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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도 질투한 조진웅 연기, 마침내 공개된 '대외비'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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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도 질투한 조진웅 연기, 마침내 공개된 '대외비'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2.20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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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2년 묵힌 보람이 있다.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 믿고 보는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가 세상 밖으로 나온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원태 감독을 비롯한 세 주연 배우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외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 분)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분),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 분)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드라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년간 개봉을 미룬 끝에 개봉을 확정했다.

김무열(왼쪽부터), 이원태 감독, 이성민, 조진웅. [사진=연합뉴스]
김무열(왼쪽부터), 이원태 감독, 이성민, 조진웅. [사진=연합뉴스]

작품에는 국회의원 후보 해웅이 정치의 어두운 이면에 깊숙하게 빠져들면서 서서히 악으로 물들어가는 이야기가 타임라인을 따라 흘러간다. 해웅에게 이입해 그를 연민하던 관객은 그가 점점 악으로 변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이원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정치의 어두운 면'을 확인하게 된다.

이원태 감독은 "해웅이라는 캐릭터는 직업이 정치인일 뿐이지 처음에는 보통의 40대 남자 모습을 하고 있다. 누구나 인생에 위기가 찾아오듯 해웅에게도 위기가 찾아오는데, 그것이 한 발을 내딛는 순간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생존 위기가 된다. 결국 해웅도 나쁜 짓을 하게 되는 흐름이 영화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해웅의 변화 지점을 말했다.

이어 "해웅의 인간적인 모습, 변해가는 모습, 변한 모습을 모두 보여줘야 해서 조진웅 배우에게 첫 각색본을 전달할 때도 너무 어려운 캐릭터를 줘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때 조진웅 배우가 '미안한 거 알면서 왜 주냐'고 그러더라"고 비하인드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진웅은 "작업하면서 어느 캐릭터가 쉽겠나. 하나 이 친구가 변해가는 포인트가 있다면 이정표를 잘 따라가면 된다. 절대악이 있고 나를 돕는 팔도가 있으니 현장에 던져지면 다 이뤄졌다. 결국 이게 공동체 작업이구나 싶었다. 절대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었다"고 스태프와 배우,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변해가는 해웅이 조진웅의 몫이었다면, 이원태 감독은 그런 해웅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연출적 장치를 놓았다. 그는 "처음에는 일상성을 보여주기 위해 조명도 콘트라스트를 주지 않고 의상도 밝은 회색 톤을 입혔다. 점점 변해가고 다크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조명 콘트라스트가 많아지고 의상도 더 다크해졌다. 분장도 조금 더 나빠보이는 인상, 강해보이는 인상을 주기 위해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이성민. [사진=연합뉴스]
이성민. [사진=연합뉴스]

의문의 실세 순태는 이성민이 아이디어를 보탰다. 순태의 외양부터 이성민의 의견이 들어갔다고. 이성민은 "정체를 잘 모르는 인물이니까, '저 사람이 뭐하는 사람일까' 이런 생각이 들도록 외형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그래서 평소 생각하는 이미지를 감독님에게 상의했고 현재의 모습이 탄생하게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원태 감독은 "순태는 의도적으로 전사다 배경을 덜 보여주려 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 사외를 움직이는 손이 있고, 순태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외형적인 디자인은 이성민 배우께서 먼저 제안을 해주셨다. 구부정하고 짧은 머리, 콧수염 등. 다리를 왜 절까, 이렇게 상상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이 사람이 뭐하는 사람일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게 영화를 잘 보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추가 답변을 더했다.

예고편 공개 후 이성민의 폭발적인 연기력을 재입증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진양철 회장과 순태를 겹쳐보는 반응이 많았다. 이성민은 "예고편이 공개되고 나서 재벌집 막내아들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 그래서 걱정됐다. 그런데 유심히 보니까 다르긴 하더라"며 "촬영 순서로 보면 이 영화가 먼저 촬영됐다. 드라마 캐릭터는 반대로 순태를 겪으면서 쌓여온 것이 저만의 것이 추가돼 나온 게 아닐까.  다르게 보이기를 기대하고 관객분들이 극장에서 직접 확인하셨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바람을 드러냈다.

대외비의 영문 제목은 'The Devil's Deal'로 한글 제목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에 이원태 감독은 "정치 지망생이 주인공이다 보니 정치 영화처럼 보일 수 있다. 저는 대외비의 영문 제목에 영화가 안고 있는 주제가 많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를 통해 권력의 속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히며 "영화 말미 '권력을 쥐려면 영혼을 팔아야 한다'는 대사가 'The Devil's Deal'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악마의 거래, 정치를 부정적으로 본다기 보다 '파우스트' 등 고전들을 보면 권력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비슷한 이야기를 갖고 있지 않나. 저희 영화도 이런 맥락에 있다. 영제를 짓고 나서 마음에 많이 들어했다"고 말했다.

