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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광야'의 경계를 허문 순간 [Q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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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광야'의 경계를 허문 순간 [Q리뷰]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2.2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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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그룹 에스파(aespa)가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를 통해 거센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에스파만의 음악 색깔을 더욱 단단히 다졌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그룹 에스파(카리나·윈터·지젤·닝닝)의 단독 콘서트 '싱크 : 하이퍼 라인(SYNK : HYPER LINE)'이 개최됐다. 이번 콘서트는 에스파가 데뷔 이후 2년 3개월여만에 처음으로 개최하는 단독 콘서트로, 지난 25일부터 양일간 이어진 공연의 마지막 날이다.

에스파의 화려한 비주얼과 강렬한 퍼포먼스, 메타버스 세계관이 어우러진 이번 공연에서는 히트곡 퍼레이드부터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솔로 무대, 미공개 신곡, 다양한 수록곡까지 총 25곡을 선사,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풍성한 스테이지를 완성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 '과몰입 완료', 현실과 세계관을 잇는 통로가 된 공연장

공연의 시작은 에스파의 SMCU 세계관을 소개하는 영상이 열었다. 모스 부호를 연상케 하는 기계음이 공연장에 울려퍼진 후, 에스파 메타버스 세계관의 조력자 역할인 '나비스(nævis)'가 등장해 '하이퍼 라인'이 시작됐음을 선언했다.

뒤이어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에스파의 또 다른 자아인 '아이-에스파(æ-aespa)' 캐릭터가 화면에 나타나 퍼포먼스를 펼친 이후, 현실 세계의 에스파 멤버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지난해 7월 발매된 미니 2집 타이틀곡 '걸스(Girls)'로 공연의 포문을 연 에스파는 이어 '아이너지(aenergy)', '새비지(Savage)' 등 세계관이 담긴 곡으로 무대를 이어갔다.

콘서트의 제목인 '하이퍼 라인'의 의미 역시 세계관의 스토리 라인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었다. 닝닝은 "온라인은 에스파와 아이-에스파가 만나는 세계고, 오프라인은 에스파와 마이(에스파 팬덤명)가 만나는 세계다. 그렇다면 '하이퍼 라인'은 에스파와 아이-에스파가 마이들과 만나는 세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 연출은 SM 퍼포먼스 디렉터 심재원이 담당, 불꽃과 폭죽, 레이저와 리프트 등 다채로운 연출로 에스파의 독보적인 콘셉트를 살린 무대를 완성했다. 특히 규모감 있는 투명 OLED를 통해 아바타 '아이-에스파'를 무대로 소환시키며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이처럼 에스파는 오프닝부터 무대 효과까지 모든 방면에 세계관 요소들을 듬뿍 녹여내 공연장을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로 만들고, 그 곳에 관객들을 초대했다. 윈터는 함께 무대를 완성한 '아이-에스파'를 언급하며 "장비가 굉장히 비싸다. 옷 바꿔 입히는 날까지 열심히 돈을 벌겠다"는 각오를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 다채로운 솔로 무대와 미공개 스테이지, 컴백 기대감 고조

에스파는 이번 콘서트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멤버별 솔로 무대도 공개했다. 커버 무대가 아닌 미공개 신곡을 통해 멤버 각자의 장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공연에 다채로움을 더했다.

환각퀘스트 속을 무서운 동물들이 가득한 동물원에 비유한 내용으로, 카리나가 작사에도 참여한 '메나쥬리(Menagerle)'로 특유의 파워풀한 춤선이 돋보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윈터는 사랑하는 마음을 수줍게 전하는 발라드곡 '입모양(Lips)'을 통해 뛰어난 보컬 실력을 드러냈다.

지젤은 랩메이킹과 작사에 참여한 '투핫포유(2Hot4U)'로 '핫 걸' 로 불리는 지젤의 자신감 넘치는 에티튜드를 표현한 힙합 무대를 완성했으며, 막내 닝닝은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강렬한 유혹의 메시지를 표현한 '웨이크 업(Wake up)'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에스파는 당초 콘서트 개최 전인 지난 20일 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앨범 발매를 미루고 콘서트를 먼저 개최하게 됐다. 이에 이번 콘서트에서는 팬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랠 다양한 미공개 신곡 무대가 펼쳐졌다.

상대를 향해 끝없이 깊어지는 마음을 물결에 비유한 감성적인 알앤비(R&B) 곡 '써스티(Thirsty)', 에너지 넘치는 트랙과 밝은 훅을 가진 댄스곡 '욜로(YOLO)', 거친 신스와 베이스 사운드가 중심이 되는 강렬한 댄스곡 '솔티 앤 스위트(Salty & Sweet)' 등 다채로운 장르의 신곡들은 머지 않은 에스파 컴백을 향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안팎 시끄러워도, 여전히 단단한 SM 패밀리

전략적 제휴를 맺은 SM·카카오 동맹과 하이브의 경영권 다툼으로 회사가 뒤숭숭한 상황 속에서도, SM엔터테인먼트의 막내 그룹 에스파는 묵묵하게 준비한 데뷔 후 첫 콘서트 서울 공연을 무사히 끝마쳤다.

SM은 최근 기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체계에서 멀티 프로듀싱 체계로의 변화를 알리는 'SM 3.0'을 발표하고, 이수만에게 지분을 넘겨받은 하이브와 경영권을 두고 분쟁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에스파의 새 앨범에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등 가사를 강요해 발매가 미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내홍을 겪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지만, 패밀리십은 여전히 빛났다. 이날 공연에는 동방신기 최강창민, 슈퍼주니어 이특·은혁, 소녀시대 태연, 샤이니 민호·키, 레드벨벳 슬기·웬디, NCT의 지성, 해찬, 런쥔 등이 SM엔터테인먼트의 막내 그룹인 에스파의 첫 콘서트를 응원하기 위해 자리했다.

윈터는 "저희가 막둥이라서 선배님들이 응원차 와주셨는데 그래서 더 긴장됐다"고, 카리나는 "응원 와 주신 선배님들과 마이(팬덤) 덕분에 더 힘이 난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날 앵콜 이후 팬들과 함께 '포에버(Forever)'를 부르며 서울 마지막 공연을 마무리한 에스파는 "콘서트에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만큼 여러가지 시행착오가 많았다. 힘 써주신 스태프분들 감사하다. 덕분에 무사히 콘서트 마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카리나는 "앞으로 성장하는 아티스트 될테니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뱉은 말에 한 번도 책임 안 진 적이 없다. 이번 컴백과 앞으로 에스파 활동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더 잘하는 에스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틀간 개최된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에스파는 내달 15일 오사카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월드 투어 공연을 이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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