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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4관왕 영화, 각본가가 트라이애슬론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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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4관왕 영화, 각본가가 트라이애슬론 챔피언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3.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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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올해 오스카에서 넷플릭스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이 촬영상과 미술상, 음악상, 국제장편영화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7개 부문을 수상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이어 가장 많은 트로피를 받았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세계 제1차대전 중 서부전선으로 투입된 고향 친구 4명이 전장에서 겪는 참혹함을 표현한 영화다. 이 영화의 각본은 감독인 에트바르트 베르거와 각본가 이언 스토켈, 레슬러 패터슨이 썼다. 패터슨이 처음부터 각본가의 길을 걸어왔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패터슨은 트라이애슬론 세계 챔피언 출신이다. 그것도 5번이나 세계 정상에 올랐다.

레슬러 패터슨이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앞서 레드카펫을 걸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레슬러 패터슨이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앞서 레드카펫을 걸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980년생으로 올해 42살인 그는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그는 7살 때 럭비를 접했고 14세 때부터 트라이애슬론을 시작했다. 17살이던 1997년 스코틀랜드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20살이던 2000년 세계 트라이애슬론 듀애슬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승승장구만 할 것 같았던 그는 2002년 은퇴를 선언한다. 트라이애슬론은 사이클과 달리기, 수영으로 구성돼 있는데 패터슨이 가장 약한 수영 종목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시는 트라이애슬론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고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영국 러프버러대학교에서 드라마를 전공했고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남편이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에서 일하게 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사했다. 패터슨은 샌디에이고 주립대에서 극문학 석사를 땄다.

이후 배우가 되기 위해서 오디션을 보다 자기가 각본 쓰는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선수 시절의 레슬러 패터슨. [사진=AP/연합뉴스]
선수 시절의 레슬러 패터슨. [사진=AP/연합뉴스]

전직 저널리스트 출신인 스토켈을 만나 함께 각본을 섰다. 그러다 둘은 2006년 우연히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원작소설을 읽고 영화화를 결심했다. 이 소설은 1930년 영화화된 적이 있었으나 아무도 판권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판권 계약은 했지만 영화화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이었다. 판권 계약도 매년 갱신해야 했으므로 돈이 필요했다. 방법이 많지 않았다.

패터슨은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복귀했다. 상금으로 예산을 충당할 생각이었다. 그의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ITU(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 크로스 트라이애슬론 세계 선수권에서 우승 2회(2012·2018), 엑스테라 트라이애슬론 세계 선수권에서 3회 우승(2011·2012·2018)했다.

오랜 기다림이 결실을 맺었다. 2020년 넷플릭스에서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영화 제작을 발표했고 이들이 판권을 산지 16년 만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영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7관왕에 올랐고 오스카 시상식에도 여러 차례 호명됐다.

그는 스포츠에 이어 영화에서도 스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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