기존 정치 느와르와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다른 영화에 비해) 조금 더 직접적인 정치인이 주인공이고, 그 다음 주인공 옆에서 이야기를 정반합으로 끌고 가는 숨은 권력자, 겉으로 드러나는 폭력적인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을 내세워 직접적이고 원색적으로 권력의 속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조진웅. [사진=연합뉴스]
조진웅. [사진=연합뉴스]

극중 조진웅과 이성민은 주도권을 두고 계속해서 대립한다. 절대권력인 순태 앞에서 해웅은 지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수를 내던진다. 조진웅은 "게임이 안되는 게임인데 왜 자꾸 시키지 이런 생각은 했다. 영화 중간 쯤 '이쯤에서 기브 업 해도 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한낱 야망, 욕심 때문에 인간이 영혼도 팔고 악과 붙어먹게 된다는 거다"며 "어떻게 보면 나도 저렇게 큰 그늘 안에 들어가 있는 게 오히려 더 따사롭지 않을까. 저는 (순태에게) 대들 때마다 무서웠다. 어떻게 죽임을 당할까. 그런 긴장감을 표현해야 했고 감독님이 현명하게 판을 잘 만들어주셨다"고 해웅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는 이유를 알렸다.

이성민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선배님을 뵈면 흥분이 된다. 서로 연기했을 때 생기는 시너지를 잘 알고 있다. 호흡이 맞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 장면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주 명료하게 연기로서 제시해주시기 때문에 연기가 편했다"고 전했다.

이성민은 "극 중에서 진웅 군과 연기하는 건 저도 엄청 떨린다. 티 내지 않으려고 저도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제가 명료하게 한다면 진웅 씨는 명료함을 확장해가는 배우다. 방금도 영화를 보면서 '쟤는 이런 걸 너무 잘해'하고 질투도 많이 했다. 동시에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지'라는 생각도 했다. 이 친구와 연기하면서 생기는 시너지, 앙상블이 항상 기대된다"고 극찬을 보냈다.

또한 다시 호흡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촬영에 들어갔을 때 감정이 휘발되거나 산화돼 흐려지는 게 있어서 촬영 들어가기 전 리허설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진웅 씨와 저는 작업할 때 먼저 상의하는 스타일은 아녔다. 그런데 촬영이 들어가면 진웅 씨의 눈빛, 기운 등에 제가 변하는 걸 느낀다. 저도 모르게 변화하는 지점이 진웅 씨와 작업하고 싶은 첫 번째 이유"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두 번째는 늘 연기 이야기를 할 때 앙상블이 중요하다고 한다. 진웅 씨는 들어올 때, 빠져줄 때를 정확하게 묘사한다. 제가 힘들어할 때 뒤로 빠져주는 모습이 있다. 존경하고 존중하는 배우"라고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김무열. [사진=연합뉴스]
김무열. [사진=연합뉴스]

서울 토박이인 김무열은 부산 출신 조폭을 연기하며 사투리 도전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그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 같았다. 높낮이가 이해되지 않고 막막했다. 그래도 영화를 보니 저 자신이 대견하더라. 두 선배님들 사이에서 어떻게 부산 사투리로 연기를 했지"라며 겸손한 웃음을 보였다. 또한 "대본에 나와있는 대사의 높낮이를 달달 외우면서 연습했는데, 현장에서 대사가 바뀌면 앞이 깜깜해졌다. 그때마다 조진웅 선배님이 대사를 슬쩍 읽으주면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김무열은 12kg 증량은 물론 머리 스타일까지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당시 조폭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해낸 그는 "거울 볼 때마다 저 자신이 낯설었다. 그때 그런 모습을 한 채로 미술주간 홍보대사를 했다. 그 덩치에 머리, 까무잡잡한 피부. 또 스타일리스트가 맞는 옷이 없다며 큰 정장을 가져온 거다. 죄송하게 생각 중이다. 미술관에 또 조폭이 서 있는 것 같은 영상이 나온 기억이 있어서.(웃음) 미술 작품을 최대한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연기를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조진웅은 대외비를 극장에서 봐야만 하는 이유에 "당연하지 않나. 극장이라는 공간은 재미있는 장치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며 "우리가 무언가를 조망하고 더 잘 들여다 보고 싶을 땐 돋보기를 쓰는데, 극장이 그런 곳인 것 같다. 영화의 풍미와 깊있는 내용을 잘 알아볼 수 있다. 극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이원태 감독은 세 배우의 연기를 언급하며 "꼭 큰 화면에서 보시길 바란다. 이 영화를 만든 사람으로서 감히 할 수 있는 말이다. 배우란 이런 게 아닐까. 제가 보기엔 극장에서 보실 때 더 좋은 연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무열은 "대외비가 대외비가 되지 않도록 많이 와주시길 바란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대외비는 내달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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