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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쌩쌩'… 3.5만과 닻 올린 클린스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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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쌩쌩'… 3.5만과 닻 올린 클린스만호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3.24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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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클린스만호(號)의 데뷔전에서 가장 쌩쌩하게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는 에이스이자 대표팀 주장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이었다. 손흥민은 24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A매치에서 2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활약 속에도 한국은 콜롬비아와 2-2로 비겼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령탑 데뷔전 승리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클린스만호는 28일 오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손흥민 2골로 절정 골감각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에 조규성(전북 현대)을 내세우고 손흥민을 그 아래에 서게 하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이재성(마인츠)이 좌우에 배치됐고 정우영(알사드)과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중원을 이끌었다. 한국은 활동량이 풍부한 황인범이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전방에 날카롭게 패스했고 손흥민은 가볍게 움직이면서 초반부터 기회를 만들었다.

손흥민이 2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콜롬비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선취골을 넣은 뒤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흥민이 2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콜롬비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선취골을 넣은 뒤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반부터 몰아붙인 한국은 전반 10분 만에 콜롬비아 골문을 열었다. 관중들의 응원과 환호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을 때였다. 콜롬비아 수비수가 패스 실수를 한 사이 공을 따낸 손흥민이 공을 따냈다. 이어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왼발로 감아 차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빈 골대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이 평소 자기가 슛 날리기 좋아한다고 말한 그 위치였다. 클린스만호 1호골이자 손흥민의 콜롬비아전 3경기 연속 골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47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대 왼쪽 구석으로 차 넣어 이날 두 번째 골까지 터뜨렸다. 이날이 A매치 109번째 경기였던 손흥민은 이날 36·37호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 골로 한국 A매치 개인 역대 최다골 3위로 올라섰다. 1위는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58골), 2위는 황선홍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50골)이다. 아울러 통산 5개 프리킥 골을 성공해 하석주(현 아주대 감독)를 넘어 한국 선수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이날 콜롬비아 수비수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황태자’로 불리면서 활약한 황인범은 이날 경기에서도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중원을 지휘했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선수 중 활동량 1위를 자랑했던 그는 이날도 자신의 역량을 어김없이 보여줬다.

손흥민이 2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콜롬비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선취골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흥민이 2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콜롬비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선취골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분 만에 ‘와르르’ 순식간에 무너진 수비

공격에 비해 수비는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이날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김민재(나폴리), 김태환(울산)으로 포백을 꾸렸다. 하지만 전반 24분 김진수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이기제(수원 삼성)로 교체됐다. 김진수는 전반 18분 골문 앞에서 헤딩슛을 날리려던 하파엘 보레와 충돌했고 한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수비진은 전반에는 무실점으로 상대 공격을 잘 막아냈지만 후반 초반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2분 디에고 발로예스가 페널티지역 안 오른쪽으로 파고든 뒤 내준 공을 하메스 로드리게스(올림피아코스)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불과 3분 뒤에는 다니엘 무뇨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빠르게 침투한 뒤 중앙으로 연결한 낮은 크로스를 호르헤 카라스칼이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넣었다. 두 골을 내주는 장면과 과정이 흡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15분 조규성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빼고 오현규(셀틱)와 이강인(마요르카)을 투입해 분위기에 변화를 줬다. 후반 24분에는 이재성, 정우영(알사드)을 나상호(서울), 손준호(산둥 타이산)로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역전골은 나오지 않았다. 오현규는 후반 42분 혼잡 상황에서 나온 공을 골 지역 왼쪽에서 강력하게 찼으나 골문 앞으로 달려들던 수비수 발에 맞았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콜롬비아와의 통산 8경기에서 4승3무1패를 기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손흥민이 2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콜롬비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손흥민이 2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콜롬비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서는 총 4개 옐로카드(한국 1개·콜롬비아 3개)가 나왔다. 콜롬비아는 경기 초반부터 거칠게 나왔다. 손흥민과 조규성 등이 특히 견제를 받았다. 전반 28분에는 상대 마테우스 우리베의 비매너적 행동에 조규성이 넘어지자 황인범이 우리베를 밀면서 신경전이 발생했다. 선수들과 심판이 말리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조지 카라스칼이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두번째 득점을 하고 환호하고 있다. 한국의 김승규 골키퍼(왼쪽)은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지 카라스칼이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두번째 득점을 하고 환호하고 있다. 한국의 김승규 골키퍼(왼쪽)은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문수경기장은 3만5727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시원하게 소리를 지르면서 월드컵 이후 처음 열린 A매치를 즐겼다.  경기가 열리기 3시간 전부터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초 3만7000여석이 매진됐으나 날씨 등으로 취소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문수경기장에서 A매치가 열린 건 2019년 3월22일 볼리비아와의 평가전 이후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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