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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기지개' 10년차 김문호, 가슴 더 활짝 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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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기지개' 10년차 김문호, 가슴 더 활짝 펴려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24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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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최근 3경기 7안타 불방망이 과시…수비력은 보완 필요

[부산=스포츠Q 이세영 기자] 종목을 막론하고 해마다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에 지명된 새내기들은 아마추어 무대에서 이름 깨나 날린 선수들이다. 하지만 프로에서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한 단계 더 진화하며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가능성을 펼치지 못하고 쓸쓸히 옷을 벗는 이들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에선 외야수 김문호(28)가 그 경계선에 있다. 2006년 프로에 발을 디딘 후 수년 동안 잠재력이 터질 듯 터지지 않았다. 고비마다 당한 부상도 김문호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김문호는 최근 다시금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매서운 방망이를 자랑하며 2004년 덕수정보고 시절 화랑대기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던 포스를 되살리고 있다.

김문호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전에서 7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 5타수 4안타 1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김문호의 맹활약 속에 롯데는 LG를 19-11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지난 21일 사직 KIA전부터 3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때렸는데, 이는 지난해 7월 28일 LG전부터 31일 두산전에 걸쳐 친 이후 처음이다. 4안타 경기는 지난해 5월 15일 잠실 LG전 이후 375일 만이다.

이달 초 케이티와 대형 트레이드 때 하준호를 보냈고 김대우, 김민하가 제 궤도에 들지 못하며 외야 선수층이 급격히 얇아진 롯데로선 타격감을 되찾은 김문호가 반가울 따름이다.

▲ 김문호가 최근 3경기에서 7안타를 몰아치며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거인 좌익수는 폭탄 돌리기? 다시 마주한 기회 잡나

롯데 좌익수 자리가 무주공산인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2시즌이 끝나고 김주찬이 FA(자유계약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뒤 2년 넘게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문호는 2013년 전반기 때 주전으로 출전한 적이 있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접어야 했다. 한창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던 5월 26일 목동 넥센전에서 기습 번트를 대고 1루로 내달리다 그만 다리가 엉켜 넘어졌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된 김문호는 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김문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이승화, 김대우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승화는 타격에서, 김대우는 수비와 타격 모두 2% 부족했다. 올 시즌엔 짐 아두치-김민하가 각각 좌익수, 중견수를 보다 김민하가 공수에서 심한 기복을 보여주자 아두치가 중견수 자리로 갔다. 백업 좌익수를 맡았던 하준호는 케이티로 이적했다.

다시 공석이 된 좌익수 자리에는 베테랑 임재철이 기용됐다. 임재철은 공수에서 분명 검증된 선수. 하지만 불혹을 앞둔 나이로 풀타임을 뛰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임재철을 다시 대수비로 기용하고 있다.

이에 김문호에게 다시 주전 기회가 왔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사흘 동안 7안타를 몰아치며 이전 7경기에서 13타수 2안타에 그친 부진을 만회했다. 타구도 대부분 정타로 뻗어나가 컨디션이 회복됐음을 알렸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주전 자리에 성큼 다가선 김문호다.

▲ 타격감을 회복한 김문호(왼쪽)는 LG와 사직 2연전을 통해 포구, 타구 판단 능력 등 외야 수비를 보완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송구는 OK, 타구 판단은 글쎄…'널뛰기 수비' 보완 필요

하지만 김문호가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잡으려면 수비력이 좀 더 견고해질 필요가 있다. 타구 판단능력과 펜스 플레이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깨가 강한 편인 김문호는 송구 능력은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결정적인 순간에 김문호의 실력이 발휘된 경기가 있었다. 바로 2013년 4월 3일 마산 NC전. 양 팀이 2-2로 맞선 9회말 1사 3루 찬스에서 NC는 이현곤이 좌익수 뜬공 타구를 날렸고 대주자 박현욱은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자마자 홈으로 뛰었다. 하지만 이때 좌익수를 본 김문호가 포수 용덕한의 미트로 빠르게 공을 던졌고 박현욱은 태그 아웃됐다. NC의 창단 첫 승을 눈앞에서 날린 레이저빔 송구였다.

그러나 이번 LG와 2연전에서는 타구 판단 능력과 포구에서 아쉬운 면모를 드러냈다. 22일 경기에선 펜스 플레이와 포구에서 미숙했고 23일에도 포구가 아쉬웠다. 이틀 동안 실책을 한 개씩 기록했다. 공을 잡는 데 집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상황을 먼저 생각하다보니 포구가 제대로 될 리 만무했다.

외야수는 수비에서 최후방에 자리한다. 외야수가 실수하면 수습해 줄 야수가 없다. 한 베이스를 더 주지 않는 수비가 김문호에게 절실하다. 이는 주전으로 자리 잡기위한 큰 과제이기도 하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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