그램 자체가 10대 미혼모를 다루는데, 불건전한 남녀관계를 오락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100% 문제"라고 했고, "소재 선택을 할 때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한다. 제작진이 너무 시청률의 유혹을 느낀 것 아닌가 한다"며 권고 의견을 낸 위원도 있었다. 

방심위의 '문제없음' 의결이 알려지자 반발 의견이 거센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방송에서 다뤄진 미성년자와 성인의 임신, 출산을 고전문학과 비유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춘향과 몽룡, 로미오와 줄리엣 모두 또래였고 당시 결혼 적령기였다. 시대별 성인의 기준은 전혀 고려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고딩엄빠 제작진은 지난달 18일 시즌3를 시작하기 전 "프로그램을 향한 부정적 시선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보다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보완·개선해 나가겠다. 시즌3를 통해 청소년 임신·출산 미화가 아닌, 청소년의 혼전임신에는 냉혹한 자기희생과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보다 명료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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